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호두나무가 쓰러졌다.

토요일 밤 11시가 넘은 늦은 밤.

바람이 무지 심하게 불었었다.

갑자기 뭔가 커다란 것이 푹~~~!!! 하는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났다.

"여보~~~ 이상해. 무슨 소리가 났어."

"그래? 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는데?"

"아냐. 나가봐요"

밖으로 나간 남편. 어~~~ 이런~~~~

왜?

나가보니 아이들 방앞에 있던 커다란 호두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앞마당에.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나가보니 아이들 방앞 호두나무가 저리 누워있었다.

바람은 어찌나 심하게 불어 대던지......

나무가 넘어지면서 옆집을 건드려 전기가 나가고,

놀라서 나온 아저씨.

나무를 보더니 할 말을 잊으신다.

 주일 아침 일어나 보니 벌써 남편은 밖에서 쓰러진 호두나무랑 씨름 중이었다.

 나무가 무너지면서 담장 일부가 망가지고 옆집에 약간의 피해를 주었다.

여름이면 아이들 방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밤에는 창문을 가려주었는데

훵~~~ 해졌다.

 쓰러진 우리 집 호두나무 때문에 옆집도 아침부터 바빴다.

사다리 놓고 넘어온 가지를 자르느라.....

이 큰 호두나무를 작게 다 잘라야 한단다.

일단 차가 나가야 하기에 공간을 만드는 신랑.

이날 예배당에 지각을 했다. 아침부터 열심히 잘랐지만......

겨우 차가 빠질 공간이 생겨

나와 아이들만 예배당으로 가고 남편은 갈 수가 없었다.

집을 나와서 보니 한집 걸러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어젯밤 경계경보가 내려졌다더니 정말 바람이 무섭게 불었었구나.......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가는데 고속도로가  꽉 막혀서는 꼼짝을 안 한다.

1시간을 저리 서있었더니 요란한 소리를 내면 구급차와 경찰차가 가고 사고가 난 것이 확실한데....

나중에 지나가면서 보니 큰 사고도 아닌데 차선 두 개를 다 막고는 한 차선만 열어두니....

1시간 40분을 서있다가  겨우 통과하고 장 보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해 보니 목공소 아저씨와 함께 나무를 계속 자르고 있었다.

 일요일 집에서 쉬다가 연락받고 와준 목공소 아저씨가 너무나 고마웠다.

아들까지 함께 와서는 나무를 잘라주셨다.

고맙다며 하은이가 간식을 챙겨서 내가고....

부러진 밑동 부분이다.

꽤 큰 호두나무였는데...... 그동안 아팠었구나.....

밤새 부는 강한 바람에 나무가 무너지는 것을 보니 가슴이 써늘해졌다.

이런 거구나......

자연의 힘이......

얼마나 버티려고 애를 썼을까.... 싶어 무너진 호두나무가 안쓰럽고,

아이들 방 쪽이나 차가 세워져 있는 쪽이 아닌 앞쪽으로 쓰러진 것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아무도 안 다치고 큰 피해 없이 이 정도라서 또 감사.

 

신랑 나무랑 씨름하느라 몸살이 다 날지경이다.

딸들이랑 난 아무 도움이 안 되고.....

고생했어요.

그리고 미안해라~~~~  미안!! 도움이 안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