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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책 읽는 아이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 14.

1월부터 집에서 좋아하는 동화책을 한 권씩 가지고 와서

마지막 4교시에 30분간 읽는다.

3월부터 12월까지는 4교시에 내가 동화책 2권씩 읽어 주었다.

하지만 곧 1학년에 올라가야 하기에 1월부터는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한다.

자기가 가지고 온 책을(깜박 잊고 못가지고 온 아이들은

3층 도서관에서 책을 골라가지고 와서 읽는다.) 조용히 읽다가

모르는 글자가 나오거나 뜻을 모르면 조용히 손을 들면

가서 듣고 설명을 해준다.

책을 읽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쉬는 시간에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조용히 소리내지 않고 읽다가 손을 든다.

오늘 손을 들고 물어본 내용들이다.

 

그런 어느 날 의 그런 이 무슨 뜻이에요?

물갈퀴와 체온 조절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사기꾼이 뭐에요?

기선에 부딪혀의 기선이 뭐지요?

오는 도중에에서 도중에가 뭐예요?

증명할 수 있습니다. 에서 증명이 무슨 말이에요?

정말 예쁘다.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한 자 한 자 읽어가는 아이들.

조용히 진지하게 책을 읽다가 모르는 뜻이 나오면 손을 들고

눈이 마주치기를 기다린다.

세상에.... 이렇게 많이 컸다.

1년이라는 시간이 참 대단한 시간이다.

모르는 단어의 뜻을 묻는데 감동이 온다.

이렇게 물어가며 우리말을 알아가고 잊지 말아야지.

영어가 더 쉬운 아이들.

감정표현에는 영어가 더 빨리 떠오르는 아이들.

특히 흥분하거나 싸울 때는 영어가 더 잘 표현되는 아이들.

앞으로 더 그럴 텐데 이렇게라도 우리말을,

우리말의 느낌을 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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