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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12월 6일은 헝가리에 산타가 오는 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12. 6.

12월 6일은 헝가리에 산타가 오는 날이다.

아마도 내 생각에 산타가 제일 먼저 방문하는 나라가 헝가리인가 보다.

너무 일찍 오는 거 아닌가....?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유치원으로 산타가 직접 방문하여 아이들을 하나하나 안아주며

선물을 주었기에....

그러다가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문제가 생겼다.

아무 생각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뒷자리의 작은 아이가 훌쩍훌쩍 운다.

"왜 울어? 응? 왜 유치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작은 아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한다.

"내가 어제 짜증내고 울어서 우리 집에만 산타할아버지가 안 오셨나 봐...."

그러더니 더 서럽게 운다.

그날 큰  아이, 작은 아이 친구들이 산타에게 받은 선물을 들고

학교와 유치원에 와서 자랑을 했고  두 딸은 부러운 눈빛과

왜 우리 집은 안 왔을까... 많은 고민을 했나 보다.

머리가 멍해진다.

산타할아버지? 크리스마스에 오는 것이 아니었던가?

맞다. 헝가리는 12월 6일이다.

제사 생각이 났다. 빨리 수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자기는 나쁜 아이라 선물을 못 받았다고

결론지을 테니까. 

" 하빈아. 알았다. 하빈이 유치원은 부다페스트이지?

우리 집은 이르드지?  그러니까 우리집은 오늘 밤에 오시는 거야.

산타할아버지가  부다페스트부터 착한 아이들 선물 주다 보니

이르드와 우리 아래의 싸쓰헐롬버터는 오늘 오는 거야."

하니까 그제사 두 딸의 얼굴이 환해진다.

그리고 그날 밤 산타는 무지 바빴다.

그 이후 12월이 되면 난 긴장을 한다.

행여나 잊을 까봐서....

어제는  아이들 방과 우리 방 창문에 등을 달았다.

여러 가지 색의 등은 아이들 방에.

그래야 산타가 아이들 방을 잘 찾을 테니까....

 그리고 미리 못을 박아 둔다.

산타할아버지는 가난한 아이들의 소원을 우선으로 들어주신단다.

정말 절실한 아이들에게 먼저 선물을 주시니까

아마도 너희들은 쵸코렛을 받을지도 몰라.

선물 가지고 실망하면 절대로 안된다. 알았지?

아이들은 큰소리로 알고 있다고 대답은 하지만 그래도 숨길수가 없다.

선물에 대한 기대를....

 집에 오다 보니 베란다에 매달려 있는 산타할아버지가 귀엽다

못해 안쓰러워진다.

딸들은 우리 집 창문에도 매달자고 조른다.

딸들아, 저렇게 매달려서 바람맞고 눈 맞고 힘들잖아.

우린 그러지 말자. 말도 안 되는 말로 설득하고 안 하기로 했다.

출근하기 전에 아빠가 만들어 놓은 크리스마스 나무에

딸들이 열심히 장식을 한다.

여기 달아라, 거기는 너무 많다. 색을 맞추어야지....   

헝가리의 나무에는 쵸코렛을 단다.

썰론 쭈꼬르라고 하는 성탄 쵸코렛이 12월이면 상점마다

산처럼 쌓아 놓고 판다.

이렇게 예쁜 황금색과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등등.

쵸코렛 안도 여러 가지 맛의 잼과 코코넛, 캐러멜 등 다양하다.

이렇게 달아 놓고 오다가다 까먹는다.

딸들의 작은 손으로 실을 묶는데 어찌나 진지한지.

스무 개 정도 묶어서 달았는데 며칠이나 갈지 궁금하다.

워낙 쵸코렛 좋아하는 작은 녀석이 쥐방울 드나들듯 까먹을 것이

불 보듯 훤하다.

 엄마는 그 사이 쿠키를 구웠다.

그리고 딸들이 잠자러 가기 전에 쿠키와 요구르트를

식탁 위에 놓았다.

그런데 딸들은 불만이다.

우유를 놓아야지 왜 요구르트냐고.... 그그

리고 딸들은 불안하다.

혹시 늦게 온 아빠가 배고파 미리 쿠키를 먹어 버릴까 봐서....

아빠 것은 더 많이 접시에 담아 놓았으니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 재웠다.

이것들이 오늘은 아빠보다 산타가 더 걱정이네.....?

 눈뜨자마자 트리 밑을 살피고는 소리를 지르는 딸들.

그리고는 좋아서 입이 벌어진다.

핸드폰걸이는 벌써 끼우고 흔든다.

쵸코렛을 보고는 좋아서 제일 먼저 챙긴다.

오늘은 보기 힘든 작은 아이 엉덩이춤을 다 본다.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오고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침해가 환히 밝아 오고 우리 딸들의 마음도 환하고

학교 가는 길에 보니 여기저기 산타할아버지들이 나와서는

출근하는 차에 산타쵸코렛과 땅콩을 나누어 준다.

길 건너에는 나쁜 아이 혼내주는 사탄도 나와서는 쵸코렛을 나누어 준다.

헝가리는(아마도 유럽은) 착한 아이에게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고

나쁜 아이에게는 볏단으로 만든 몽둥이에 금칠을 해서는

선물대신 사탄이 주고 간다고 한다.

아침에 산타가 나누어 주는 쵸코렛을 받은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12월 6일 산타가 오는 날 확실하구나.......

 

그런데 딸들!

산타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는 선물이 이 정도로 좋지만

주님이 주시는 선물은 이 정도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산타가 방문하는 것이 설레지만 우리 주님이 오실 때는

이 정도가 아니랍니다.

기대하세요.

그리고 주님 맞을 준비!

엄마랑 아빠랑 기도하며 말씀 담으며 준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