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한인회가 출범하고 첫 번째 한인 송년의 밤을 했다.
두 달 전 부터 준비한 "한인 송년의 밤"인데....
시국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워 참 맘이 무거웠는데...
토요일 탄핵이 가결되어 아주 조금 맘의 부담을 덜었다.
아들 첼로 콘서트 끝나자마자 네비 켜고 달려갔다.
다행히 시간 맞춰 도착.
이번 한인 송년의 밤에 후원한 업체들이다.
감사하게도 한국 기업, 한국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헝가리 기업도 후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남편 회사도 후원하고, 나도 제일 좋은 거위털 이불과 베개 세트를
후원했다.
깜짝 놀랐다.
이번 학기에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있어서.
공부도 잘하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많은 밝은 학생이다.
나를 보더니 반가워하고.
알고 보니 아르바이트로 페이스페인팅 하러 온 거란다.
그런데... 정말 잘 그린다.
전문가 솜씨다.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물감 펼치자마자 줄을 서고.
"음료수랑 마시면서 해요. " ^ ^
역시나 올 해도 나는 이 행운권 번호가 당첨되지 못했다.
이런 거에 뽑힌 적이 거의 없다.
드디어 송년의 밤이 시작 되고.
한인회장인 남편이 식전에 헝가리 한인회의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기를 바라본다.
인기가 많아 아이들에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느라 바쁘다.
옆에서는 자원봉사하는 청년들.
한인 단톡방에
자원봉사하는 청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행사 끝나고 자원 봉사한 청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쌀 한 포대에
담아 모두에게 안겨드렸다.
시국이 시국이라 그런지...
14일 헝가리 한인 송년의 밤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데 맘이 울컥하고
내 나라를 지켜주소서... 저절로 나온다.
주헝 대사님의 인사말과 감사패 전달.
축하 공연이 시작되고.
무궁화 전통 무용단. 앰파이어 커버 K-POP 댄스팀 그리고
비엔나에서 활동 중이신 베이스 홍 일님의 무대.
그리고 기다리던 저녁 식사.
부다페스트에 있는 한국 식당 중에서 음식을 후원해 주셨다.
잡채. 닭튀김. 족발. 제육볶음. 김밥. 김치. 갈비찜....
그리고 헝가리 음식과 디저트. 와인과 소주. 음료수....
270여명 정도? 300명이 안되는 숫자였다.
예상보다 많이 적게 모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인원의 식사는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푸짐한 저녁 식사였다.
계속되는 행운권 추첨.
후원해 주신 한국 식당들 이용권.
40만 원 상당의 고급 헝가리 식당 이용권.
노래방 이용권. LOT폴란드 항공과 대한항공 티켓.
라면과 쌀. 상품권(dm. 리들. 한국 식품점...)
내가 후원한 고급 거위털이불과 베개 2개.
폴란드 그릇. 렌터카 (헝가리회사, 한인회사) 렌트카 이용권... 등등등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우린 안 됐지만 번호를 부를 때마다 혹시나... 하며
기대하는 재미도 좋았다.
모두들 손뼉 치고 함께 기뻐해주고.
그리고 드디어 장기자랑 시간.
생각보다 팀이 많지는 않았지만 제일 신나고 흥겨운 시간.
처음에 안 하겠다던 우리 아들도
낮에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연주한 곡을 했다.
장기자랑 할 사람들 나오라 해서 설명을 듣고 자기 순서
기다리는 동안 앞 순서로 무대에 올라간
10살 또래 친구들이 줄넘기를 하고, 춤을 추고 하는 것을 보더니
처음 보는 광경에 깜짝 놀라는 눈치다.
이런 경험이 우리 아들에게 꼭 필요했다.
이렇게 노는 거야. 신나고 멋지게.
부끄러워하지 말고 실수를 해도 괜찮은 거야.
귀에 속삭이니 집중해서 보던 우리 아들 빙긋이 웃는다.
이런 무대 처음 본 우리 아들.
또래들이 나가서 사람들 앞에서 아이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누나랑 형아, 아저씨들도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것을 보는 우리 아들.
내년에는 우리 아들도 춤을 춰볼까?
했더니 싫다고는 안 하지만 할 것 같지는 않다.
어려서는 음악만 나오면 춤을 추던 아들이었는데. ㅎㅎ
우리 아들은 장려상을 받았다.
하나로 식당 식사권.
그래서 다음 주 예배 드리고 모두 다 같이 하나로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울 아들 덕에 외식을 하게 됐다.
그리고 행운권 추첨에서 아빠 번호가 1시간 노래방 이용권에 뽑혔다.
노래방 이용권은 누나들에게 줬다.
누나들 가서 놀라고.
송년의 밤을 위해 한인회 임원들이 많이 고생하며 애썼고,
행사 진행을 위해서 자원봉사로 봉사해 준 청년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하지 못하고 뒤에서 아이들을 돌보느라 못 나온 청년들도 있다.
한인회 임원들 그리고 봉사해 준 청년들 참 고생 많았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제일 마지막 대한항공 왕복 티켓.
행운의 주인공이 항공권을 받아 가셨다.
그렇게 2024년 헝가리 한인 송년의 밤이 끝났다.
테이블 위에 장식한 꽃을 가지고 가라는 말씀에
우리도 챙겨 왔다.
정리하면서 버리게 될 텐데 아까워서.
울 신랑 참 고생 많다.
이런 시기에 송년의 밤 하느라 애쓰고, 맘 고생하고,
누구는 한인회장하면 돈 많이 번다고.
돈 들어온다고 이상한 곳에 이상한 말 단톡방에 올리고..
우리랑 말 한마디 안 해 본 사람이, 스친 적도 없는 것 같은 사람이
허무맹랑한 말을 익명으로 올린다.
그냥 우리한테 직접 물어보면 좋으련만.
단톡방이 참 많은데 익명이 문제지 싶다.
우리만이 아니다. 이런저런 유언비어로 ~카더라 는 말로
상처 받고 관계가 틀어지는 일들이.
남편도 나도 익명인 단톡방에는 들어 있지 않아 항상 뒤늦게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되는데 앞으로도 익명인 단톡방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한인회 단톡방은 실명으로만 참여가능해서 그런지 들어왔다
나가거나 아주 조용하다.
지금까지도 그러려니... 저러다 시간이 되면 연기처럼
사라지려니 하고 살았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쩌겠나.
요즘처럼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잘 나는 시대에
그러려니 하며 사는 거지.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재밌게 잘 살자고.
그럴수록 우리 바르게 잘 살자고.
재밌게 우리의 시간을 아름답게 살자고.
괜스레 이런 일로 속상해하면 이 시간이 너무 억울하고
이렇게 보낸 시간이 아까우니까.
돈도 지금처럼 지금 보다 조금만 더 잘 벌어서 이렇게 잘 쓰자고.
한인 회장하면서 주머니 돈 털어야 하니 돈도 잘 벌자고.
그리고 시간이 빠르니 준비했다가 다음 임원에게 넘겨주고
훌훌 털어버리자고.
시간이 너무 빠르다.
부정적인 일로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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