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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5월의 주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5. 6.

정말 5월이 왔다.

5월만 오면 너무 좋겠다.... 하며 기다렸더니

정말 5월 첫 주 주말.

작은 녀석은 배구시합을 가고,

난 Pech에서 올라온 사촌 동생 가족과 함께

부다페스트로 나갔다.

관광객처럼.

3년? 아니 4년 만인가?

국회의사당 옆 라면집에 갔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작은 홀을 폐쇄하고

큰 홀에서 손님 받는 것을 몰라 민망하게

안을 향해 큰소리로

여기요~~~ 여기요~~~ 불러서 겨우 문을 찾아 들어가고.

항상 먹던 치킨라면도 잘못 주문했는데 잘 못 나온 라면도 맛있었다.
다음에는 딸들이랑 와서 요걸로 주문해서 먹어야겠다.

늦은? 점심을 먹고 두나강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3월에 헝가리에 왔지만 피츠에서 사역하느라

부다페스트 구경을 못했길래

함께 이번에는 두나강변을 거닐기로.

참 감사한 것은 아이들이 헝가리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재미있게 다닌다는 것이다.

주차하고 강가로 가다가... 어~~~? 뭐지?

애니메이션처럼 꾸미고서 함께 모이는

그... 뭐라..... 하는데..... 오늘 여기서 하나 보다.

앞모습은 차마 민망해서 뒷모습만.

아니나 다를까...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있다~~~!!!!

어~~~ 신기해~~~~ 스타워즈인가 보다.

근데 스타워즈 영화를 안 보아서....

도대체 이름과 인물을 모르겠다.

제다이? 요가? 에이씨~~ 모르겠다~~~~

소리가 나고 검에서 불이 번쩍이고 신기해서

눌러보고 만져보는 조카.

귀염둥이 조카도 함께 사진 한 장 찍고.

어렵게 부다페스트로 올라오기에 이렇게

재미있는 장면을 함께 하게 되어

나도 너무 좋다.

깜짝 선물처럼.

두나 강변 산책하기에 너무나 좋은 날씨다.

다음에 올라오면 그때는 한국관에도 가서 한국음식도 먹고

에스테르곰도 가고 아예 하루 자면서 여기저기 구경합시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적 너무나 좋아했기에

서커스를 예약했는데.....

가서 보니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로 예약이 되었었단다.

그래서 원래 예약했던 자리가 아니라 많이 뒤쪽에 앉아서 봤다고

어째.. 이런 일이...

예약했던 자리는 좀 앞자리였는데....

4월에 시작한 서커스 공연은

이태리에서 온 서커스단이란다.

여름에 프로그램이 바뀌면 그때는 앞자리로

제대로 예약을 해서 가까이에서 보기로 했다.

그때는 딸들도 함께 가자고 해봐야겠다.

많이 뒤쪽이었지만 재미있었다 하니 나도 고맙고.

동생 가족이 서커스 볼 동안 난 다시 학교로 출발.

배구시합 끝난 작은 딸을 데리러.

   (맥도널드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는 속눈썹이 저리 길다.ㅎㅎㅎ)

좀 더웠는데.... 3게임을 한 녀석. 지쳐 보인다.

한게임은 지고 두 게임은 이겼단다.

루마니아에서 온 팀은 뱀파이어인데

얼굴에 페인팅까지 하고 왔단다.

너희도 라이언 발자국 프린트 하자!

땀이 나서 싫다고.

 

5월 18일에 헝가리,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체코 등등 

 미들스쿨 배구대회가 있는데 엄마가 따라간다 하니 오지 말란다.

아냐~~~ 엄마 가고 싶어. 가서 응원할 거야.

안 와도 돼. 괜찮아.

그래도 가고 싶어. 괜찮다니까.

엄마가 오면 자꾸 신경 쓰인다고.

우 씨~~~ 엄마 가고 싶은데.

사진도 찍고.

싫다는 작은 녀석.

난 가고 싶은데.....

이미 미스 룻한테 간다고 했는데..... 우 씨~~~
집에 와서 삼겹살 구워 먹고 해가 떨어지니

산책 나온 고슴도치랑 상견례도 하고

주일을 위해 200여 km를 달려가야 하는 동생가족.

