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친정엄마가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예배를 드릴 때
사용하라며 작은 전기장판을 보내 주셨다.
올 겨울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나 소파에 누워 TV를 볼 때
참 잘 사용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작은 딸이 이 전기장판을 사용해 보더니
딱 자기키에 맞고 좋았던지 눈독을 들인다.
이번 주는 작은 녀석이 다니는 헝가리 학교의 봄방학이라서
이 녀석을 데리고 학교에 갈 수가 없어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집에 있는데 서로 전기장판을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아침에 청소기 돌리고 쇼파에 누워 TV나 볼까 하고 전기장판을
꽂으니 작은 딸이 먼저 눕는다.
청소기 돌리다가 나도 모르게 청소기 던져 놓고 뛰어들어가서는
"하빈, 엄마 거야."
"아냐, 내가 누울 거야."
얼라...? 덥혀지면 허리 지지려고 했는데.....
."으~~ 응~~? 엄마가 누우려고 켠 거야."
"그런데? 나도 따뜻한 게 좋아."
이쯤 되니 좀 강하게 나가야겠다. 어설프면 뺏기고 만다.
그럼...?
으~~~~~ 저 차가운 가죽소파에 눕느니 차라리 침대로 가지.......
내 못 살아요~~~
"넌 아직 어리니까 차가운데가 좋아. 그리고 춥긴 뭐가 춥냐?"
"난 그래도 따뜻하게 좋아. 그럼 엄마는 왜 여기 앉아?"
어라.....?
"엄만 나이가 많으니까 그렇지. 그럼 반반씩 해."
"어떻게?"
"여긴 엄마 자리, 여긴 하빈이 자리. 알았지?"
그리고 반 반씩 앉았는데....
조금 지나니 옆으로 간다.
"왜?"
"너무 뜨거워. 엄마 혼자 앉아."
온도가 높았나?
너무 좋아 누웠다. 짜식 아직 어리다니까 말 안 듣고는......
난 여름에도 전기장판을 껴고 잔다.
남편은 덥다며 항상 침대 밑에 매트리스를 깔고 잔다.
난 춥고, 남편은 덥고....
하빈이는 춥고 하은이는 덥고....
이렇게 우린 둘로 나뉜다.
먹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그리고 체형도 둘로 나뉜다.
아빠와 큰딸. 엄마와 작은딸.
그런데 이 작은 딸이 자꾸만 엄마 침대로 기어 들어오고
엄마의 전기장판을 깔고 앉아서는 너무 좋단다.
엄마 침대는 따뜻해서 좋고, 엄마 눕는 전기장판도 따뜻해서 좋고,
그래서 엄마 옆에 꼭 있겠다나....
엄마랑 비슷하니 이젠 전기장판을 놓고 서로 실랑이를 한다.
짜식이 이젠 엄마 것까지 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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