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끔, 아니 조금은 자주 아쉬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체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추석이 되어도 송편을 만들고, 찌고 하는 경험이 없다.
방앗간이 없기에 이미 만들어서 파는 것을 사다가 쩌먹거나,
임시방편으로 밀가루로 만들어서 모양만 내며 기분을 느껴보려 할 뿐이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다는 것을 사회 교과서를 통해서 알게 된다.
마음만 먹으면 팥죽을 만들 수는 있지만 새알은 찹쌀이 달라서 그 맛이 나질 않는다.
그래도 이번에는 대단한 결심을 해본다.
아이들과 중국 찹쌀가루를 사다가 새알을 만들어 팥죽을 쑤어보기로.....
설날이 되면 한복을 입고 세배 갈 곳이 없다.
한복도 거의 입지 않고 간략하게 덕담을 나누며 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 4년 전부터 비슷한 또래를 가진 엄마들과 약속을 했다.
서로 오가며 절을 받고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자고....
처음 절을 하고 세뱃돈을 받은 하은이와 하빈이는 너무 신기해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받은 세뱃돈을 모두 모아 가끔 꺼내어 세어보고
거기서 아빠, 엄마 생일선물도 사고, 올해는 하은이는 엄마, 아빠, 동생
크리스마스 선물을 샀다.
오늘은 아침부터 어디로 세배를 갈 건지 묻더니 절연습을 한다.
그리고 어떻게 말하는 것이 예의 바른 지 묻더니 연습을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우리의 것을 배워가는 예쁜 두 딸들.....
서울은 1월 1일 새벽 0시에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의 상황에 따라
1월1일 아침 10시에 예배를 드린다.
예배 후 사진 한 장 찍고, 빵과 커피를 나눈 후에
예배당 본당에서 어린아이 순으로 목사님과 집사로 섬기시는
현 헝가리 대사님께 세배를 드렸다.
작은 아이들은 약 1,000원을,
고학년 아이들은 약 2,000원을,
그리고 수줍고 어설픈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약 5,000원을 주셨다.
그리고 어른들도 같이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사촌, 삼촌, 이모.........
모두 모여 함께하는 명절을 보내야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모두들 새해에는 소망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우리 가족 모두 한복을 입은 기념으로 가족사진 한 장 찍었다.
집에 오는 길에 남편 친구 집에 들러 아이들 세배받고 절값도 주고
덕담을 나누었다.
서울만큼 설날맛은 안 나지만 그래도 참 좋다.
이렇게 아이들이랑 꼬까옷 입고 우리 네 식구 웃는 이 시간이........
새해에도 우리 아이들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소망하는 것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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