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작정을 했었다.
오늘부터 아이들 속에 어린 왕자를 함께 앉히기로.
교실에 들어오자 익숙하게 뒤에 있는 의자로 가서 앉는다.
아니.
오늘 부터는 친구들 옆에 앉아야 돼.
싫단다.
페이퍼만 하고 다시 뒤에 앉기로 하고 일단 친구들 속에 앉은 어린 왕자.
시작은 순조로운데.....
워낙 자기 통제 훈련이 안된 녀석이라서.....
중간중간 계속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닌다.
그렇게 월요일이 순조롭게? 지났다.
화요일.
아침부터 울고....
이유는 엄마가 인사를 안 했다고.
주차하고 다시 온 엄마랑 긴~~~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와서는 폭 안기는 녀석.
그러더니 앞의 친구들 옆 자리에 가서 앉는다.
바이블 시간에도 혼자 돌아다니더니 젤리를 주자 바로 가서 아이들 속에 앉는 녀석.
뒤에 앉아서도 볼 건 다 봤나 보다.
켈린더에 날자를 붙이고 싶다고 손도 번쩍 들고.
오늘의 Student of day 학생이 되어서 자기 이름표도 붙이고.
순조로운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혼자 돌아다니며 놀고 싶단다.
안돼.
여긴 학교야. 유치원이나 집이 아니고.
다시 자리로 돌아간 어린 왕자.
사과에 관심을 보이더니 자리로 돌아와서는 사과로 자꾸만 장난을 친다.
이거 쓰고 나면 노는 시간이야.
만약 안 쓰면 당연히 못 놀지.
협박? 에 쓰기 시작하는 어린 왕자.
요 정도면 훌륭하고.
그런데 갑자기 소리 지르며 집에 간다고 화가 나서 나간다.
쫓아가니.....
내참..... 어이가 없어서.....
미스 펑커가 스티커를 주는데 뒤쪽에 있는 공룡 스티커를 보고는 자기는 그것을 달라며
화를 낸 것.
에휴~~~~
미스 펑커 스티커지 네 것이 아니거든요~~~~
겨우 달래 놓고 난 1학년 교실로 갔다. 그리고 한 시간 뒤에 돌아오니.....
친구들은 수학을 하는데 혼자 놀고 있다.
안 한다고 떼를 써서 스트라이크 하나 받으시고.
수학 페이퍼 급히 나랑 하는데....
요것이 나를 시험하네.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주황과 초록을 바꿔서 색칠을 한다.
그런다고 그냥 넘어갈 수야 없지.
어째 순순히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를 않는지.
그래도 참 많이 좋아졌다.
사진만 보면 아주 순한 왕자님인데......
밥 먹을 때도 초코 푸딩을 먼저 먹겠다고 미스 펑커를 난처하게 하다가
내가 내려가자 순순히 점심 먼저....
요걸 그냥~~~~
매번 미스 펑커랑 날 테스트하는 녀석.
이 닦는 친구들 화장실 문 닫고 불 한번 꺼주시고,
매트리스 위 점프하다가 나한테 붙잡혀 이 닦으러 가시고,
다니엘 집적 거리다 한번 혼나 주시고......
아침부터 정신없게 만든 어린 왕자.
그리고 잠이 든 왕자님.
정말 오랜만에 평화가 찾아온 교실.
그래서 이번 주 요절 카드를 접었다는.
인터넷으로 설교말씀 들으면서.
그러더니 기분 좋게 일어나셔서는 미술실에 올라가기 싫단다.
결국 미스 후기랑 미스 펑커가 함께 모시고? (들고) 올라가서는 결국
나에게 끌려서 미술실로 들어갔는데.
그렇게 가기 싫다더니 무지 신나서 그림을 그린다.
제일 재미있게.
그럴 거면 처음부터 제 발로 올라갈 것이지.
내려와서는 스낵 시간.
맘에 안 드는지 안 먹는 다고.
예감이 불길해~~~
아니나 다를까......
혼자 뒤에서 눕고 뒹굴고 그러더니 아이들이 앉는 매트로
부메랑처럼 날리려고 해서 나랑 또 한 번 씨름하고.
결국 다니엘과 일라니(엘리야) 두 선지자를 매트로 쳐서 다시 스트라이크 받고.
사과를 안 하려 해서 또 전쟁을 치르고서야 미안하다 사과하고.
그런데 요 녀석.
