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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간 비엔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11. 1.

수요일,

아들 첼로 연습하고 바로 준비해서 나갔다.

하은이 표현에 의하면 선비 같은 형아랑 동생들 만나러.

학교가 다르니 이렇게 방학이 겹칠 때 어쩌다 한 번 만나는데

아이들이 순하다 보니 잘 논다.

울 아들이 형아처럼 관심있는 분야를 전문가처럼 집중해서

파고들면 좋겠다는엄마의 욕심이 살짝 생기고.

"하겸아, 형아는 마틸다를 영어로 읽었는데 진짜 재밌었데.

하겸이도 영어랑 프랑스어로 읽어 보면 좋겠다." 했다.

울 아들 요즘 책 읽는 시간이 더 줄었다.

축구 게임에 빠져서는.  축구도 하지만 게임으로도 축구를 하니... 아고....

아들 담임선생님이 책 읽으라는 숙제가 15분 책 읽기다. 5학년인데.

우리 아들 친구들은 하루에  5장~6장 읽는데 자기는 너무 많이 읽는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아들, 양심적으로다가 게임하는 시간의 반 이상은 읽어야지!!!

했더니 자기는 30분 이상 읽는다고. 앞으로는 1시간씩 읽겠단다.

 

아이들 더 놀고 싶어 하지만 4시 30분에 비엔나로 출발을 해야 해서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만나 놀자 약속하고 우린 비엔나로 출발.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작년부터 준비를 했다.

정말 매일 전화받느라 밤새고, 

새벽부터 화상회의 하느라 밤새고...

그렇게 준비하고 드디어 10월 28일~11월 1일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열린 것이다.

항상 남편만 참석을 하고 나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8년 대회는

남편이 주관했기에 참석을 하고 그동안 안 했는데...

이번에는 비엔나에서 하기에, 그리고 아빠가 일하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갔다. 

이제 우리 아들 컸으니 알아야지. 보고 느끼고 생각을 해야 하니까.

아들의 미래를... 

 

7시 40분에 호텔 앞 길가에 차 주차하고 (7시 45분에 불법주차로 36유로 

딱지가 앞 유리창에..... 호텔 앞이라 괜찮은 줄 알았다가.....) 알려주는 대로

길 건너가니 계단에 저렇게 써놨다. 그래서 쉽게 찾았다.

 

1500여 명이 넘게 참여한 행사라서 그룹을 만들었다고.

그리고 1 통상/2 통상/3 통상.....  그렇게 함께 활동을 한다고.

우리 아들 궁금해서 아빠에게 계속 질문을 하고.

아빠는 아들이 오니 기분 좋아 인사시키고

세계 경제인 대회라서 정말 전 세계에서 들 오신다.

2018년 부다페스트 경제인 대회에 미국에서 오셨던 분이 우리 아들을

보자마자 알아보시고 꼭 안아주시면서 또 "seed money"를

주신다. 2018년에 백 달러를 주시면서 

"할머니가 주는 시드 머니야. 꼭 잘 심어서 열매를 많이 맺어라" 

하셨었다.

이번에는 100유로를 주시면서 또 시드머니라며 주신다.

감사합니다. 잘 간직했다가 좋은 복된 열매 맺도록 하겠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오신 제임스 삼촌.

다음에 꼭 호주에서 보자고 하신다. 

울 아들 아빠랑 함께 오신 분들께 계속 인사드리고,

호텔로 아빠 손 꼭 잡고 가는데,

자기가 인사하는 로봇 같았단다.

그만큼 인사를 많이 드렸다는 뜻. ㅎㅎ

호텔에 짐 풀자마자 바로 아빠가 맡고 있는

글로벌마케팅 팀 모임으로 엄마가 기사로 따라가고.

우린 방해되지 않게 멀찍이 앉았다.

울 아들 역시나 축구게임하시고,

일 년 내내 화상회의를 했기에 목소리가 너무 익숙해서

나 혼자 웃었다. 얼굴은 모르는데 목소리만 기억하는 나다.

