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부터 매주 금요일이면 7-11명이 모여서 말씀을 읽고 기도하고,
서로 삶을 나누며 에스더 구역의 이름으로 모였다.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 가족이 모두 모여 만두를 빚으며 3개월의 방학에 들어가는
쫑파티를 했다.
1년에 한두번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다모여서 식사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기에
이번에도 모든 구역 식구들이 모이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우리 집까지 11 가정이 모였다.
생각보다 많이 모여서 너무나 기뻤다.
서울간 선화 씨와 남편이 출장 중인 소영 집사님이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바쁜 아빠들이
많이들 시간을 내주어서 감동이었다.
모일때마다 남편을 위하여, 아이들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함께 기도한
시간들이 귀하다.
나라와 헝가리를 위하여, 후원하는 헝가리 신학생 가족과 선교사님을 위하여,
섬기는 교회와 목사님, 선교사님, 그리고 섬기는 제직을 위하여 중보 기도하는 우리
구역 지체들이 귀하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가깝고 염려하며 섬기기에 편안한데,
아이들은 서로 만나자 마자 장난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써 친해져서 신이 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아저씨들이 약간 서먹하고 어색하며 조용하다.
물론 우리 구역 남편들이 착하고 순하다고 인정하는 바이지만
만나면 우리처럼 , 아이들처럼 바로 친해지고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처럼 일주일마다 만난 것도 아니고 주일날 교회에서도 교제시간이
짧아서 서로 눈인사 나누기도 바쁘니 처음인 분이 많다.
특히 교회에 발걸음을 하지 않는 분도 어렵게(아내와 아이를 위해서) 참석해 주셨는데
어색한 침묵이 무거워 우리 안사람들이 안절부절이다.
이럴 때는 오락부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리고 생각한다.
1년에 한, 두 번 가지고는 부족하니 더 자주 모여야 하나......
그런데 시간 내어 모두 모이기 쉽지 않으니 안타깝다.
3개월 방학이 짧은 시간이 아니니 더 안타깝다.
어쩔 수 없다.
우리라도 열심히 기도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힘써서 남편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친하게
만들 수밖에....
엄마들이 김치 만두 속을 만드는 동안 공주님들은 손톱을 칠하며 즐겁다.
특히 막내 민주는 행복한 미소가 얼굴 가득하다.
발톱을 칠하고는 나와서 처음으로 "하은 언니 아줌마 발 칠했어요." 한다.
그전에는 웃기만 하면서 사탕이나 쵸코렛을 받아가곤 했었다.
왕자님들은 사다리 올라가서 체리 따는 재미에 서로 순서를 정해 열심히 딴다.
그 덕에 후식으로 넉넉해서 감사.
큰 오빠가 오자 더 신이 난 아이들.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오빠 밑에 서서 기다린다.
드디어 김치 만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들 솜씨가 좋다.
지난번에 모여서 담근 김치가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나 어쨌다나.....
김치공장을 만들어 볼까 했는데 이젠 만두 공장까지 해도 될 듯싶다.
아이들도 손 씻고 만두 빚기에 열중이다.
이 정도 정성과 집중이면 무언들 못하랴 싶다.
왕자님들도 아까 뛰어놀 때와는 사뭇 다르게 진지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두 모양이 점점 예뻐진다.
아마 이렇게 많은 양을 만들기는 우리 모두 처음이지 싶다.
처음 쪄내 보고는 감탄. 감탄.
어찌나 예쁜지....
아이들 것은 창조적이라서 만두라고 보기는 좀 그렇게
좀 올려줘서 작품이라고나 할까.....
엄마들 만두 빚고 찌는 동안 아빠들은 담소 나누면서 고기와 소시지를 구웠다
처음에는 만두만 하기고 했는데 남편 의견이 그래도 고기가 있어야 한다나...
결론적으로는 좋았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빠들도 만두만 먹었으면 좀 심심했겠다 싶다.
그럴 줄 알았으면 그전날 양념에 재워둘 것을 싶은 것이 아쉽다.
6월에 생일인 아빠 한 분과 제일 큰 오빠 상우의 생일 초를 켰다.
아가들이 모두 후~~~ 하는 바람에 정작 상우는 제대로 불지도 못했다.
그래도 맘 넓은 우리 큰 오빠 괜찮단다.
"저도 어렸을 때 그랬거든요. 아이들이잖아요"하네.
후식으로 케이크 잘라먹고 이제부터 감자도 구워야 하는데 오늘 너무 많이 먹는 것 같다.
한 등치 하시는 분 3분이 나란히 앉아 있으니 카메라에 한 번에 잘 안 잡힌다.
그런데 어느 분이 이 셋이 부자지간인 줄 알았단다....
사실 착각할 만하다.
체격과 둥글둥글 인상과 머리 사이즈까지.....
그런데 이세분이 한집 식구라면 그 먹거리를 어찌 조달할까 아찔하다.
모닥불을 피우자 신이 난 장난꾸러기 꼬마들.
더 오래 많이 불장난을 하게 하고 싶지만 점점 몰두하면 예상치 못한 불상사가 우려되어
결국 유전인자 이야기까지 나오며 안전을 위해 �아 냈다.
밤에 오줌은 안 쌌는지 몰라.
10시 30분쯤 쫑파티는 끝이 났다.
더 있어도 괜찮지만 다음날이 주일이다 보니 그 정도 선에서 파장.
언제나처럼 남아 있는 불씨가 아까워 남편이랑 집안 정리를 끝내고
맥주캔 하나씩 들고 불 앞에 앉았다.
결혼 전에 교제할 때 남편에게 편지로 로마서 12장을 써서 보낸 적이 있다.
남편이 청혼을 하고 답으로 내가 원하는 결혼생활을 써서 보내면서 로마서 12장 9-18절을
내가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이루고 싶은 말씀이라고.....
그리고,
남편도 동의하고 13년을 살아오는 동안 정말 나누어주고 대접하는 일만은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밤에 별도 많고 남편과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니 피곤이 다 풀린다.
만약 서울에서 살았다면 이렇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로 만나 서로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기에 더 살뜰하게 생각하지 싶다.
그리고,
사람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항상 수고해 주는 남편이 고맙다.
고맙다고.
지금 난 너무나 편안하고 좋다고.
이런 만남들과 모임이 감사하다고.
우리 딸들이 어린 시절을 기억할 때 아름다운 모임을 행복하게 기억하게
될 테니 감사하다고.
내가 어린 시절을 기억할 때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항상 빛이 더 강하니
우리 아이들도 행복했던 기억들로 이다음에 이다음에 어둠을 이길 거라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우리 옆으로 고슴도치가 바쁘게 다닌다.
항상 조심조심 살살 다니더니 오늘은 마라톤 선수처럼 이리저리 무얼 찾으러
다니는지 그 모습이 우습다.
이런 게 행복이구나 싶다.
이제 3개월의 방학.
예전처럼 딸들과 함께하는 경건의 시간이 벌써 기대가 된다.
그리고 느린 아주 느린 흐름의 시간이 벌써 나를 나만의 골방으로 향하게 한다.
4월부터 아이들의 방학을 그래서 너무나 기다려 왔다.
딸들과 함께 주님을 향하는 시간의 행복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까........
기도의 동지가 되어주는 딸들.
찬양의 소리가 함께하니 더 은혜가 된다.
주님의 은혜가 참으로 크다.
나 같은 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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