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이 생일이다.
내 새끼가 어느새 17살이 되었고 이젠 엄마의 좋은 친구가 되었다.
내년에는 대학 신입생이 되어 있겠지.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다들 바빠서 슬립오버는 안 하고 집에서 논단다.
하은이는 친구들 데리러 부다페스트로 나가고 하빈이는 봄방학이기에
태산이랑 열심히 놀아준다.
매일 혼자 집에서 외롭게 기다리던 태산이 누나가 놀아주니 너무 좋아한다.
하은이가 오기전에 주문한 김밥과 닭갈비를 만들어야 하기에 바쁜데....
전기가 나갔다.
갑자기 알람이 울리고 모든 전기가 사라졌다.....
알고 보니 이날 이르드 전체가 정전이란다.
오후까지.... 어쩌누......
성냥으로 불을 켜고 닭갈비 완성.
헝가리 친구랑 일본 친구는 매운 것을 잘 못 먹을 것 같아
좀 안 맵게 했는데 괜찮으려는지.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가씨들 진짜 잘 먹는다.
밥도 거의 다 먹고, 김도 여러 번 썰어서 주고,
특히 꽤 많은 양의 닭갈비를 다 먹었다.
그런데도 살 안 찌는 거 진짜 신기하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며 애타 하는 태산이를 살짝 들여보냈더니
이 녀석 진짜 웃긴다.
짖지도 않고 덤비지도 않고 어찌나 예의 바르게 누나들에게
다가가 냄새 맡고 살짝 간 보고.
항상 남자가 오면 경계를 하면서 어찌나 짖어 대던지.
그런데 이쁜 누나들이 오니 태산이도 좋은가 보다.
우리 태산이 넘~~ 여자를 좋아해. 그것도 이쁜 여자만.
밥 먹고는 정전이 되어서 영화를 못 보고
윷놀이를 하는 아이들.
오랜만에 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다.
아이들이 노는 동안 난 호떡을 구웠다.
생일 케이크를 안 샀다. 구울까..... 하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떡을 케이크 대신하기로.
그렇게 호떡을 구워서는 하은이 호떡에만 작은 초 하나를 꽂아서 생일을 했다.
아가씨들 맛있단다.
맛있다 하니 신이 나서 호떡을 또 만들기 시작.
맛있게 먹어주니 그저 신이 난 나는 열심히 만들고 또 만들고.
그렇게 먹고는 봅슬레이를 타러 가기로 했다.
모두들 처음이란다.
진짜?
정말 모두들 처음이라고.
처음에는 모두들 겁이 난다더니 웬걸.
어찌나 속력을 내면서 내려오는지.
너무 재밌단다.
조용한 봅 빠이어에 우리 아가씨들 웃음소리가 꽉 찬다.
어찌나 까르르 웃어 대는지.
그래서 나도 행복하다.
슈만 마지막까지 천천히.
모두들 그렇게 놀고들 집으로 돌아갔다.
아주 간단히 끝낸 생일 파티.
다들 건강하게 잘들 지내고 봄방학 끝나고 봅시다.
어느새 17살이 된 하은이.
생일 축하해. 엄마 딸.
사랑해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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