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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2011년 한국 영화제가 시작되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11. 29.

퇴근하면서 딸들 집에 내려놓고 서둘러

우라니아 극장으로 출발을 했는데

여유 있으려니 했는데..... 도로가 공사 중이어서.....

겨우 시간 맞춰 도착을 했는데.....

이젠 주차공간이 없어 두바퀴돌고 겨우 주차를 했는데.....

파킹 머신에 동전을 넣는데

200 포린트 동전이 자꾸만 다시 나온다.

에휴~~~ 어째 이리 꼬일까나.......

에라 모르겠다. 불법주차 티켓 끊으려면 끊던가.....

8시까지인데 7시 35분까지 티켓 끊어 놓고 뛰어갔다.

#우라니아_극장에 도착을 하니 우리 영화 대형 현수막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오늘 #워낭소리를 시작으로

11월 29일(화) 19시 - #나의 친구_그의 아내.

11월 30일(수) 19시 - #7급_공무원

12월  1일(목) 18시 - #해피엔드

12월  2일(금) 19시 - #비몽

 

먼저 와서 기다리던 남편하고

아슬아슬하게 들어가서 지정된 좌석을 찾으니

2층이란다.

우라니아 극장은 안이 고풍스러우면서 화려하다.

그리고 크지 않아 좋다.

양옆이 거울로 되어 있는데 아무리 봐도 헝가리식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

그런데 어째 한쪽이 잘 안 보이네.....

대사님 인사 말씀.

올해는 대사님 말씀을  영어자막으로 내보내고

헝가리 말로 통역을 했다.

헝가리에서는 대장금.

선덕여왕, 그리고 동이가 방영되었다.

연예인 한효주 씨가 멀리서 한국영화제를

축하하는 인사말을 보내왔는데 헝가리 말로

인사를 하는 성의를 보였다.

1995년 처음 헝가리에 왔을 때는 멕시코 드라마가

많았었는데 조금씩 우리나라 드라마가 알려지니 기쁘다.

딸들하고 작년에 워낭소리를 봤었는데

오늘은 남편이랑 앉아서 영화에 몰입하여

보다가 불현듯 워낭소리에 나오는 늙은 소가 엄마 같았다.

엄마는 언제나 본인을 소 같다고 표현을 하곤 했었다.

난 소 같아~~. 그

냥 한걸음 한걸음 묵묵히 걷다가 힘들면 하늘 보고 음메~~~

하고 울다가

다시 묵묵히 걷는 소 같여~~~~

그랬다.

정말 엄마는 소 같았다.

늙은 소의 걸음이, 살아온 걸음들이,

할아버지랑 함께한 시간들이 자꾸만 엄마 같아

뭉클하며 울음이 올라온다.

그러다 감사하다.

그래도 엄마는 하나님이 함께 계셨으니까....

하나님과 함께 하니까......

그래도 소가 한 번씩 음메~~~

울 때마다 엄마의 울음 같아 가슴이 저렸다.

영화가 끝나고 위층으로 올라오니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헝가리 음식과 우리 김밥과 불고기, 잡채, 전, 그리고 닭고기......

가슴 아프게 영화를 보고 나와서 한 시간도 아니고 딱 10분 만에 다 잊고

어째 이리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나 자신이게 신기할 따름이다.   진짜 단순하다....

준비하신 분들은 고생 많았겠지만 음식이 진짜 맛있었다.

혹시나 졸까 봐 커피도 한잔 마시고........

많은 외국 손님들이 우리 음식을 즐기셨고 젓가락도

잘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빵순이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맛있게 먹고는 또 케이크도 먹었다. 한밤중에.....

아까 영화 눈물 글썽이며 가슴 저리게 본 것 맞아...?

한국을 무지 좋아하신다는 헝가리 분이 본인이 수집하고

모은 자료들이란다.

바람의 화원에 나오는 사진과 시를 헝가리어로 번역을 했고,

선덕여왕은 사진과 함께 정리를 어찌나 잘하셨는지.....

게다가 한복 입은 사진까지....

헝가리에 한국의 음악을 사랑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모임이

점점 많아지고 커진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다 보면 우리 딸들이 그리도 원하는 가수들이,

연예인들이 헝가리를 방문할 날도 있겠지.....

 이번 영화제는 무료라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우리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