저녁 안 먹었기에 늦은 저녁 주문했는데 안 먹는 아들. ㅠㅠ

오늘 저녁 모임 식사는 남편이 계산했는데 영수증 보고.. 헉!!!

목요일 아침.

우린 오후 3시에 있는 성악가 조수미 콘서트까지 시간여유가 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는데 울 아들 축구 게임....

"아들, 엄마 책 읽는 거 핸드폰으로 찍어 봐"

했더니... 

왜?

증거야.

무슨 증거, 엄마?

아들은 축구 게임하고 엄마는 책 읽고 있었다는 증거.

그러자 까르르르 웃으며 울 아들 사진을 찍는다.

그러더니 호날두, 레이마르, 손흥민... 하면서 축구 게임을 한다.

어이없음.

아들!!! 이러면 눈치가 있어야지. 

엄마 말이 책을 읽으라는 뜻이 잖니. 어휴~~~ 증말~~~~

가져간 책은 그대로 들고 왔다는. 

 

어제 받은 용돈(용돈을 정말 많이 받았다. 나중에 아빠가 다시 갚아야겠지만)

으로 비엔나 산책하다가 길거리에서 축구 스티커, 카드 하나씩 산 울 아들.

나머지는 아들 통장에 입금해야 하고.

음.... 태극기가 없군.

우리나라 국기가 있으면 우리도 국기 위에 동전을 드렸을 텐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 나라 국기가 있나 찾고, 있으면 동전을 놓는다.

 

콘서트는 3시지만 표가 선착순이라서 일찍 가서 줄을 섰다.

남편은 따로 앞에 귀빈(한국에서 온 국회의원들)들과 함께 자리가 있지만,

우리는 되도록 빨리 가서 줄을 서야 한다. 

그런데 선착순이 참 좋다. 그래야 뭔가... 갑/을... 이런 느낌이 안 들어서.

Wien Musikverein 황금홀.

화려하고 예쁘다.

 

 

조 수미 콘서트.

마이크가 없어 처음에는 잘 안 들리는 듯.... 했는데

사람들이 숨죽이고 조용하니 소리가 잘 들렸다.

저 연세에.... 어쩜.... 숨을 그리 길게 하면서 아름답게 

소리를 내는지...

나이 듦에서 나오는 여유가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비엔나 음대 유학생을 위한 장학금 전달을 하셨다.

 

콘서트가 끝나고 앙코르 곡까지 들었는데

박수로 또 앙코르를 청하면서  "그리운 금강산"을

누군가가 외치자....

악보는 있지만 한 번도 함께 맞춰본 적이 없다며....

잠시... 갈등을 하시다가... 지휘자가 가능할 것 같다고 해서

앙코르 곡으로 불러 주신 "그리운 금강산" 

소름이 돋았다.

나도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해외에서 들으면 애국가 다음으로 

가슴 뭉클한 곡이라서...

전 세계에서 사업하는 한국 분들이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날.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이 함께 하면서 MOU를 맺으며 사업 확장을

소망하고 함께 격려하고 그동안의 힘듦을 이야기하며 푸는 날.

마지막 날 만찬은 코스 요리로 나오는데

우린 마지막까지 있을 수 없어 중간에 나왔다.

비엔나 국립 오페라 하우스 아래에 차를 주차했기에

아빠가 아들 손 잡고 가서 우리 떠나는 것 보고 다시 모임으로 돌아가시고.

아들과 나만 부다페스트로 출발하고....

아들이랑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왔다.

앞으로 우리 아들은 어디에서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만 재밌고 즐겁고 보람되게 살면 좋겠다고.

나도 행복하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도 행복하고 유익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밤 12시 넘어 도착.

내일 울 아들은 피에르 생일 파티에 가야 하고....

비엔나에서 경제인 대회 참석하신 분들 중 일부가 부다페스트로 오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