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스누피.
그런데 시간이 없어 마음만 급하다가 오늘 아이들 한글학교에 보내고서
남편하고 스누피 예방접종을 하러 가기로 했다.
예방접종하기전에 언제나 하은이가 스누피 목욕을 시켰었는데
오늘은 아빠가 목욕을 시켰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 감기 걸릴까봐
드라이기로 열심히 털을 말려주는 남편.
참~~~ 복도 많다. 스누피 넌!
오랫만의 외출에 신기하고 어리둥절한 스누피.
혹시 진료시간이 아니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진료시간이고
손님도 없어서 기다리지 않아 너무 좋았다.
체온도 재고,
드디어 주사를 맞는데 아무 느낌이 없는지 가만히 있는 스누피.
틱 약을 바르기 위해 몸무게를 쟀는데 ,
세상에..... 아직 한살도 안되었는데 벌써 13Kg이다.
스누피! 너 오늘부터 좀 굶어야 겠다. 알았어?
3개월간 효능이 있다는 약을 발랐다.
헝가리는 워낙 잡풀이 많아서 여러가지 벌레가 있는데 그중 틱이 제일 극성이고
개에게는 치명적이라 겨울에도 이리 발라 주어야 안심이다.
내년 4월, 스누피 생일에 한번더 약을 발라주어야 겠다.
그래도 오늘은 진료비가 많이 안나왔다.
예방 접종과 틱 약까지 모두 5,000포린트(약 35,000원 정도) 를 냈다.
오늘은 한글학교 끝나고 피자를 먹기로 했었다.
바로 이 피자를.
한국에는 몇년전부터 있었겠지만 헝가리는 작년부터 시판을 시작했는데
하은이가 작년 12월에 광고 사진을 보더니 먹고 싶다고 했었다.
이르드에는 피자헛이 없고 시내 중심가로 가야 하기에 계속 미루다 드디어 오늘
한글학교 끝나고 가기로 하고 딜리역에 있는 피자헛으로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닫았다.
아예 폐업을 했다. 문앞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피자헛이 모리츠에 있으니
원하면 거기로 가란다.
"하은, 햄버거로 대신할까 아니면 모리츠까지 가서 피자를 먹을까?" 하니
"피자요." 한다.
그래서 정확한 위치도 모른체 무작정 4공주님을 태우고 모리츠로 갔다.
둘씩 짝을 지어 창밖을 보면서 피자헛이 보이면 엄마에게 말하라 하고.....
그리고 성공적으로 피자헛을 찾았다.
6번 빌라모시 종점에서. 오늘처럼 피자헛이 반가운 적이 없었다.
주차 자리가 없어 두바퀴를 돌아서 드디어 주차를 하고 걸어서 갔다.
일년에 두번정도 가는 피자헛을 올해는 정초부터 갔다.
이리 찾기 쉽지 않아서야 어디 피자한쪽 먹겠나.........
한겨울에 레모네이드를 주문한 유리와 하은이는 시원하지 않다며 투덜거린다.
얼음 넣어 달라고 할까?
아니, 그냥 먹지뭔. 그런데 레모네이드가 차가워야지, 뭐야? 미지근......
이 추운 한겨울에 시원한 것을 찾는 딸들. 역시 젊다.
좋겠다. 이 안시려서..... 에미는 이제 이시려 차가운 것은 못먹겠더구만.....
난 커피를 주문했는데 나온 커피를 보면서 착각을 했다.
내가 냉커피를 시켰나? 설마.......?
살며시 만져보니 뜨겁다.
무슨 뜨거운 커피에 잔이 이러냐.....?
하은이 사진을 찍으란다. 그럴려고 했어요~~~~ ㅋㅋㅋㅋ 웃긴다. 잔이.
유리가 주문한 셀러드.
나오자 마자 4공주님의 손에 맛있게 입으로 들어가고,
셀러드 담긴 빵그릇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딸들.
무지 배가 고팠나 보다.
아침에 토스트 먹고 벌써 오후 2시니 배가 고프시겠지요~~~~~
스파게티를 주문하니 괜찮다고, 피자면 된다더니
웬걸~~~~
나오자 마자 게눈 감추듯 없어졌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다 알고 있걸랑요......
아가씨들 식욕을.
본인들도 민망한지 "스파게티 안시켰으면 큰일날뻔 했어요." 한다.
그리고 3인용 커다란, 하은이가 한달 넘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피자가 나왔다.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잘 먹으니 보는 에미맘도 무지 좋다. 하나도 안남기고 접시까지 깨끗하다.
처음에는 하빈이가 한쪽을 남겨 집에 계신 아빠에게 가져다 주자 했는데
웬걸. 남은 것 하나 없이 다 드셨는데요?
다들 정말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빅뱅 노래를 신나게 길거리에서
큰소리로 부르며 차있는 곳으로 가는데
참 신기하다. 언제 저리 커서 빅뱅노래를 저리 신나게 부르는지.
길거리 여기저기 이렇게 지난 크리스마스에 빛을 내던 나무들이
쌓여 있다. 웬지 안쓰럽고 아깝단 느낌을 버릴수가 없었다.
조용히 사진한장 찍고 신나게 노래부르며 가는 딸들 쫒아 가며
나도 가사 한줄 제대로 못외우면서 열심히 따라 불렀다.
딸들이 기분 좋으니 나도 기분좋고,
딸들이 빅뱅을 좋아하니 나도 알고 싶어 열심히 듣고,
딸들이 동방신기가 좋다고 하니 나도 좋고 내눈에도 이뻐보이고,
열심히 신나서 떠드는 딸들하고 함께 섞여 나도 열심히 떠들며 집에 왔다.
빅뱅과 비,동방신기 노래를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크게 틀고서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