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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태산이 이야기

태산아,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8. 3.

한국에 와서 시차적응이 안되어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다.

잠결에 전화를 받았는데...

"태산이가 갔네...."

무슨 말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정신 차리고 들으니 태산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것이다.

숨이 턱 막히면서 정신이 아득해지고.

아프지도 않았던 태산이가 갑자기... 어떻게....

남편에게 부검을 해보자고 했다.

날도 덥고 벌써 부패가 시작 되었다며 화장을 하기 위해

업체를 불렀단다.

"왜? 갑자기 왜?"

그 동안 더위가 신기록을 깰 만큼 더웠고 아무래도 심장마비 같다고.

출장자가 있어서 이 날은 아침에 산책을 못 하고 출근할 때까지 

괜찮아 보였는데 산책시키려고 일찍 퇴근을 해서 집에 도착을 했는데

태산이가 누워서 안 나오더란다.

태산아~~ 태산아~~ 불러도 안 움직이고.

이상해서 가보니 벌써 떠났다고.

남편도 너무 놀래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엄청 울고 충격이 클텐데...

내가 이 정도면 아이들은 더 상심이 클 텐데...

남편은 그냥 헝가리에 오면 말하자 하고,

나는 집에 도착해서 태산이가 없는 것을 아는 것보다는 여기서 알고

집에 가야 한다고 말을 하고.

그래서 상황을 보다가 며칠 전에 아이들에게 말을 했다.

내가 말할 자신이 없어서 아빠가 카톡 가족 단톡방으로.

예상한 대로 하은이, 하겸이 엄청 울고 힘들어하고,

회사에서 퇴근할 하빈이 걱정에 전화를 했더니 아빠와 이미 통화했다며

이제 좀 괜찮다고 하니 안심이고.

하겸이가 제일 걱정이었다.

"엄마. 태산이 그럼 어떻게 해?"

"천국에서 만나지. 나중에"

아빠랑 전화를 하면서 묻는다.

"아빠. 태산이 그럼 시체는 어딨 어?"

"아빠가 보낸 사진, 하얀 항아리에 있지"

"태산이가 엄청 큰데 어떻게 그렇게 작은 그릇에 있어?"

아빠가 또 하겸이 한테 설명을 하고,

우리 아들 또 울고.

제일 예쁜 태산이 사진 현상해서 태산이 유골함에 붙이기로 했다.

 

하은이는 며칠만 참았다가 우리가 가면 우리 보고 가지....

혼자 얼마나 외로웠을 까....

울고.

하겸이는 앞으로 태산이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울고.

우는 애들 달래며 나도 또 울고.

 

어제 짐 싸다가 태산이 선물로 한국에 오자마자 사 놓은 간식을 보니

가슴이 미어지고 이걸 가지고 가야 하나 놓고 가야 하나 싶고.

한국에 놓고 가기도 그래서 일단은 가지고 가기로 결정하고.

 

남편에게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로 개든 고양이든 안 키우고 싶다고.

정말 도대체 몇 번이냐고....

장군이, 똘똘이, 스누피. 태산이.....

이제 그만하고 싶다.

 

10년을 함께한 우리 태산이.

참 10년이 길다. 

최 태산, 우리 개 아들.

우리 태산이 없는 집에 어떻게 들어가나...

태산이 없는 아침,

산책시키는 시간 허전해서 어쩌나.

우리 아이들 앞으로 한 동안 태산이 생각에 찔끔찔끔 울 텐데......

하은이도 이제는 태산이 말고는 다른 개는 안 키우고 싶단다.

엄마도....

엄마도 이젠 그만하고 싶다.

 

 

태산아~~~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

우리 태산이 보고 싶어 어쩌나.

10년 세월이 참 ....

어떤 개가 태산이 너를 대신 할 까....

우리 태산이가 없는 집이 아직은 상상이 안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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