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중국집

우리 동네에 중국집이 하나있다.

금강 중국집!

(아니 내가 아는 중국집다운 중국집이 하나 있다.)이르드로 이사를 와서

8년째 단골삼아 가족 외식으로, 손님 접대로 나름 애용하는 집이다.

봄에 갔을 때는 V.I.P카드를 만들어 주었다.

10% 할인도 된단다.

사람 마음 진짜 웃긴다.

그 카드를 받자 기분이 좋아 지면서 10%인데 싸게 해주니 자주 가야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가끔 퇴근길에 남편이 전화로 중국집 갈까...? 하면 이 집이고,

내 몸이 힘들어 부득이 밖에서 손님을 대접할 경우 부다페스트가

아닐 경우에는 이 중국집으로 간다.

 

물론 철가방 들고 배달은 안 된다.

짜장면도 없고 짬뽕도 없다.

탕수육도 맛이 다르고 울면도 없으며, 내가 좋아하는 잡채밥 또한 없다.

단무지? 당근 없다.

그래도 중국집이다.

 

오후에 식사 준비를 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가까이 알고 지내는 분과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그리고 우리동네 중국집에서 한다고.

기분이 좋아진다. 발걸음도 가볍게 딸들 손잡고 나갔다.

 

 전에는 이런 꽃 장식이 없었다.

벽과 천장의 꽃장식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정말 극히 중국집 답다.

 이르드에 그 나마 외식할 만한 몇  안 되는 식당이기에

가끔 이곳에 오면디오쉬드에 사시는 한국 사람이나 I.C.S.B선생님을 만나곤 한다.

정말 이 중국집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남편은 이곳에 오면 꼭 사슴고기 요리를 시킨다.

 아이들은 뻬이징 덕을 좋아한다.

밀전병에 싸먹는 재미가 좋은가 보다.

 작은 아이는 유난히 이 볶은 국수를 좋아한다.

다른 중국집은 좀 짜서 그런데 여기는 짜지 않고 맛이 있다.

 난 이 쇠고기로 만든 탕수육을 좋아한다.

부다페스트에 있는 중국집의 탕수육은 정말 달고 느끼한데

여긴 쇠고기로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좀 달기는 하지만....

 오징어 요리가 작년부터 추가 되었는데 맛이 꽤 괜찮다.

대파를 넣어 담백하게 만든것도 있는데 오늘은 이걸로 주문을 했다.

 후식의 경우 불타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더니

오늘은 바나나 튀김을 작은 아이가 시켰다.

 체중조절에 들어간 큰 아이가 잠깐 한눈판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저녁이라서 과식하면 안되는데,

눈치주고 있었는데 이미 아이스크림이 나오고 말았다.

이미 나온것을 어쩌랴~~~~먹어야지.  에휴~~~~~

 이 중국집은 식사가 끝나고 계산할 때 쯤이면 이렇게 어른들은

과일 음료를, 아이들은 사탕을 준다.

이 사탕 때문에 우리 딸들은 이 중국집이 헝가리에서 제일 좋은 곳인줄 안다.

단순하기는...... 

 

 연말이라고 나오려는데 달력을 주신다.

극히 중국적인 달력이다.

집에 걸기 쬐끔 그런데 딸들은 무지 신기한가 보다.

접었다, 폈다 하더니 안의 12간지 동물 그림을 보면서 마냥 신나한다.

 

오늘 갑자기 궁금증이 생긴다.

8년째 한결같은 매니저 아줌마(언니라 부르기에는 나이가 많다.

아들이 20살이 넘었다고 하니까) 가 혹시 주인인가...?

분명 주인은 따로 있는데....

정말 8년째 한결같은 상냥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

이젠 제법 헝가리말도 잘하신다.

매니저 아줌마의 상냥함에 항상  우리동네 중국집에 올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웃는 얼굴이 좋다.

 

우리 동네에 금강중국집이 있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