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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그냥 언제나 처럼 또 하나의 하루인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1. 1.

초저녁부터 폭죽소리가 요란하다.

이럴 때면 태산이가 무서워서 문을 박박 긁고는 했는데.

올해 가장 슬픈 일은 우리 태산이가 우리 곁을 떠나서 

무지개다리를 건넌 일이다.

 

삶은 이렇게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이 이치다.

어느 누구나 때가 되면 가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나의 살아 온

삶을 온전히 다 드러내 놓고 심판을 받는다.

우린 그것을 망각하고 정신없이 산다. 바쁘게.

 

그래서 요즘은 하루가 소중하다.

새해니 한 해의 마지막이니 그런 요란함이 오히려 어색하다.

그냥 언제나 처럼 또 하나의 하루이고 이 하루가 소중한 것인데.

 

그렇게 하루가 쌓이면서 늙어가고 있다.

 

난 늙어가는 것이 참 좋다.

영화나 드라마 소재처럼 시간을 돌이켜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난 싫다고 정말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살아내는 것이 힘들었던 시간이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가서 산다고 해서 달라질까?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내 생각에는.

 

나이 들면서 웬만한 건 그러려니... 그럴 수도 있지... 하는데

나이 들면서 오히려 더 싫어지는 것이 있다.

"거짓말"

그리고 위선이다. 

그 거짓말이 들켜도 너무나 뻔뻔하고 당당한 것이 

끔찍하고 징그럽다. 너무 싫다.

주변인들도 알면서 침묵하는 것에 나도 예전에는 그랬기에

당연히 그러려니  했었다.

언제나 정말 언제나 모두들 침묵을 했다. 

불편한 이야기, 불편한 관계에 얽히고 싶지 않아서들 외면했다.

그런데 이제 알겠다.

알면서 침묵은 함께 돌 던지는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침묵으로 다들 돌을 던져서 누군가는 죽는 것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들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우린 관계가 없다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또 당당히 말을 하겠지.

 

선한 얼굴로 이기적인 것과 자기의 욕망을 위해서 선을 가장한

하지만 빤히 다 들여다 보이는 그런 위선이 참 싫다.

 

오늘 뉴스를 대충 훑어 보다가 속이 상해서 덮었다.

 

좀 진실되고 아름답고 감동이 주는 그런 이야기는 없을까?

 

오늘이 허락되었기에 감사히 잘 살고 싶고,

내일은 아직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아니기에 

계획은 세우지만 그리고 일상이니 내일 살아가겠지만

그럼에도 오늘에 집중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 맘이 상하고 힘들고 불편함이 괜스레 억울해진다.

나의 귀한 하루인데... 싶어서.

 

자꾸만 고민이 된다.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정직하고 진실된 하루를 살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