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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믿음의 여정

어린 내 눈에 부활의 아침은 놀라움이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4. 7.

고난 주간이다.

월요일부터 딸들에게 고난주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다.

오늘은.....

오늘은....

그리고 목요일 저녁.

오늘은 우리 주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고

최후의 만찬을 하신 저녁이야.

그리고 내일 새벽에 잡히셔서 고난을 당하시고 재판을 받으신후

십자가에 못박히시거든.

다 알아요.

그래서 내일 아침 우리 금식할까?

그래.

난 하루 할수 있어요. --하은이.

난 빨리 배가 고파지는데...  --하빈이

우리 식구 다 함께 아침 한끼만 금식을 하는거야.

우리 주님이 새벽에 잡히셔서 엄청 고난을 받으시는 날이니까.

하빈이 할수 있어?

알았어~~~  할께.

 

그렇게 목요일 저녁 약속을 했다.

그리고,

금요일 아침.

무지 한가롭다.

아침 준비가 없고, 일찍끝나는 날이라서 도시락준비가 없어서.

혼자 일어나 성경을 폈다.

시편 73편을 쓰다가......

21절.

나의 가슴이 쓰리고 심장이 찔린 듯이 아파도,

나는 우둔하여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나는 다만, 주님 앞에 있는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

 

주님 앞에 있는 한 마리 짐승이었습니다.

맞다. 그렇지.

그런데 한 마리 짐승인 나를 위해 우리 주님이 오늘 짐승처럼 끌려 다니시며

수모를 겪으시고 맞으시고 고초를 겪으셨구나......

1분이 얼마나 길었을까.....

숨쉬기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그래서 아버지 하나님께서 차마 보실수 없으셔서 빛을 감추시고 외면하셨구나.

얼마나 아프셨을까.

주님의 고통스런 한숨 한숨 숨소리가 들리는듯.

 

아빠차로 학교로 가는 딸들을 보며 기도한다.

주님,

오늘 고난을 당하신 주님을 생각하며 경건하게 지내게 해주세요.

태어나 처음 금식을 하는 딸들입니다.

단 한끼 금식이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자신을 절제하는 훈련을 평생토록 하는 딸들이 되게 해주세요.

 

 

어렸을 적 생각이 났다.

고난주에는 아침 금식을 했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온전한 하루 금식을 했었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주일에는 돈을 사용하지 못했다.

물건을 사거나 멀리 놀러다니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고난주간도 특별했고 부활주일은 더 특별했다.

군산에서 3년을 살았었다.

그때 엄마는 동광교회 중고등부 전도사로 섬기실때였는데

부활주일 새벽에는 고등학교 오빠들이 자전거 뒤에 나랑 동생,그리고 언니를 태워서는

담요로 꼭꼭 감싸고 큰 광장으로 갔었다.

그곳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부활의 아침을 맞았었다.

다들 어두운 새벽에 모여서 준비한 초에 불을 붙였다.

나랑,언니랑,동생은 담요에 싸인채로 언니,오빠들 사이에 앉아서 초를 들고 행여나 초가

꺼질까 초만 열심히 들여다 보았다.

하얀옷을 입은 성가대(지금 생각하면 연합성가대)의 찬양이 천사의 합창처럼 아름다웠고,

여성도들은 다들 흰한복들을 입었었다.

왜 하얀색 한복을 입었는지는 몰랐지만 어린 내눈에는 부활절이니까 당연히

하얀색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엄마도 흰색을 입었으니까.

우리엄마가 하얀 한복을 입으면 꼭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마이크에서 울리는 목사님의 설교는 거의 귀에 들어 오지 않았지만

성가대와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들.

내눈에는 그저 아름답게만 보였었다.

그리고 동이 트이고, 부활의 아침은 그렇게 내 기억에 각인 되었다.

서울에 와서는 여의도 광장에서 드리는 부활절 연합예배에 간적이 있었다.

예배는 드렸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다음부터는 부활의 아침은 항상 교회에서 드렸다.

하얀 백설기떡이 아침에 만들어져 하얀 김을 모락모락 내며 배달되면

주일학교 아이들 손에 떡을 들려 보냈었다.

또 온동네에 그날 아침 만든 하얀 백설기 떡을 부활의 아침에 나누면서 기쁨도 나누었다.

이렇게 내가 기억하는 부활주일 아침은

담요에 쌓여 자전거에 싣려서 광장에 모여 초를 들고 천사같은 성가대의 찬양과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들.

하얀 백설기로 기억이 된다.

내 딸들은 무엇을 기억할까.

설마 아무것도 기억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설마 다들 연휴로 여행가는 날로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다.

그러면 안되는데......

 

태어나 처음 해보는 아침금식.

하은이- 금식기도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배가 안고팠어요.

하빈이- 엄마, 난 빨리 배가 고파지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할때 진짜 진짜 배가 고팠었어.

            그러다가 배가 포기했나봐.

올해는 한끼지만 내년에는 하루를 해보자 해야 겠다.

딸들에게 부활의 아침을 어떻게 기억하게 해줄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절대로 평범한 다른 날과 같아서는 안되는데.....

어쩌나......

어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