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아버지 칠순잔치를 했다.
모든 준비는 언니와 형부가 하고, 우리가족과 말레이시아에 주재원으로 나가있는 남동생 부부는
시간이 촉박하게 도착하여 옷만 입고 입장하는 것 같았다.
미장원에 가서 머리하는데 아이들이 큰 미장원과 많은 미용사 언니들을 보면서 놀란
눈치다.
처음해보는 미용사 언니가 해주신 머리가 둘다 마음에 든단다.
외할아버지의 칠순잔치에 아이들은 너무나 신이 난다.
오랜만에 만난 사촌이지만 특히 남동생의 아이들과 우리 아이들은 처음 만났는데도
금방 친해지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이 애틋하다.
나도 너무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척들을 만나 그 동안의 소식을 서로 전하며
같이 늙어간다는 말을 실감했다.
처음 치러보는 가족행사라서 사회자를 도우미로 청하였다.
그리고 그 분의 인도에 따라서 식이 진행되었다.
두분 살아계심이 감사하고 삼형제 건강하게 가정이루어 살며 자녀 낳아 하나님말씀으로
양육함이 감사했다.
먼저 부모님과 친가, 외가 어른께 큰 절을 올렸다.
그리고 아이들도....
하은이가 다음날 내게 묻는다.
'엄마, 왜 진휘오빠가 있는데 민이가 제일 먼저 절을 했어?' 한다.
"왜냐하면 너하고 하빈이는 최씨고 진휘,진현이 오빠는 김씨 잖아.
그런데 민이는 외할아버지,외삼촌하고 같은 원씨니까"
하니까 이해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사회가 제일 어렵다는 우리딸.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면 되겠지 싶다.
생일초 불어끄기를 하고 케이크 자르기와 샴페인 건배를 했다.
그리고 두 사위가 장인, 장모를 업고 한바뀌를 돌았는데 배가 나온 남편은 앉을때
바지가 찢어질까 완전히 앉지를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장모를 내려놓다가
엉덩방아를 찧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등에 업힌 장모 또한 많이 나가는 체중때문에 사위에게 미안하여 어쩔줄을 모른다.
이렇게 서로 마주하면서 편하게 웃는것이 가족이겠지 싶다.
남동생의 인사말로 1부 순서가 끝나고 식사와 여흥의 2부순서가 있었다.
남편의 "아빠의 청춘"노래가 두 딸은 신기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한가보다.
그전날 노래방에가서 열심히 심수봉 노래를 연습했지만 이미 연습에서 목이쉬어버린
나는 그냥 고모님들과 작은어머님, 외삼촌 등등등 만나 이야기 하기 바빠서 언니와 형부가
열심히 분위기 띄우느라 애썼다.
그리고 처음 해보는 할아버지 칠순잔치가 너무나 신나는 두딸과 조카는 이모옆에서 열심히
춤을 추며 논다.
이렇게 일가 친척이 모두 모이니 이래서 잔치가 좋구나 싶다.
아쉽게도 토요일 오후라서 지방에서 올라오신 어르신들은 다음날 예배 인도와 참석으로
일찍 자리를 뜨셔야 했다ㅏ.
그래도 살아생전 만나니 어찌나 반갑고 기쁜지....
아마도 약 3년뒤에나 서울방문하여 뵈올텐데.....
우리 네식구 움직이기가 참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학이 아니지만 두 딸의 학교에 편지를 쓰고 3주간 결석을 하기로
하고 6년 만에 서울방문을 계획했었다.
그리고 지금 난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큰 거금을 들여 겨우 18일 서울에 있었지만 우리 딸들은 기억할 것이다.
외할아버지의 칠순잔치를,
많은 친척들에게 인사하던 시간들을,
200여명의 손님들 앞에서 외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큰절을 올린 일을,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이모와 외삼촌부부와 함께 외할아버지,할머니께 절을 하며
함께 노래도 하고 춤도 추던 시간들을,
그리고
헝가리에서 볼수 없었던 그 많던 맛있던 음식들을,
그리고 또한
사촌 오빠와 사촌동생들과 지냈던 즐거운 시간, 시간들을............
가족을 경험한 우리 두 딸들은 호칭도 이젠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난 참 잘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한다.
그리고 어렵게 함께하고 결정해준 남편에게 고맙다고, 나에게 큰 위로와
감사의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3-4년 뒤에 다시 한국을 방문할 때에는 우리 두 딸들은 더 커서 의젓해 지겠지....
그리고
더 조국 한국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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