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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빠르게 지나는 시간 속에서 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3. 12. 3.

항상 연말이면 바쁘다.

학교도 기말시험 전에 과제 체크해야 하고,

학생들 시험 준비도 시켜야 하고,

울 아들도 첼로 콘서트, 대회라고 하기에는 아주 작은 대회

준비도 해야하고,

그냥 정신없다.

그런 중에도 오랜만에 만나 숨통 트이는 대화도 하고.

서로 안부도 물으면서 시간이 또 이리 지났다며 이제 곧 또 한 해가 

간다고 아쉬워하고,

다음에는 좀 더 자주 보자고.... 그러자고....

나이 들면서 좋은 게 조급함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거.

개똥치우며 천천히 가는 아니 기어가는 차 뒤를 따라가도

짜증이 안 난다는 거.

그러다 한쪽으로 비켜서면서 앞서가라 손짓해 주면

어찌나 감사한지.

하루가 기분 좋다.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라니...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을 선물할 수 있을 까....

많지 않은 듯싶다.

항상 커피만 마시는데 요즘은 따뜻한 차도 좋다.

좋은 사람과 담소 나눌 때는 차가 참 좋다.

 

이 나이에 골프를 시작했다.

아들 때문에.

아들 혼자는 골프 하러 안 간다 하니, 또 둘이나 혼자나 레슨비가 같으니

그럼 아빠가 안 한다 하니 엄마라도 하자 하고 시작한 골프.

나한테 골프를 권하며 무지무지 못 치는 나를 데리고 함께 골프장에 다녀준

동생이랑 월요일마다 나갔는데.

이젠 겨울이라서 방학.

마지막 9홀 도는 날.

헐~~~ 어째 쳐도 이리도 못 치나. 

나 혼자 까르르르 웃고.

그렇게 3월에 시작한 골프.

울 아들이랑 내년에는 주말마다 9홀은 꼭 나가자 약속했다. 

18홀은 무리지 싶다. 

나중에 울 아들이 하고 싶다 하면 그때는 선생님 붙여서 내보내든가.

 

이젠 내 딸들보다 어린 주일학교 선생님들과의 식사.

맵게 해 달라 하니 살짝 칼칼하게 해 주셔서 맛있었지만

그래도 조금 남겼다.

요즘 자주 들리는 '가성비'가 좋은 이태리 식당.

한 번은 꼭 해야 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는 식사를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교육부원들과 함께 한 날.

 

정말 맛있는 집.

고기가 이렇게 부드럽다니....

하면서 먹은 날.

이 식당은 '가성비'는 안 좋은 식당.

그래도 다시 가야지 하는 식당.

울 이쁘고 멋진 조카 생일에 이모가 생일턱 낸 식당.

울 신랑 생일 때도 여기서 식사해야지... 하면서 나왔다.

맘에 든다.

 

내가 케이크 구워 선물은 참 징엽게 많이 했지만.

직접 구운 케이크(찹쌀떡?) 선물 받기는 몇 번 없어서리....

고마웠다.

감사하고.

맛있게 먹었다.

 

첫눈 온 날 데이트.

오래된 편하고 좋은 사람.

아이들 크는 걸 함께해서 이제 다 성장한 아이들을 보면서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감사. 감사. 감사" 

 

울 아들을 주라 품에 안겨 준 뉴텔라 피자. 

처음 본 뉴텔라 피자.

울 아들 축구 클럽 가기 전에 맛나게 먹었다.

아들은 추워도 축구가 좋단다.

에미는 추워서 안에서 기다리고.

큰 딸은 드디어 의사 도장이 나왔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헝가리는 아직도 전통을 이어간다.

의사들은 꼭 자기 의사 번호가 있는 도장을 찍어 준다.

환자 처방전에.

울 딸도 드디어 의사 도장이 나와서 처방전을 쓸 수 있단다.

근데... 어디서???? ㅎㅎㅎ

조만간 이 도장을 사용할 것 같다. 

작은 딸은 회사에서 무슨.... 조직활성화 ?... 뭐 그런 날이라고

에버랜드에 갔단다.

참 좋은 세상이다.

회사에서 근무시간에 프로그램으로 에버랜드에 간다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예약을 못해서 못 본 푸바우를 보고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보내오고.

이런 거를 격세지감이라고 하나?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요즘은 회사가 이렇구나......

언니가 할머니가 됐다.

조카가 아들을 낳아 아빠가 되고.

그래서 나도 이모할머니가 되었다.

요즘은 언니가 보내주는 조카 손주 커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크다.

이젠 머리를 든다고.

얼마 전 보건소에서 나와서 건강을 체크했는데 상위 1~3% 안에 들고

키는 1위의 키보다  2.5cm 나 더 크단다.

조카가 태어날 때 4.5kg이었고 키가 다른 애들보다 머리하나가 아니라

어깨 위로 훌쩍 컸었다.

우리 조카손주는 아빠를 닮아 몸무게. 특히나 키가 큰가 보다.

언제나 보려나.... 

 

2주가 매일 정신없이 지나고 이제 좀 한숨 돌렸지만

아들이 방학할 때까지는, 그리고 학생들 기말시험 끝날 때 까지는

여전히 바쁘다.

빨리 방학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