다음에는 우리가 내려가야겠다.

남편 깁스 풀면. 
참 감사하다.

생각날 때마다, 아이들이랑 기도할 때마다

잘 지내는지, 어려움은 없는지, 외로워 힘들지는 않은지,

아이들이 학교생활은 어떤지....

걱정이 되었었는데 잘 적응하고 있고 좋다고 하니 감사할 일이다.
늦은 밤,

국수 국물을 우린다.

큰 들통과 냄비를 모두 꺼내서.

아마 우리 부서에서 함께 섬기시는 분들은

이 시간 국수를 삶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올지 모른다 했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또 감사.

아예 예배 전에 밖에 테이블 3개에 준비를 하고

예배를 드렸다.

이리 준비하고 예배를 드리면 바쁘지 않아 좋다.

다들 바쁜 중에도 함께 국수를 해준 예배부 식구들에게 감사.

맛있게 먹어준 성도들, 특히 청년들이 좋아해서 감사.

 

마무리 정리까지 다 해주어서 쉽게 끝났다.

 

 

집에 와 청소하고 내일 도시락 준비하고.....

보통 이럴 때 작은 녀석이 놀아달라 보채는데

다행히 작은 녀석 남친이 함께 집에 와서 놀아줘서 난 해방~~~

ㅋㅋㅋ

항상 심심타며 보채서 일 중간중간 놀아줘야 하는데 요것도 감사.

그래서 덕분에 신랑이랑 둘이 성경 읽기.

너무 좋다~~~~~ 신랑~~

내가 신랑이랑 이렇게 함께 성경 읽으며 얘기하고 

궁금한 점 서로 나누기를 얼마나 원하고 기도했는지 아십니까?

너무 좋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배구 시합 가서 잔디밭에 앉았다는 작은 녀석.

그 때문인지 다 완치된 줄 알았던 아토피가 다시 도졌다.

양쪽 다리가 벌겋게 일어나고

간지러워 힘들어하는 녀석.

별생각이 다 든다.

요즘 아빠 사무실에 갈 때 버거킹에서 햄버거 먹어서 그런가?

보통 한 달에 한번 먹기 힘든 햄버거를 2주 동안 2번이나 먹었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삼겹살을 좀 자주 먹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키 큰다고 안 먹던 우유를 요즘 많이 마셔서 그런가?

(작은 녀석은 어려서도 우유를 안 먹었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하다. 저 녀석 아토피 고친다고

매일 손빨래하고 먹는 거 일일이 다 만들어 먹이고,

비누로 씻겨서는 우유에 꿀을 타서 마사지해주기를 2년 넘게 했었다.

헝가리 온천 소금 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온천소금물에 담그고,

친정엄마가 바다에서 뜯은 미역을

그대로 말린 것을 구해서 보내주시면

소금이 그대로 붙어 있는 미역을 풀어 목욕을 시키고....

해볼 것은 다 했었다.

밤에 잠을 못 자고 긁다가 잠든 엄마 깨우며

엄마,

병원에 가요. 앰뷸런스 불러서 병원에 가요.

하던 작은 녀석 붙들고

너무 긁어 피가 배어버린 옷을 빨며

참 많이 속상해하고 힘들어했었는데.

그렇게 겨우겨우 상처가 아물어 화상처럼 거뭇거뭇하던

피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쩌다 환절기 때 살짝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면서 이젠 다 끝난 줄 알았다.

한 3년 안심하고 지냈다.

그런데 어제 다시 시작을 한 것이다.

에휴~~~~

다시 손빨래 시작해야 하나....?

까마득하다.

일단 기다려 보고. 어쩌면 생각보다 쉽게 가라앉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모르니까 내일은 온천소금을 구하러 다녀봐야겠다.

절대로 약을 사용하지 않겠다 결심하고 그렇게 고쳤는데.....

어쩌면 더워서 땀이 나고 잔디밭에 앉아서 그랬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면 내일은 또 괜찮아질 것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럴 거야.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