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빈이 학교에서는 가끔 하루 종일 공부를 하지 않고
만들기를 하는 날이 있다.
아이들은 그저 가방도 없이 필통만 가지고 가면 된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마도 각 분기가 끝나고 시작될 때쯤
하루를 가방도 없이 학교에 가서 각 반마다 돌아다니며
자기가 만들고 싶은 교실에 가서 만들기를 한다.
그러면 며칠 전부터 하빈이는 너무나 신이 나서 들떠서 지낸다.
워낙 그리고 만들고 접고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어느 선생님은 무엇을 하시고, 어느 선생님은 무엇을 하시고
기대에 부풀어서 지내다가 당일 날 아침은 차가 서자마자
뛰어들어간다.
그리고 저녁에 엄마를 만나면 재잘재잘 이야기가 많다.
옆에서 하은이는 부러워하며 자기도 만들고 싶어서 하빈이에게
알려달라 간청을 하고, 하빈이는 좀 으쓱하면서 가르쳐준다.
오늘은 종이로 유령 가면을 만들고, 물감을 이용한 페인팅을 하고,
작은 지갑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 자기 핸드폰을 넣었다.
그리고, 팔찌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너무 맘에 들었는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더니 그 실을 사야 한다 하여 컴포나까지 가서 실을 샀다.
지난번에는 비즈로 반지와 팔찌를 만들었다며
집에서도 만들고 싶다 하여 비즈를 색별로 사서 한 동안
집에서 만들었었다.
선물도 하고 엄마도 만들어 주고 친구가 오면 함께 만들기도 하고....
이번에는 실로 인디언 팔찌 같은 것을 만들어 와서는
언니랑 엄마 눈치 보며 숙제만 끝내면 의자에 실을 묶어서 만들기를 한다.
열심히 만들어서는 자기 핸드폰을 넣어 두고는 너무 좋아한다.
예쁘게 잘 만들었다. 에미 눈에는...
유령 가면이라는데 무슨 유령이 이리도 귀엽던가......
언니랑 집에서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실을 사주었다.
식탁 의자에 묶고는 언니랑 함께 이리 잡아라, 저리 잡아라,
오른쪽으로 돌려라, 아니다 왼쪽으로 돌려야 한다........
난리를 치더니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식탁 위에 올려져 있다.
저게 저리 힘든가? 저녁 먹고 서둘러 숙제 끝내고는 둘이
설왕설래 난리를 치더니 만든 작품이다.
오잉? 그런데...
자고 일어난 하빈이 목에 실이 묶여 있다.
어제 만들어서 목에 묶었나 보다.
저리 묶고 자다 안 답답하나?
무지 맘에 드나 보다.
사진 찍어도 짜증도 안 내고 살짝 고개 돌려 보여주는 것이...
손목을 보니 완전히 인디언 아가씨다.
그러더니 다시 검정과 노란색을 자른다.
아침부터 또 만들려나...?
자른 실을 가방에 넣어서는 학교에 가지고 간다.
학교에 가서 만들려는지, 아니면 만들어서 친구에게 주려는지....
딸들이라 액세서리 만드는 것을 무지 좋아한다.
한해 한해 자라는 것이 신기하다.
작년에는 구슬 꿰어 만들더니,
올 해는 실을 꽈서 만들고,
내년에는 또 무엇을 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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