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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8. 8.

주일 오후,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초대한 가정이 있었다.

남편이 중매를 했고, 애기 엄마는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낸 지 아주 오래된 집.

 날이 너무 더워 걱정을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두어 차례 짧게 지나가더니

기온이 8도 정도  뚝! 떨어져 너무나 감사했다.

어르신들 더울까봐 하나님께서 소나기도 보내주시고.

 많을 음식을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어주셔서 감사하고.

4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두바이에서 온 우리 석현이.

태어나 처음 비를 맞았다.

 뭔가.... 이상한데..... 신기해서 맨발로 마당에 서서 비를 맞는 우리 석현이.

 비맞고 이상한 느낌을 경험한 석현이 엄마를 부른다.

엄마~~~ (이상해, 뭔가 이상해, 하늘에서 물이 떨어져...) 하는 듯이.

하빈이가 카메라 가지고 가서 찍은 사진들.

어느새 저리 위로 두 겹이나 자란 선인장.

처음에는 엄지손톱만 했었는데.이쁘다.

정말 작았는데,

그런데 제법 안정되게 자랐다.

가시가 단단한 것이 튼튼하게 자라니 감사. 

 남편이 담장에 심어 놓은 무궁화도 꽃이 활짝 피었다.

 벌써 붉어진 사과가 있구나......

보통 10월은 되어야 먹는데.

올해는 사과가 많이 열리지 않았다.

봄 날씨가 안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사과나무가 아파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하은이는 유난히 우리 집 마당에서 자란 사과를 좋아한다.

많이 열려야 우리 하은이 간식으로 아침으로 먹을 텐데.

그리고 김치 담글 때도 갈아서 넣고.

우리 집 사과를 넣어야  김치가 상큼하니 맛있다.

 월요일,

올케가 아이들 놓고 집사님 가정과 함께 프라하를 가고 난 아이들하고 집에 남아

집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아이들하고 쉬는데 우리 석현이 엄마 없어도 저리 잘 논다.

 물풍선 하나로 어찌나 잘 놀던지.

 점심은 떡볶이였는데 씻어준 떡볶이는 그냥 장난.

씻은 김치에 물에 만 밥 반공기를 다 먹은 우리 아기.

 40도 가까이 되는 정말 찌는 더위에 우리 아이들 마당에서 물놀이를 했다.

얼음까지 꺼내서 신나게 흠뻑 젖게 물놀이를 했다.

물풍선도 한 봉지 다 꺼내서 던지며 놀고 덕분에 마당에 물도 넉넉히 주고.

목욕한 우리 석현이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노는데.

카메라가 스마트폰인 줄 알고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석현이 덕에 우린 눈물 나게 웃었다.

 피곤하셨지. 마당에서 놀고, 뛰고 , 계단 오르내리고......

그렇게 엄마 없이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고.

효자네 우리 석현이가.

작년 가을에 떨어진 호두를 남편이 모두 모았었다.

나중에 또 떨어진 호두를 그냥 두기 아까워 다시 저렇게 모았는데 그 호두에서 싹이 났다.

4개나.

저 싹들이 모두 자란다면 호두나무 4그루가 또 생기는 거다.

그건..... 곤란한데......

어쩐다나.......

누구든 원하면 줄텐데......

저 정도 자랐으니 옮겨 심으면 잘 자랄 것 같은데.......

어쩐다나.......

신기하면서도 괜스레 심란해진다.

그냥 모른 척 두기도 그렇고, 다른 곳에 옮겨 심을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