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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결혼기념일에 열 받고 생일은 그냥 집에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5. 24.

5월 6일이 결혼기념일이었다.

그래서 밥 안 하고 설거지 안 하니 좋다고 그냥 외식을 하고 싶다 하니

남편이 항상 가던 일식집에 예약을 했다.

그리고 공부때문에 바쁜 큰 딸도 시간 내서 식당 앞에서 만났다.

그리고 우리 4식구라서 작은 방에 들어가서 자리 잡고 앉았는데....

음료수 주문한지 40분이 지나도 안 온다.

점점 작은 방이 더워지고...

사실 방 밖 홀은 시원한데 작은 방이 통풍이 안 되는 방이라서 시간이

지나자 점점 더워지고 땀이 나고...

그런데 음료수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된장국이 먼저 나온다.

헐~~~

뭔 ... 이런... 경우가...

그래도 좋은 날이니까 참자.

뒤따라서 곧 음료수가 나왔다.

그리고 음식이.. 그러니까 많이 부족한 초밥이 나왔다.

그래도 다음 음식이 있으니까...

그런데 오늘 음식이 영~~ 아니다.

초밥 먹고 다음에 나온 음식은 너무 짜고 팍팍하고...

그래서 태산이 주려고 마침 가방에 있던 비닐봉지(하겸이 도넛 샀던

봉지)에 다 담았다.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이라고 큰 딸이 특별히 준비해 온 마카롱.

그리고 마카롱 케이크 

그리고 후식이 나왔는데...

잉? 케이크가?

난 너무나 단순하게 식당에서 준비한 줄...

그런데 울 큰 딸이 미리 사다가 냉장 보관을 부탁하고 후식 나올 때

같이 보내달라 했던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후식이랑 케이크가 왔고 

작은 초에 불도 붙이고 하겸이랑 같이 촛불도 껐는데 포크가 없다.

너무 더워서 중간에 에어컨을 켜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도 반응이 없고,

포크 때문에 벨을 두 번이나 눌렀는데도 아무도 안 온다.

그렇게 20분이 지났다.

나는 너무 덥고 빨리 나갔으면 좋겠단 생각만 들고.

그래도 우리 딸이 준비한 케이크니까 한 입은 먹어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편도 더워서 땀을 흘리고...

그냥 나왔다.

"하은아, 케이크 다시 상자에 담아 달라고 해서 집에 가서 먹을 께. 고마워 딸"

남편은 화가 나서 카드를 딸에게 주면서 계산하라 하고.

나중에서야 포크 들고 웃으며 나타나는 직원.

그 웃는 얼굴에 그제서야 화가 났다.

미안하단 말을 먼저 해야지.....

미안하다고....

절대 화 안내는 우리 딸이 화를 냈다. 

일식집 직원들에게...

그제서야 직원들이 나와서 미안하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했단다.

홀에 손님도 별로 없었는데....

바쁜 것도 아닌데 도대체 뭣들을 한 건지...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손님 올 때마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자주 간 식당이었는데.

헝가리에 오래 살다 보니 정말 갈 식당이 없네.....

그래서 내 생일에는 중국집에 가서 딤섬이나 먹을까 하다가

준비하고 갔다가 오는 것도 귀찮아서 안 가기로 했다.

그냥 집에서 밥 먹었다. 

그리고 울 신랑이 현찰로 생일 선물을 줬다.

많이.

음.... 맘에들어. 이 정도면. 적으면 화내려고 했거든.

했더니 웃는 신랑.

울 신랑도 참 반백을 넘어 곧 백발이네.

30대 초반에 결혼해서 함께 산 시간이 곧 30년이니.

 

우리 큰 딸이 선물해 준 장미는 말려서 화병에 꽂았다.

음.....

올 해 결혼기념일은 그렇게 엉망진창이 되었다. ㅎㅎㅎ

덕분에 내 생일 날도 외식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아서 돈 굳었다는. 

울 신랑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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