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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크로아티아

PULA 1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10. 31.

헝가리의 망자의 날 연휴가 화요일이다 보니 월요일 껴서 긴 연휴가 주어졌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을 위한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것은 아이들이 어려서 갔던 곳을 기억 못 하기에 다시 방문하는 여행이다.

두녀석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 다시 가야지......

토요일 아침 8시 45분 우린 간단한 토스트로

아침을 대신하고 신나게 출발을 했다.

옆에서 사진 찍으며 아이들은 뒤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여기저기 들판에서는 추수가 한창이다.

트랙터가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우린 여유 있게 구경하면서

여행 간다는 기분에 들떠서 그렇게.....

크로아티아 국경이 가까워지자 고속도로가 텅 비었다.

우리 앞, 뒤에 차가 한 대도 없다.  이건 국경이 가까워졌다

는 것을 말한다.

딸들아, 국경 다 왔다.

10시 50분에 크로아티아 국경에 도착을 했다.

두 시간 만에....

이 정도면 괜찮은 것인데. 여기까지는 너무 좋았다.

EU가 되면서부터는 사실 여권을 챙겨도 꺼낼일이 없었다.

자신 있게 여권 4개를 꺼내서

건네고 옆 건물 사진을 찍었다. 헝가리 국기와 크로아티아 국기가 있는.

그리고 LG 에어컨을 보면서

신랑~~ LG다.

그런데

거주증을 달란다.

어?

여기.

내 것을 주었는데......

아이 들것까지 다 필요하단다.

애들 꺼?

집에 있지. 안 가지고 왔는데...

아이들 거주증이 없으면 다시 집에 가서 가지고 와야 한단다.

왜? 여권 있잖아.

아이들이 헝가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단다.

거주증으로.....

그러고 보니  나랑 아이들 여권은 작년에 한국에 갔을 때

전자 여권으로 바꾸어서 완전 새것이다.

그러니 여권을 가지고는 아이들이 한국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헝가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수 없다는 것이다.

차를 한쪽에 주차하고는

일단 컴퓨터로 아이들을 조회해보라 부탁을 하고는

하염없이 기다렸다.

 안되면 2시간 걸려 다시 되돌아가서 아이들 거주증을 가지고

다시 와야 한다.

우리 앞에서는 크로아티아 세관원이 의심되는

차들의 트렁크를 열고 검사를 한다.

그렇게 1시간을 기다렸다.

내 탓이라는 생각에 현기증이 나고 남편은 아이들을

증명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고........

"딸들, 그냥 자. 어쩌면 집에 다시 갔다 와야 할지 모르거든...."

그런데 1시간이 지나서 남편이 서류를 들고 온다.

컴퓨터를 통해서 1시간 만에 하은이의 거주증을 찾았는데

하빈이는 또 없단다.

다시 또 찾고 찾아서는 하빈이 까지 만들어 왔다.

난, 정말 여권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관광객이 아니라 헝가리에서 거주를 하기에 헝가리에서

살고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었다.

하필 아이들 학생증도 다 집에 두고 와서 아이들

의료보험 번호를 알려 주었는데 그것으로는 조회가 안 된단다.

어찌나 아찔하고 답답하던지.

드디어 헝가리 도장과 크로아티아 도장을 받았다.

1시간 20분 만에.....

그래도 집에 갔다 왔다면 5시간은 족히 걸렸을 텐데...

정말 감사했다.

다음에는 잊지 말아야지.

항상 EU 국가만 방문하다 보니 국경이 없어져 사실 방심했었다.

딸들.

아빠 대단해요. 진짜 아빠는 못하는 것이 없어요.

..... 옆에서  할 말 없는 엄마. 맞아요.

미안.....

드디어 우리도 크로아티아로 들어섰다.

원래 계획은 크로아티아에서 3박 4일을 보내는 동안

하루는 슬로베니아를 다녀오려 했는데 계획을 바꾸었다.

그냥 계속 크로아티아에서 쉬기로......

