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여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개학을 했다.
그렇게도 사납게 덥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은 써늘하다.
그런데 아가들이 교실로 들어오자 덥다.....
땀이 난다.... 병아리처럼 이쁘고 귀여운 욘석들이
여기저기서 삐약삐약,
또 어찌나 말없이 여기저기 슬며시 사라졌다 나타나는지...
또 질문들도 많다.
처음에 14-15명이라 했는데 오늘 온 아가들은 12명.
그리고 아침에 한분에 와서 보시고 조만간 결정을 하시겠다 했으니
어쩌면 13.
어쨌든 요정도만 해도 괜찮은 편.
아이들 학용품을 넣어 두는 천 주머니가 아직 안 와서 더 정신없던 아침.
아이들이 그림을 그린다.
책도 보고,
한국말 사용하지 마세요. 교실에서는 영어만 사용하세요.
아무리 일러도 아무래도 다음주까지는 이럴 것 같으다.
나중에 알았다.
이 작은 공주님이 12학년 러우라의 동생이란다.
세상에.... 몇 년 전에 정말 아기였었는데
벌써 우리 반에 있다니.
첫날이라서 서로 이름 익히고, 교실의 룰을 배우는 것으로 오늘 하루는.
바이블 시간.
미스 펑커가 바이블이 뭐야? 물으니
꼬마 하나가 "지루해~" 이래서 귀엽다.
줄 세우다가 시간 다 보내고. 이리 줄 세우는데 어찌나 힘든지.
첫날이니까.
음악시간. 첫날 치고는 아주 잘했다는.
점심시간.
어찌나 조용히 이쁘게 들 잘 먹던지.
난도르는 엄마 말이 무지 많이 먹는다 했는데 긴장했는지 많이 남겼다.
많이 남길 것 같던 알렉스는 오히려 맛있게 잘 먹고.
말이 많을 것 같던 마이카는 조용.
이 조용함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다.
1학년을 보니 어린 왕자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어 다행.
그래도 자꾸만 나가려 해서 체육선생님이 옆에서
함께 말도 하고 장난도 하며 못 나가게 잡고 있다.
저 정도면 괜찮다.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 반가운 인사만 한번.
이제 1학년이기에 1학년 선생님과 어린 왕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시간.
그리고 나한테 있는 12명 아가들 신경 쓰느라
정신없는 점심시간.
이 닦고 잠시 누워서 쉬는 낮잠 시간.
오늘은 용재 오닐의 비올라 CD를 틀었다.
나도 쉬면서 한숨 돌리는 시간.
그리고 아이들이 그리도 기다리던 바깥 놀이.
그런데 미안하게 오늘은 좀 짧았다. 30분.
미술이 있어서.
미술실로 올라가서 새로 오신 미술 선생님과의 만남.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이 포트폴리오는 일 년 동안 미술실에서 사용하게 된다고.
미술 끝나고 내려오는데 여기저기서 배고프다고.....
간식시간이거든요~~~~
손부터 씻으세요~~~~
보통은 간식 먹고 사회나 과학을 해야 하지만 오늘은 통과.
그냥 책을 보고 그림 그리는 것으로.
한 명씩 불러서 신발 갈아 신기고 줄을 세워 내려가니
엄마를 보자마자 달려가는 아가들.
이쁘다.
밝고 건강한 이쁜 아가들.
내일 만납시다~~~~
교실에 올라와 구두를 벗으니 물집이 잡혔다.
내일은 편한 신발을 신어야겠다.
바지를 입고. 어쨌든 오늘 하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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