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경찰과 마주 보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5. 12.

얼마 전부터 경찰을 사진 찍기 시작했다.

나의 공포심을 없애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결과는 성공이다.

헝가리에 살면서 경찰과 좋은 기억도 있지만 안 좋은 기억도

많아서 난 경찰차만 보면 일단 경직이 되고 겁이 난다.

그러다가 얼마전 부터 '왜 나만 경찰에게 사진을 찍혀야 돼?

나도 경찰을 찍을 수 있어. 한번 찍어 봐야 겠다.'싶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사진 찍기 시작하면서 부터

경찰이  반가워지고  무섭지 않게 되었다.

딸들도 옆에서 웃겨 죽겠단다.

함께 신나게 웃으면서 경찰을 찾으면 반가워 하고, 사진 찍고,

손도 흔들어 주고.

  걸렸다. 왜 걸렸을까?  속상하겠다.

아침부터.......

 예전에 어떤 분이 흥분해서 한말이 있다.

"내가 여러 나라를 가 봤지만 경찰이라는 말이 P가 아니라

R로 시작하는 나라는 헝가리가 처음이야.

Rendorseg가 경찰이라는 말인줄 생각이나 했겠어?"

하며 흥분을 했었다.

그러고 보니 유럽에서도 헝가리만 다른 것 같다.

 요즘 들어 오토바이 경찰이 많이 눈에 띈다.

 하은이 학교가는 뒷길에서 본 경찰차.

아무 이유없이 사이렌 울리며 쫓아와서는 차 세우고

그냥 서류만  검사하는 경우도 많다.

워낙 차량 도난이 많다 보니 그냥 이유없이 수시로 검사를 한다.

 이 경찰아저씨는 언제나 같은 위치에 아침이면 만나는 경찰들이다.

며칠 전에 사진을 찍으려 사진기를 들이 대니 나를 본 경찰 아저씨가

웃으며 자기도 사진기를 들고 나를 본다.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손 흔들고 Good morning 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사진 찍기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난 경찰차가 사이렌 울리며 나를 세우면 어찌나 긴장을 하는지

머릿속이 하얘졌었다.

 버스차선으로 가던 아가씨가 걸렸다.

나도 사진찍혔던 적이 있었다.

 언젠가 장을 보러 가다가 오토바이 경찰이 나를 세웠다.

그냥 검사였는데 하필이면 가방을 바꿔서 들고 나와 서류가 하나도 없었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친절한 경찰 총각이 그냥 가란다.

그런데 겁이 나서  다른 경찰이 나를 다시 잡으면 어떡하냐고 하니까

같이 가 주겠다면서 집 앞까지 함께 가 주었었다.

그런 친절한 경찰도 있었다.

 처음에는 경찰들에게 난 잘못이 없다고 박박 우겼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우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난 언제나 당당히 우회전을 하고 난 잘못이 없다고 박박 우겼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우회전 금지 구역이 많다는 것을. 또 낮에도 등을 켜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절대로 경찰에게는 우기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젠 경찰을 만나면 무조건 웃는다.

무지 환하게...... 그리고 절대로 안 우긴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보고 혼자 하는 이야기.  (0) 2008.05.15
헝가리가 변하고 있네요.  (0) 2008.05.14
결혼 13주년인 오늘 나는....  (0) 2008.05.07
물 총 사건  (0) 2008.05.03
이리 놀으니 넘 좋다.  (0) 200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