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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난 조립해야하는 이케아 가구가 싫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8. 30.

저녁에 퇴근을 해서는 옷을 거는데 갑자기 옷장의 옷 거는 대가 툭! 하고 떨어졌다.

너무 놀라서 보니 옷의 무게를 못이기고  부착된 곳이 부서지면서 망가졌다.

한숨이 나오고......

언제나 남편이 출장가면 자잘한 일들이 갑자기 생기곤 한다.

작은 녀석은 집에 있으라 하고 기차 타고 내려오는 하은이를 데리러 갔다.

하필 이런날 기차 타고 오라 했을까......

20여분 기다리니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속에서 저 멀리 하은이 머리가 보인다.

참 신기하다.

저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짝 지나치는데도 하은이구나.....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더위에 혼자 스페인어 등록하고 기차 타고 온 하은이 태워다가 집에 내려주고

미숫가루 타 먹고 치즈 녹여먹으라 이르고는 서둘러 이케아에 갔다.

헝가리에 옷 거는 행어가 있던가....?

이웃지기에게 물어보니 본 적은 없지만 분명 있을 것 같단다.

이케아에 도착해서  반대쪽부터 돌았더니 행어가 있는데 어째 모델이 달랑 3개다.

그중에서 그나마 제일 튼튼해 보이는 것을 3만 원 조금 넘는 돈에 사 가지고

집으로 왔는데 그때부터 머리가 빙빙 돈다.

배가 고파서.....

그리고 쌓인 설거지를 보면서.....

무엇보다 저것을 어찌 조립하나 너무나 심란해서......

난 가구 조립을 못한다. 그리고 조립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힘들어 싫다.

완제품을 좋아한다.

일단 라면부터 끓여서 먹었다.

딸들~~~~ 빨리 와~~~~

조립하는 그림을 펴놓고는 머리 셋이 모여서 고민을 한다.

그림을 또 보고 또 보고,

이상하다~~~~

나사가 안 맞아.

어쩐지... 이게 아니고 저거다. 큰 것.

엄마가 이케아에서 봤을 때는 분명히 길이가 조절이 되었는데

이렇게 하면 조절이 안되잖아.. 뭔가 잘못되었어.....

다시 풀어서 보는데 하은이가

"엄마, 안에 것을 빼야 하나 봐."

어?

그림을 다시 자세히 보니 그렇다.

다시 또 풀어서 안의 막대를 빼고......

이렇게 한 시간을 실랑이를 했다.

에휴~~~~~

엄마, 짜증 나~~~~~ 딸들아.

아빠가 계시면 전화만 하면 아빠가 가서 사다가 다 조립할 텐데......

드라이버를 못 찾아서 안 맞는 작은 것으로 하려다 보니

손바닥이 벌게졌다.

정말~~~~ 왜 완제품을 안 파냐고요~~~~~

겨우겨우  다 맞추고 나니 손이 달달 떨린다.

진짜 힘드네.......

 

그리고 옷을 다 걸었는데 어라......?

푹 주저앉는다.

뭐야?

아~~~ 중간에 높이를 맞추고는 잠가야 하는 거였다.

하은아~~~~ 빨리 엄마 방으로 와~~~~

이미 옷을 다 걸었기에 너무 무겁다. 혼자서 들어 올리기에는....

하은이는 그쪽을 잡고 같이 올리는 거야. 높이를 맞추어야 해. 알았어?

그렇게 고정시켜 옷 걸어 놓고는 출장 간 신랑이 오면

바로 옷장부터 고치라 해야겠다 생각을 한다.

어째 옷장까지 신랑 출장간 것은 알아가지고 날 이리 힘들게 하누......

설거지하고 내일 도시락 준비 끝내니 갑자기

옷장 하나 때문에 오늘 하루가 참 길게 느껴진다.

씻으러 들어간 딸들 나오면 하루 마무리 예배를 드리고 자야 겠다.

신랑이 있었으면 10여분이면 끝났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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