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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태산이 이야기

드디어 빨간표를 목에 건 스누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8. 7.

몸무게 때문에 두 번에 마지막 예방 접종을 마치고 드디어 의사 선생님에게 표를 받았다.

예전 장군이와 똘똘이는 이 표를 받아도 그냥 서랍에 넣어 두었다.

당연히 칩도 몸에 넣지 않았고 밖 산책도 하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산책을 하기 위해서  받은 표를 목에 걸었다.

오로지 개와 산책을 하고 싶어 하는 딸들을 위해서 4번의 주사와

그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받은 표다.

괜스레 억울해 구시렁구시렁 하면서......

 

마지막 주사라며 주사를 놔주시는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지난번에 몸무게 때문에 두 번에 나누어 맞기로 했으니 그럼 이번에는 돈을 안내도 되는지를 말이다.

그런데 딸들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서로 통역을 안 하려고 미룬다.

결국 하은이가 물어보았는데 일부를 내야 한단다.

물어보니 반도 아니고 아주 조금만 깎아 준다.

왠지 억울해서 다시 자세히 물어봐, 잘 이야기해봐~~~~

분명히 지난번에 주사약 반만 넣었으면 이번에는 공짜여야지.

그 나머지 반을 맞는 것이니까~~~~

아무리 에미가 옆에서 말해도 딸들 말을 안 한다.

그러더니 옆에서 하빈이 가 내 옆구리를 찌른다.

"엄마, 그냥 돈 내요. 마지막이잖아요. 빨리 돈 내요." 

시선은 땅에 꽂은 채 자꾸만 재촉을 한다.

난 억울한 느낌인데 딸들은 그저 스누피 마지막 주사라는 것만 좋아서는

빨리 돈 내고 나가잖다.

'이것들이~~~~~~~  야! 니들 용돈에서 스누피 주사비 뺀다!!!!!

집 밖을 데리고 나가려면 예방 접종을 한 표를 저렇게 목에 걸어야 한다.

돈 먹는 스누피!!!

잃어버리지 말고 잘 달고 다녀. 알았지?

 끼잉 끼잉~~ 깨갱깨갱~~~

누가 들어 가랬나.....

이제 너무 커져서 일단 기어들어 간 뒤에는 혼자서 웬만해서는 못 나온다.

누군가가 밖에서 잡아당겨주어야 한다.

런데도 기어코 또 들어가고 또 들어가곤 한다.

난리도 아니다. 꺼내 달라고.

그러게 왜 들어가냐고요~~~~~~

그런데 어떻게 혼자서 들어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들어는 가는데 왜 혼자서 나오지는 못하냐고요~~~~~

 결국 하은이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온 스누피.

매일매일 사고를 쳐요......

뚱한 스누피 때문에 그래도 매일 한 번씩 웃는다.

아니다 여러 번 웃고 여러번 소리 지른다.

 플루트 선생님 댁에 새로 온 애완동물이란다.

하빈이 가 찍어 왔다. 엄마 보여주고 어찌해보려고.....

플루트 선생님 말씀이 누구든 원하면 준다고 하셨단다.

절대로 안되지. 그 냥 사진에 담아서 매일매일 보세요.

집에 데리고 올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고......

 사진에서 보다 꽃이 더 빨갛다. 그리고 진짜 무지 크다.

하빈이가 찍은 사진이다.

꽃의 빨강이 너무나 선명해서 눈에 확 들어왔는데 사진에서는 좀 흐리다.

 플루트 선생님 댁 이웃들은 모두 이렇게 꽃을 잘 가꾸고 많이들 키운다.

이름은 모르겠는데 보라색의 꽃이 모양도 색도 처음 보았다.

거참 신기한 꽃도 있다.

딸들하고 꽃구경하면 어느새 서로 이야기하려고 다투게 된다.

이젠 사진도 서로 찍겠다고 아웅다웅하고, 서로 자기가 찍은 사진이 제일 잘 나왔다고

또 한 마디씩 한다.

그러다가 내가 블로그에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슬금슬금 와서는 보고

누가 찍은 사진인가 확인하고, 한 번씩 자기들끼리 들어와서는 읽는다.

어느 날 에미 블로그에 딸들이 내 이야기를 쓸 날도 올 것 같다.

뭐라고 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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