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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이 조용함이 참 좋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7. 18.

이번 주 조용한 하루하루이다.

참 좋다.마당을 지나가는 고양이 소리도 들리고,

새소리도 끊임없이 들리고, 태산이 혼자 마당에서 놀다가

새를 향해 짓는 소리도 들리고.....
얼마 전 천사님 방에서 보았던 시가 자꾸 생각나 다시 적어 본다.
사람이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행복한 때는 없다.                                             

                                           정 현 종

사람이 풍경일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그런 거 같다.

 

오랜만에 마당을 나갔다.

바람이 불고 선선한 날이지만 텃밭에 물을 좀 주어야 할 것 같아서....

토마토가 크지 않지만 열려서는 빨갛게 익어가고,

헝가리 고추가 열렸다.

비타민C가 많다고 하니 토마토랑 고추랑 따다가 먹으면

비타민C를 따로 안 먹어도 좋겠다는 신랑.

자주 나가서 잡초도 뽑아주고 물도 자주 주고 해야 하는데

아침에 신랑이 물 주면 그 걸고 끝~~ 하니 크게 자라지 못해 안쓰럽다.

미안한 마음에 물을 듬뿍 줬다.

14년 전, 이 집으로 이사 왔을 때 신랑이 심었던 무궁화는

내 무릎 높이 정도였었는데

이젠 내 키를 훌쩍 넘었다.

옆집과의 담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무궁화.

이 자두나무는 키만 저리 자라고 열매가

너무 잘아서 다 떨어지고 만다.

언제쯤 과실을 먹을 수 있으려나.....

제일 맛있는 사과를 주는 나무.

4그루 중 제일 많은 사과를 우리 식구에게 주는 고마운 나무.

정말 달고 큼직한 자두를 주었었는데 올해는 자두가 별로 안 열렸다.

2주 전부터 나무 가득 살구를 달고 있기 힘들어 떨어트리는 살구나무.

우리 집 과일나무가 다 맛있지만 살구는 정말 달다.

우리 식구 먹을 만큼만 먹고는 그냥 새들이, 개미들이 먹는 살구.

요즘은 태산이 간식이 된 살구. 살구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작년부터 작은 사과를 주는 애기사과나무.

작년보다 올해는 좀더 큰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내년쯤에나 사과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도 배가 너무 열려 가지가 휘어진 배나무.

2주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배가 익으면 매일 아침 식사는 이 배다.

호두가 영 들어가고.

아직도 마당에서 뒹구는 작년 호두를 태산이는 집안으로 물고 들어 와서는 

어찌나 맛있게 까먹는지..... 

근데.... 항상 뒷정리는 내 몫이라서....

청소기가 아예 밖에 나와있다.

살구 씨에, 호두껍질에....

팔자 좋은 태산이 대신에 매일 청소기 돌리고 물걸레질하는 나.

햇살 아래 목욕하고 몸 말리는 운동화들.

이 운동화들이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했다.

자꾸만 보고 싶어 나가서 들여다 보고, 만져 보고,

들어서 냄새 맡아보고,....

여름 주스컵받침과 주스병 받침을 만들어 보았다.

아직 사용은 안 했지만....

조만간 손님 오시면.....

컵받침을 몇 개 더해야 할까...?

방학 동안 틈틈이 만든 소품들.

이젠 작은 컵받침이나 소품 위주로....

이젠 정말 눈이 침침해서 힘들어 올해로 끝이 아닐까... 싶다.

제일 아래 오른쪽은 아직 미완성.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심심하다며 어제 하빈이 가 만든 촛불 장식들.

요 녀석은 뭘 하나 만들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 한다.

맘에 드는지 밤에 촛불을 켜고 좋아라 한다.

아빠 들어오시니 신이 나서 설명을 하고.

그런 딸과 아빠를 보면서 나도 행복하다.

이렇게 조용조용 보내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