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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딸 덕분에 다시 붓을 잡아 본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7. 18.

큰딸이 일 년 휴가 다 털어서 2주 한국을 다녀왔다.

결과는 시험은 떨어졌다. 한국 의사 고시를 보기 위한

예비고사를 보러 갔는데.... 필기시험은 23% 합격율이었다고.

울 딸은 77%에 들어갔다. ㅎㅎ

괜찮아 딸. 

다들 1년씩 학원다니며 공부하는데 우리 딸은 병원 근무하면서

경험상 한 번 본 거니까.... 괜찮아. 

헝가리는 1년에 여러 번 시험을 보는데 한국은 1년에 딱 한 번이고,

떨어지면 1년 뒤에 봐야 하니... 그냥 영국이나 미국으로 가면 

좋겠다고 했다. 큰 딸에게.

아빠는 떨어졌다는 소식에 바로 신나게 재밌게 놀고 오라 하고.

그리고 드디어 어제 엄마, 아빠가 부탁한 짐 큰 가방 3개를 이고 지고 왔다.

 

두 누나가 일본 오사카 여행 중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받아 온 물총을 소중하게 가지고 왔다. 울 아들을 위해서.

생각보다 커서 깜짝 놀랐다. 사진으로 볼 때는 이렇게 큰 줄 몰랐었다. 

누나들의 남동생 사랑은 대단하다. 

울 아들 드론 새로 샀다.

작은 누나가 주문하고 큰 누나가 들고 왔다.

진휘형아가 주문해서 보내온 매직 요요.

이 요요 정말 신기하다.

울 아들 신나서 하루종일 손에 붙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껌들이랑 사탕.

사진은 안 찍었지만 울 아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

진짜 가방 하나가 다 울 아들 먹거리. 

큰 딸이 사 온 엄마 선물. 향수가 아니라 향수 같은 핸드크림.

냄새가 너무 좋아서 이걸 아까워 어찌 쓴다나...

아빠 선물도 향수. 

월급도 적은데....

한국 인턴은 지금 하은이가 받는 월급의 몇 배더라고 놀란 큰 딸.

하은이는 헝가리에서는 인턴 과정을 다 마쳤는데도 한국 인턴 월급의

50%도 안되기 때문. 

읽고 싶었던 시집.

요즘 시집은 이미 다 있는데....

오래전 시집이 그리웠다.

춘화/유곽/고결/서까래/사금파리/통금/도랑/삐라.....

이런 표현들이 너무나 반갑다.

 

딸한테 미안해하며 주문한 연습용 화선지와 먹물.

고민하다가 이번에 주문 안 하면 앞으로 다시 쓸 것 같지 않아서

미안했지만 주문했다.

예전에 붓글씨 쓸 때는 절대로 먹물을 사서 사용하지 못하게 했었다.

직접 먹을 갈아야 했는데 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시간 날 때 마다 먹을 갈아서 담아 놨다가 사용하곤 했었는데....

샀다. 큰 걸로. 

언제 먹 갈고 있나.... 시간도 없는데....

이걸 다 들고 와 준 우리 딸.

고마워~~~~

그리고....

꺼냈다....

보자기에 묶어서 오래 보관하고 있던 것을.

 

친정 아빠가 교장으로 은퇴하면서 받은 선물을

엄청 무거운데 다음 해에 헝가리에 오실 때 들고 오셨다.

나를 준다고.

대학 때 서우회 활동을 하면서 붓글씨를 쓴 딸을 위해서 

저 무거운 것을 헝가리까지 들고 오신 거다.

먹 갈고 늦은 밤 혼자 글씨 쓰던 딸이 좋으셨었나 보다.

그리고 시간 날 때 계속 쓰라는 맘으로 가지고 오셨는데

몇 번 쓰지 못하고 처박혀 있던 것을 오늘 꺼냈다.  

화선지를 움직이지 말라고 누르는 저 서진은

대학 때 사용한 것이니까 40년이 된 것이다.

 

1학년때는 "명경지수"를 썼고,

2학년때는 "일체유심조"를 썼는데..

3학년때는 전지에 썼다.

다른 사진은 없다. 달랑 사진 두 장이 남아 있다.

작품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정말 쓰고 싶은 것은 행서였는데...

행서랑 전서는 연습만 하고 전시회는 못 했었다. 

대학교 때 사용하던 책들인데...

2500원이었구나.....

 

 

 

신기하다.

35년 전? 책 값이 2500원. 3000원이었구나.....

 

예전에는 연습할 때 화선지를 접어서 선을 만들었다.

보통 20~30장씩 저렇게 접어 놓고 연습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접어보니 잘 못 접었다. ㅠㅠ

양쪽에 2cm 정도 남기고 접어야 하는데. ㅎㅎ

 

오~~~~~

조리대가 넓어서 너무너무 좋다. ㅎㅎㅎ

딸 땡큐~~~~

오늘새벽에 바로 중환자실로 출근해야 하는 딸.

어제 햇반이랑 반찬 챙겨 보내며 웬만하면 배달시키지 말고

해 먹으라 했는데.....

오늘도 너무 덥다.

이런 날 울 아들이랑 나는 에어컨 켜고 편한데

이 더위에 쉼 없이 일하는 울 신랑 한데 넘 미안하다.

뭔가 도움을 주려 하면 애나 잘 보란다. ㅎㅎㅎㅎ 

잘 돌보라는 울 아드님은 크림 떡볶이 먹고,

누나가 가지고 온 거 먹으며,

진휘형아가 사준 요요로 놀면서 TV 보고, 성경 읽고,

잘 논다. 

아들~~~

첼로 연습 조금 하고 누나가 가지고 온 4학년 수학 

문제 몇 장만 풀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