그냥 쉬고 싶다.....

진짜 사람인 줄 알았다.

산 위로 올라가니 안개가 어찌나 두텁던지....

앞이 안 보인다.

그러더니 비까지 내리고. 그리 화창한 날씨가

몇 분 사이로 이리 안개가 끼고 비가 오니 참 알 수가 없다.

딸들도 국경에서 긴장을 했는지 두녀석다 곯아떨어졌다.

다시 산에서 내려오니 날씨가 맑아지고 온도가

올라가 좀 덥다 느껴진다.

길거리에 서서 밤을 파시는 분들이다. 좀 위험해 보이네.

누가 저곳에서 차를 세우고 살까....?

일방통행이 너무 많아 좀 헤매다가 할아버지 한분이

우리 차를 타고 알려주셔서 찾은 예약한 아파트먼트다.

바다가 보여서 예약한 곳.

일단 부엌이 넓어서 좋고 목욕탕도 따뜻해서 좋고,

침대나 방도 넓고  환해서

무엇보다 해가 전면 유리를 통해 들어와 어찌나

환한 지 너무 좋았다.

 

베란다에서 노을 질 때 커피 마시면서 바다를

볼 수 있어 좋은 곳.

무선 인터넷이 되어 딸들 좋아하는 오락프로도

다운로드하여 보여줄 수 있어 좋고......

따뜻하다. 한겨울에도 10도를 유지하는 크로아티아.

아직 겨울이 아니라서 20여 도다.

방 정리하고 산책하러 나갔다.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으면 사 먹기로 하고.

바로 앞집에 있는 석류나무.

하은이가 유난히 석류를  좋아해서 먹고 싶다 하니

우리가 묵는 숙고 뒷마당에도 석류나무가 있단다.

난 석류나무를 처음 보았다. 참 이쁘다.......

감나무다!!!!

아직은 다 익지 않았지만 감나무 맞다.

천천히 마을을 끼고 바닷가로 내려오니 해가 진다.

짠내가 콧속으로 들어오고 내 안으로 스며든다.

일단 생선 그릴을 한다 해서 들어간 식당.

저 넓은 테이블을 예약한 팀이 들어오자 어찌나

시끄럽던지 우리 4 사람 앉아서 이야기하는데 나중에

목이 다 아팠다. 자꾸만 소리가 커져서......

우리의 추측은 동창모임 같다고......

한 명 한 명 들어올 때마다 어찌나 인사가 요란하고

시끄러운지......

작은 딸은 나중에 GGIS도 동창회가 있으면 좋겠단다.

하빈이 네가 친구랑 연락해서 만들면 되지.

그러면 동창회가 되는 거야.

그들의 모임을 보면서 나도 동창회를 한 번도 참석 못해 구나.....

새삼스레 동창회에 가고 싶어 졌다.

우린 고기로 2인분용 메뉴와 생선으로 2인분용

메뉴를 주문했다.

그런데 점심을 차 안에서 과자로 대신한 우린 사실

무지 배가 고팠었다.

저 많은 양의 음식을 모두 다 먹었다.

고기보다 생선을 무지 좋아하는 나는 어찌나 맛있던지...

어려서부터 하루 세끼 언제나 생선이 밥상 위에 있었는데

결혼하고 바다 없는 헝가리에서 살다 보니 항상 비린 것에

허기져있다가 무지 신났다.

내일 아침 일찍 생선시장에 가기로 했다.

밤바다를 한 시간여 오랜만에 산책을 하고

집에 오니 숨이 턱까지  찬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운동 부족이다.

남편이 뒷마당 석류나무에서  딸들을 위해 따온 석류를

갈라 보니 저리 잘 익었다.

시장에서 사 먹는 것과는 정말 비교가 안된다.

과즙이 어찌나 달고 맑은지.

두 딸들 배 깔고 엎드려 오락프로를 본다.

테스트나 숙제의 걱정 없이 무지 편안하게......

나도 좋다.

이래서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오는 여행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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