수요일 오후 태산이 산책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
우리 아들이
"엄마~~ 엄마 나 좀 봐봐~~"
하더니만
아빠가 사 주신 스펀지 공을 발로 뻥!!! 찾다.
공을 바로 차는 순간 느낌이 왔다.
담장을 넘어갈 거라는.
그리고 정말 순간적으로 하겸이 공이 담장을 넘어 헝가리 할머니 집
마당으로 들어 가 버렸다.
난감한 순간.....
"아들, 가서 빨리 벨을 누르고 하겸이 공이 마당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받아 와야지."
"엄마가, 엄마가 말하면 안 돼?"
"아니야, 이번에는 하겸이가 해야 해"
그리고 아들이 벨을 누르는데.... 없다.... 아무도.
그러고 보니 할머니 집에는 두 마리의 개가 있었는데 개가 없다.
아마도 산책을 나가셨나 보다.
산책할 때마다 우리 태산이를 보고 예쁘다 하시고, 환하게 웃어주시는
할머니신데. 하루 종일 부지런히 마당이랑 꽃을 가꾸시는 할머니.
그런데 올 겨울에는 자주 못 봤었다. 할머니를.
아들이랑 30여분을 문 밖에서 기다리다가...
큰 딸에게 카톡으로 부탁을 했다.
편지를 좀 써달라고...
내일 저녁에 공을 찾으러 오겠다고 써서 우체통에 넣어두고
집으로 왔다.
오랜만에 햇살이 너무나 화사한 오후에
울 아들 손을 잡고 공을 찾으러 갔다.
할머니 집으로.
할머니 드리려고 우리 아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쌀과자를 가지고
왔는데 할머니가 하겸이 공을 문 앞에 놓고
오늘도 두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셨다.
우리 아들 공을 품에 안고 너무 좋아 환하게 웃는다.
그런데 이 쌀과자를 어찌한다나....
할머니께 감사합니다 하고 드리려고 가지고 왔는데.
그래서 아들이 가지고 간 과자를 우체통에 넣어 드리고 왔다.
아들,
우리 공 뻥 차지 말고 살짝살짝 굴리면서 갑시다.
알았지요?
하루가 그냥 지나가는 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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