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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GGYG 클럽- 선생님들이 교회 오빠가 되는 순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3. 11. 16.

이번 주 GGYG 클럽 때 김밥을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하필 농구 시즌 시작 첫날과 겹쳐서 생각보다 아이들이 적었는데 

하은이 말이 항상 그 인원이었다고.

주말 시작인 금요일 오후.

아이들 모두 떠난 학교 부엌.

김밥 재료 대부분을 집에서 준비해서 왔지만

 오이와 노란 무는 학교에서 썰어야 했는데 작은 녀석 해보고 싶단다.

좀 불안하지만 그래도 맡겨 놨더니 제법 열심히 한다.

이럴 때면 하는 말. 

옛날에는 시집갈 나인데 어째 칼질이 저러누.....

미리 모두 준비를 해 놓고.

미스 룻이랑 체육 선생님인 MS.M이 함께 도와주셨다.

게임도 하고.옆에서 보니 재밌다.  

옛날 나 고등학교, 대학 때 생각도 나고......

그런데 학생 6명에 선생님이 6명이다.......

게임이 끝나고 드디어 김밥 시간.

삼각김밥을 만들어 보는데 김을 접어 스티커 붙이는 것이 어렵고,

또 비닐 뜯어먹을 때가 어렵고.

Mr. 파샤가 만든 김밥. 첫 번째 것은 너무 두꺼웠는데

그다음 김밥부터는 제법 예뻤다.

이렇게 김밥도 만들고, 삼각김밥도 만들고.

다들 만족스럽게 먹고.

생각했던 인원보다 적게 와서 다들 만들어서 집에도 가져가고.

설거지하는 동안 Mr. 존이 말씀을 전했다.

감사해라.

이슬비에 옷젖듯이 그렇게 매일매일 하나님 말씀에 젖어서 

사는 하나님의 귀한 딸들이 되기를.

복 있는 내 딸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기타 연주.

가만히 Mr. 핸들과 Mr. 파샤의 연주를 듣고 있으니

오래전 교회에서 문학의 밤,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던 때로 돌라간다.

그때 그 분위기와 같아서.

선생님들이 교회 오빠가 되는 순간.

두 분의 연주가 어찌나 멋지고 아름답던지.....

즉흥적인 연주라서 더 멋진 두 분의 연주.

Mr. 파샤는 드럼까지 가지고 와서 연주를 하시고.

Mr. 핸들은 4학년 선생님이신 Ps. 핸들과 프리스쿨 선생님이신

Ms. 비의 아들이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고액 연봉의 직장을 일단 미루고(?) 

부모님이 계시는 이곳 헝가리 우리 학교에 와서 전공을 살려

하이스쿨에서 과학, 화학, 수학을 가르치신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참으로 아름다운 젊은이다.

요즘 고액 연봉의 직장 대신 연세 드신 부모님과 보내기 위해 오는

젊은이가 몇이나 될까.....?

기타 연주를 하며 노래를 하는 Mr. 핸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Ps. 핸들 부부를 좋아한다.

밝음과 따뜻함이 주변에 전해지는 부부라서 좋다.

날카롭지 않고 둥글둥글. 그러면서 웃음이 있고 밝음이 있는 멋진 부부.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화단 곳곳에 Ms. 비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모자 쓰시고 장갑 끼고 정성스레 작은 꽃들을 살피는 손길에서 

얼마나 우리 3,4살 아가들을 기도로 잘 돌보는지 알 수 있는 멋진 분이다.

그래서 아들이 저리 멋지게 자랐나 보다.

노래 부르다가 결국 흥에 겨워 음악실까지 가서 피아노 치며

크리스마스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멋진 시간을 보내고 8시 30분이 넘어 집으로 출발하기 위해 

빠이빠이~~~~~ 인사를 하고 나왔는데......

헉!!!!

시동이......

안 걸린다......

뒷문이 살짝 열렸었다.....

우아하게 인사하고 나왔었는데....

마침 체육선생님 차가 있어서 연결해서 충전을 하고.....

ㅋㅋㅋㅋ

에고~~~~~

그냥 빠이빠이하고 집에 가면 내가 아니지요.....

그렇게 요란한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

 

하은, 하빈.

너무 멋지다.

엄마 참 좋다.

오늘 교회에서 오래전 문학의 밤, 성탄 준비하던 그런 밤 같았어.

꼭 선생님들이 교회 오빠 같다. 그렇지?

그런 거지.

그리고 Mr. 핸들 참 멋진 청년이다. 아름다운.

실력이 있고 자존감이 있기에 그런 선택도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삶을 살 수 있는 거야. 

실력이 없으면 조급해지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지.

그저 하루하루 급하게 허둥대며 살게 되는 거야. 불안하게.

그래서 너희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돼. 하루하루를.

실력을 쌓아야 해.

그리고 내가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선택하는 거야.

이 시간 어떻게 살 것인지를.

돈을 좇아 살지 말고.

 

언제나 아이들만 GGYG클럽에 가고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왔었다.

김밥을 한다고 갔다가 본 GGYG클럽.

내 딸들이 그 자리에 있음에 참으로 감사한 밤.

축복된 밤.

감사합니다. 하나님.

 

김밥 아니라 뭔들 못할 까......

매주 금요일 못할 까......

그저 내 딸들이 하나님 말씀을 듣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낸다면 매주 뭔들 못할 까....

중2가 무서워 북한이 못 내려온다는 사춘기 중2.

큰 녀석도 조용히 지나갔고,

작은 녀석도 별 증상 없이 조용히 지나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 때문이 아닐는지.

이 세상에 완벽한 학교가 있겠나.....

좋은 점도 있고, 맘에 안 드는 부족한 부분도 있고.

왜 이렇게 안 할까.... 가끔 불만도 있지만

다른 학교인들 완벽할까....

지금 이 모습에 감사하고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님 말씀 안에서 이슬비에 옷 젖듯

그리 자라니 참으로 감사하다.

다른 것까지 바란다면 이 또한 욕심이지.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걸.

한 손을 쥐었으니 다른 한 손은 마땅히 펴야 하는 걸.

내가 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는 것이기를,

내가 펴서 버리는 것이 하나님이 버리기를 원하는 것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이 버렸으면 하는 것을 꼭 쥐고 포기 못하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기를 다시 기도하며 나를 본다.

그렇게 내 맘을 정리하며 하루가 또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