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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차 손 보는 일이 이리도 복잡해서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11. 21.

화요일,

차를 하루 종일 맡겨야 한다고.

그래서 아침에 정비소에 차를 맡겼다.

아침도 못 먹고(항상 아침은 10시 넘어 먹기는 했지만 

오늘은 하루 종일 밖에 있어야 하기에) 아들 내려주면서

바로 왔기에 남편이랑 정비소 옆 맥도널드로 갔다.

어라? 또 없던 게 생겼다.

전에는 안 받던 주차비 500 포린트를 내야 하는데 

맥도널드에서 주문을 할 때 이 종이를 주면 500포린트를 

주문한 가격에서 빼준다고.

부다페스트도 주차 전쟁이다.

맥도널드 주차장에 차 주차하고 하루종일 일보는 사람들 때문에 

이런 방법이 생겼나 보다.

그래도 70넘은 어르신 일자리가 생겼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맥도널드 커피가 이렇게 순했나?

넘 연해서.... 그냥 물 마시듯....

남편이 같이 가서 나를 교회(ngo 사무실)에 데려다주고 갔다.

부엌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식기 세척기 설치하고 장 문도 달고...

오늘 와서 한다고 했는데....

게발선인장 끝이 빨갛게 물들더니 드디어 꽃이 피었다.

어찌나 고마운지.

게발선인장 꽃이 피면 크리스마스가 생각이 난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네.

차 수리 되었다는 전화가 와야 하니 기다리면서 

말씀 듣고, 성경 쓰고, 예배당에 들어가 찬양도 하다가

기도도 하다가, 그러다 피아노 치다가, 다시 성경 쓰다가..

그러다 보니 아저씨가 오후에 오신다.

이제 부엌 공사 하시려나 보다.

아들 학교에 가야 해서 택시 타고 정비소에 가니 

내일 아침에 다른 곳으로 가서 실내 등 손을 보란다.

내일은 수업이 있어서 안된다고... 목요일은 시간이 된다고 했더니만

그쪽에서는 내일 오전에만 된다고 하니... 어쩌겠나. 알았다고 했다.

남편이랑 차를 바꿔타든가....

아슬아슬하게 아들 학교에 도착하고, 아들 태워 첼로 레슨 받으러 가고.

 

수요일,

오늘 아침 비가 와서 차가 너무 많이 막힌다.

9시 좀 넘어 도착을 했는데....

맞지?

할로~~ 할로~~~ 부르니 아저씨가 나와서는 하는 말,

오늘은 안된단다. 차가 8대나 밀려 있다고.

내일은 시간이 되는데 오늘은 안된다고.

그 말에 화가 났다.

내가 어제 분명히 수요일은 안되고 목요일은 시간이 된다고 했는데.

어째 내가 한 말을 똑같이 오늘 하느냐고. 우씨.

어제 그렇게 말했는데 오늘 오전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해서 이 비 오는 날 

수업 가기 전에 서둘러 왔더니 증말.... 

그러더니 오늘은 못하니까 내일, 목요일 오후 2시에 오란다.

울 아들 3시 30분에 끝나는데..... 뭔 말인지....

일단 알았다고 하고 학교로 갔다.

뒤따라온 신랑도 어이없어 화가 나고.

 

초록색 써바차 히드를 건너는데 길이 별로 안 막히고 40여분의 시간이 남았다.

여기서 학교까지는 5분 거리...

그래서 차 돌려서 중앙시장에 잠시 들렀다.

벌써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는구나.

주일 예배 후에 먹을 소꼬리를 사고,

작은 빵 2개를 샀다.

하나는 아침, 하나는 점심에 먹으려고.

수업이 2시에 끝나니까.

학교에 도착해 주차 자리를 찾는데 (풀타임 교수들은 지정 자리가 있지만

시간 강사인 나는 지정 자리가 없어 번호가 없는 빈자리를 찾아 

주차를 해야 한다.) 내 앞에 서 있는 학생이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찍고 있다. 바람에 나뭇잎이 우수수수 날리는 게 예술이긴 했다. 오늘은.

뒤에 내가 기다리는 줄 모르고 하염없이 바라보고 핸드폰으로 찍는 학생.

그냥 조용히 기다렸다. 시간도 있으니까 나도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구경하면서.

 

내일 다시 정비소에 가야 하니... 

어쩌겠나. 가야지. 

실내 등이 안 들어오는 채로 계속 차를 사용했는데 

요즘 어두우니 실내등이 아쉬워 고치려는 것인데

이리도 복잡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