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룹명 엄마의 일/2013년

이젠 된 것 같습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2. 13.

오늘 드디어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우리 어린 왕자가 이젠 된 것 같다고.

물론 다른 아이들처럼 규칙을 잘 지키고 순종하며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고.

이젠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기에.

 

미술실 올라가는 녀석 뒷모습을 보면서 새삼스럽다.

3개월 전만 해도 질질 끌려서 올라가던 녀석이 이젠 저렇게 줄을 서서 

아이들과 함께 가니 말이다.

음악시간에도 음악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말썽 피우면 끌어내곤 했었는데

이젠 음악실 밖에서 기다리지 않는다.

체육시간에도..... 아니 체육시간에는 가끔 노는 시간으로 착각을 하는지.... 원.....

그래도 정말 많이 좋아졌다. 체육시간에도.

 

제일 큰 변화는 바로 저거다.

매일 장난감을 집에서 들고 와서는 장난감 때문에 혼나고, 집중을 못하고,

그래서 또 혼나고. 그래도 장난감을 자기 책상 위에 꼭 놔야 했던 어린 왕자가

이젠 저렇게 교실 밖 도시락 놓는 곳에 놓고

놀이시간에만 들고 와서 논다는 것이다.

또 친구들과 함께 놀고.

오늘도 전 같으면 만지지도 못하게 했을 텐데

친구들과 함께 너무나 재미있게 논다.

이쁜 녀석.

 

미술 시간에 오늘은 미스 에디나랑 가면에 색칠을 하는데.....

욘석, 자기는 스타워즈의 제다이 가면을 만들고 싶다며 떼를 쓰더니

전 같으면 교실 밖으로 튀어나갔을 텐데.... 몇 분 뒤 친구들이 재미있게 

작업을 하니 어느 순간 앉아서 열심히 물감으로 칠을 한다.

이것도 변한 모습.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이 작은 실랑이도 사라지겠지.

 

초콜릿을 가지고 와서는 남자 친구들만 하나씩 준다.

욘석이~~~ 여자 친구들도 줘야지.

했더니 여자친구들도 하나씩 주더니 나랑 미스 펑커도 주네?

어라?

모자랄 텐데.....

아~~~~ 자스민이 열이 나서 결석을 해서 개수가 맞았다.

그래서 나도 초콜릿 하나 받았다.ㅎㅎㅎ

 

아직도 하기 싫으면 징징징....

화가 나면 큰소리를 내며 화가 났다는 표를 요란하게 하지만

다른 아이들도 어느 한순간 그 정도는 하기에.....

교장선생님께 이젠 어린 왕자가 된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나오는데 기분이 참 좋다.
올 가을 1학년에 들어갈 때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잘할 것이라 믿는다.

처음에는 어린 왕자랑 함께 1학년에 좀 있어야 할지도.....
1학년에서의 일주일의 경험이 겁을 줄지도 몰라서.

일단 친구들이랑 함께 가니 어쩌면 무지 잘할 수도.

그럴 거라 믿고 싶다.

고마워요~~~~  어린 왕자~~~
남은 3개월 더 열심히 놀고 집중훈련도 하고,

참는 훈련도 해서 멋진 왕자님 되어 1학년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