자기가 조심하라 분명히 말했는데 다니엘과 일라이가 조심하지 않은 것이라고
투덜투덜.
내참 어이가 없어서.
스낵 시간에는 책만 볼 수 있거든요~~~~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 스낵을 먹으니까.
그러더니 다시 지원이 옆에서 앉아서 크레파스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장난하며
색칠을 한다.
어이없어 그저 웃고.
내가 웃으며 지도 마주 보고 웃고.
내참.....
그렇게 오늘도 하루가 힘들게 피곤하게 전쟁을 치르듯 지나갔다.
아래로 내려오니 뭐야.....?
아~~~
이번 주에 투표가 있다.
학생회 대표로 뽑아 달라며 저리 포스터도 만들고.
스티커도 선물로 붙여놓고.....
귀엽네.
그런데 이번에는 하빈이 가 안 하고 싶단다.
하은이는 출마한다 하고.
그런데 우리 딸들은 항상 조용히 했었는데....
목요일이 기대가 된다.
음.....
여학생들 틈새에서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제임스에게 한표.
ㅋㅋㅋㅋ 그런데 난 투표권이 없어서..... 미안.....
제발 내일은 우리 힘쓰지 말고 서로 잘해봅시다.
내가 힘이 달려요~~~~~
에고~~~
내일은 바닥에 눕지 않고,
삐져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교실에서 점프하지 않고,
친구들 안 다치게 하고,
화장실에 친구들 있을 때 밖에서 문 닫고 불 끄기 없기.
오늘처럼 친구들이랑 함께 앉고,
환하게 웃어주고,
기분 좋게 안아주고,
미안, 고마워 이쁘게 말하기,
오늘처럼 페이퍼도 잘하기.
언제쯤 스스로 통제가 되려나,......
그래도 2주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없다.
다른 아이들에게 계속 양해를 구해야 하고
언제까지 어린왕자에게만 예외를 적용할 수는 없기에.
작년에 필리핀에서 한 귀공자 같이 잘생긴 남학생이
1학년에 입학을 했다.
그런데......
워낙 집이 부유하다 보니 일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 귀공자는 혼자 포크로 무엇을 먹어 본 적이 없고
혼자 화장실을 가본 적이 없었다.
결국 학교에서는 집에서 먹는 것과 화장실 훈련을 해서 다시 보내달라
부탁을 했고 일주일이 지나도, 2주일이 지나도
잘생긴 귀공자는 학교로 오지 못했다.
결국 부모가 연락이 왔는데 화장실 훈련이 안된다고.
그렇다고 매번 선생님이 따라가서 밖에서 기다렸다가 닦아 줄 수도 없고.
그것도 1학년을.
몇 년 전에는 베트남에서 귀하게? 자란 여학생이 3학년에
들어왔는데 이 딸을 보살피는 사람만 두 명이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이 아가씨는 자기 손으로 하는 것이 없었다.
지우개가 떨어졌는데 담임선생님을 불렀다고.
내 지우개가 떨어졌어.
그래서?
본인이 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 지우개가 떨어졌다고.
그럼 주어야지.
내가?
그럼 누가?
너무 어이없어하더니 직접 지우개를 집었다고.
물론 이 귀하게 자란 공주님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젠 자기 혼자서도 잘하는 학생이 되었다.
귀여운 어린 왕자를 보면서 너무 귀엽고 이쁘고 귀해서
뭐든 오냐오냐 다 해주다 보면 어느새 아이가 자라서
고집이 세지고 엄마, 아빠를 이긴다.
울음과 폭력으로.
똑똑하고 눈치도 빠르고,
그런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한다.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한다.
무조건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만 하려 하니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도 힘들다.
그래도 아직은 기회가 있다.
우리 어린 왕자는.
친구를 좋아해서.
그리고
학교도, 선생님도 좋다 하니까.
엄마손 잡고 매일 아침 학교에 오니까.
빨리 배우면 좋으련만.
규칙은 모두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 어린 왕자가 배워야 하는데.
'그룹명 엄마의 일 > 201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페밀리 페어 (0) | 2012.10.01 |
---|---|
해바라기에서 가을 나무로. (0) | 2012.09.22 |
어린 왕자 같은 이 녀석이 (0) | 2012.09.08 |
올림픽 데이~~~~ (0) | 2012.05.28 |
2012년 May Fair (0) | 2012.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