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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헝가리여행

부다페스트의 중앙시장.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7. 26.

오늘은 부다페스트에서 아직 못가본 곳을 마저 보기로 했다.

햇살은 무지 따갑지만 바람이 불어서 걸어다닐만 했다.

먼저 치타델라에 올라가서 부다페스트시를 한눈에 내려다 보고

소련군에 저항한 흔적들, 부다페스트시의 변천사를 전시한 사진들을 보았다.

그리고

자유의 다리를 건너면 부다 경제대학 옆에 있는

중앙시장을 갔다.

 

난 개인적으로 이 중앙시장을 참 좋아한다.

결혼후 1995년에 헝가리에 와서 이곳에서 장을 보고

특히 배추를 살수 있는 곳이었고,

지하 중국가게에서는 간장도 구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이 시장의 건물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고

시장안의 분위기가 나를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이었다.

이젠 그런 분위기는 남아있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중앙시장을

가곤한다.

 

 

초록색 자유의 다리(써버차 히드)를 페스트로 건너면 모자이크된 지붕의 큰 건물이

눈에 띈다.

1893년 부터 1896년에 지어진 아주 크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아침 6부터 오후 5-6시에 문을 닫는다.

폐장 시간은 계절과 요일에 따라서 5시도 되고 6시도 된다.

오래된 건물의 특징인 시원함이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에어콘을 틀어 놓은듯 찬기운이 우리를 맞이 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구니를 들은 할머니들이 별로 없고,

거의가 관광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가격도 올랐다.

 

 

 

 

 

 

 마늘과 고추를 볼때마다 실없이 한 묶음씩 사곤 했었다.

마늘이야 금방 동이 나지만 고추는 먼지가 뽀얗게 쌓이고는 했다.

오늘도 너무 예뻐서 눈길을 주다가는 그냥 돌아 섰다.

 

 참 넓고 장을 보러 와서는 이것저것 구경할 것이 많아서 즐거운 곳이 었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천천히 쉬어가며 장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는 장터가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 후한 인심도 야박해지니 참 아쉽다.

 

이 가게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가보니 벽에 할인가격표가 엄청나게

붙어있다.

빵과 치즈,햄,쌀라미등등등....

맞아.

중앙시장은 이랬었는데.....

 

두부한모 살까하고 지하 중국가게로 내려갔다.

1층과는 달리 한산하다.

즐비하게 서있던 선물가게도 많이 없어지고,

생선가게도 문닫고 휴가중인 가게도 있다. 

우리나라의 김치,반찬가게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나도 얼머파프리카(사과 고추) 와 절인 매운고추를 조금 사가지고 왔다.

아이들은 냄새가 이상하다고 난리다.

난 냄새가 좋은 것이  헝가리사람 다 되었나 보다. 

유럽은 물에 석회가 많아서 식초에 절인 음식을 꼭 먹는다.

우린 식초를 자주 섭취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음식을 먹다보니

자주 결석이나 담석으로 고생들 한다.

남편도 두번이나 구급차를 불렀었다.

반찬가게 아줌마가 풍채도 푸짐하니 인상이 참 좋다.

 

생선가게이다.

우리네 생선가게와는 너무나 다르고 썰렁하다.

생선 좋아하는 나는 이 앞을 지날 때면 한숨이 나온다.

에구...

어찌 저걸 생선가게라 할 수있나....

 12시를 알리는 음악소리가 들려서 점심을 먹으러 2층으로 올라 갔다.

2층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커피마시는 것을 참 좋아한다.

2층에는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와 간단히 먹을 음식점이 있다.

 

 

 일단  둘러 보고 결정하기로 하고는 구경을 했다.

 

 근처에서 일하시던 분들인가 보다.

그런데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이 참 약았다.

현지인과 관광객은 조금 차이가 있는 듯하다.

나처럼 둔한 사람은 눈치 못챌정도의 차이가 말이다.

그래서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작은 조카는 감자튀김과 닭고기 튀김을 골랐다.

케첩도 350원을 받는다. 저렇게 조금주고는.....

나중에 조금더 달라하자 300원을 달란다.

닭튀김 한조각과 감자튀김이 6000원 정도하니 싼것은 아닌것 같다.

그리고 다른 헝가리 분들과 차별이 되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빠졌다.

나중에 남편이 물어보지 그랬냐고 하는데 말도 그렇고,

2층은 아래층보다도 더워서 그냥왔다.

하지만 다음에는 꼭 확인을 해야겠다.

나랑 큰 조카는 랑고쉬를 먹었는데 크기는 삼분의 일이 작고

비용은 두배로 비싸다.

아니 언제 이렇게 까지 헝가리 사람들이 바뀌었나.....

 

 

 에스컬레이터옆에 있는 식당에서는 바이올린 연주를 한다.

관광객을 위한 식당이라서 가격도 많이 차이가 난다.

물론 편히 앉아서 먹을 수 있으니 당연한 것일게다.

 

화장실을 가려니 한명당 800원을 달란다.

아그들 화장실 가는데만 2400원을 주었다.

하지만 반대편은 일인당 1100원이다.

 

이젠 인심좋고 착하고 여유있는 헝가리가 아니다.

좀 씁쓸하다.

그런데 무뚝뚝한 헝가리 사람들이 무지 친절해졌다.

역시 돈의 힘이다.

 

배가 든든해져서는 다시 바실리카 성당으로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