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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엉뚱한 곳에서 기분이 좋아졌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 17.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기분이 확 풀리며 좋아졌다.

한글학교 교지에 실을 사진을 찾으러 컴포나로 아이들하고 갔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올라오는데 큰 아이가

"엄마, 애완동물가게에 가서 강아지 있나 보면 안 돼요?"하고 묻는다.

오늘은 시간 여유가 있어서 그러기로 했다.

전에는 강아지들이 많아서 딸들은 꼭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애완동물가게에 들러 강아지, 고양이, 족제비, 햄스터 등을 한참을

구경하고 가곤 했다.

한때는 족제비를 사달라 조르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 가보니 그동안 수리 중이더니 안의 구조를 확 바꾸고

강아지와 고양이가 없다.

대신 새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조금 실망한 표정이더니 다시 새 구경에 신이 났다.

그런데 그 옆에 도마뱀이 내 눈길을 끈다.

정말 예쁘다.

그리고 그 표정이 예술이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찍고....

딸들과 도마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데 너무나 재미있다.

작은 녀석은 도마뱀이 무섭다 하면서도 열심히 본다.

오늘 오전 내내 지루하고 짜증 나던 기분은 날아가 버리고

도마뱀을 관찰하면서 아이들과 도마뱀의 생각을 서로 표현하다가

참 많이 웃었다.

 

그 옆의 카멜레온도 어찌나 웃기던지....

정말 무표정의 카멜레온은 쳐다만 봐도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딸들과 나는 어떤 사물을 보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 표현에 우린 서로 배를 잡고 웃는다.

 

오길 잘했다.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안 그랬으면 저녁에도 가라앉아 아이들하고 이렇게 웃는 시간이

없었을 것이고

아이들도 전염되어 우리 모두 우울한 저녁시간이 되었겠지....

오늘은 도마뱀과 카멜레온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다.

고맙다. 너희들의 무뚝뚝한 표정과 순간 멈춤의 모든 동작이

우릴 웃게 했거든.....

웃기는 사진도 찍고. 언제나 저 자리에 있었는데 오늘따라

딸들이 뛰어가서는 사진을 찍어 달란다.

별일일세.....

하은이 먹은 상어는 아마도 그날 저녁 과식으로 배탈이나

생깨나 했을 것이다.

 

다음에 또 기분이 가라앉으면 도마뱀과 카멜레온을 만나러 가야겠다.

여기저기 시간 낭비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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