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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마이클 잭슨 나무도 보고 책방도 가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4. 4. 22.

지난 토요일 오후.

부활절 연휴.

남편은 한국 출장 중.

하은이는 숙제를 하러 친구 집으로.

난 하빈이랑 시내를 나갔다.그냥..... 바람쐬러......

차 주차하고 제일 먼저 간 곳은 일명 마이클 잭슨 나무.

오래전 마이클 잭슨이 이 앞의 호텔에 머물렀었는데

그때랑 어떤 인연이 있나?

부다페스트에 있어도 몰랐었다.

작년인가?아시는 분이 포스팅을 해서 그때 알았는데 이제야 가본다.

바찌 거리에 부활절 장이 섰다.

헝가리 사람들 대부분이 여행을 떠나고 관광객을 위한.

그리고 젊은 사람들을 위한.

나도 관광객이 되어 사진기 들고 천천히....

이쁘다...... 했더니

하빈이 왈.

엄마 저 잔이 우리 집에 오면 싸구려가 되고 저 분위기가 아니야.

맞다....

향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망설였다.

살까...? 말까.....?
직접 구운 빵 하나 살까.... 하다가 작은 녀석에게 사 오라 했더니 싫단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아직도? 싶어

엄마는 헝가리 말 못 하니까 하빈이가 사와.

안 그러면 그냥 먹지 말자. 했더니 안 먹겠단다.

에휴~~~~ 그러다 한소리 했다가 작은 녀석 삐졌다.

나중에 대학가서도 혼자 안 사 먹을 거야?  했더니......

자존심이 상해서는 엄마가 그렇게 말해하기 싫어졌다나?

그러더니 삐져서는 심술 내고 말도 안 한다.

우 씨~~~~

나도 안 해~~!!

저 등이 진짜 맘에 들었었나 보다.

작은 녀석 작년 크리스마스 때도 이쁘다... 하더니

자기 결혼식 때 저런 등으로 장식하고 싶단다.

이 사진 잘 간직했다가 작은 녀석 맘이 안 변하면 

정말 결혼식 피로연을 이렇게 해줘야 할까 보다. 

여기서 고양이 한 마리 데려왔다. 이뻐서.....이뻐서.....

항상 구경만 하고 만지작만지작하다가 돌아왔었는데

진짜 사니까 신기했나? 

진짜 살 거냐고 작은 녀석이 묻는다.

응.

엄마가 엄마를 위해서. 엄마가 그냥 사고 싶어서.

새끼 돼지인가? 했더니 염소였다.

노숙자의 자리인가?

작은 녀석이 알렉산더에 있는 책방을 가고 싶단다.

그래서 언드라쉬우트를 걸어서 

책방 안으로 들어가니 사진을 찍고 계셨다.

쌍둥이라는 책 광고 앞에서

두 분이 저 책의 주인공인가?

책을 사려나.... 싶었는데 그냥 책만 보고 안 산다.
돌아가는 길은 우리나라 대학로처럼 소극장이 많고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카페가 많은끼라이 우쩌로 가기로 했다.

좀 더 걸어서 강가도 가려했는데 하은이 곧 기차역이라 해서.....

금요일에 라자르 푸스타에 견학 갔을 때 우리 아이들.

이 아이들의 밝고 이쁜 웃음을 보면서

또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앞으로 어찌 살아가나.....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간절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다 사라진 아이들.

그 아이들을 가슴에 품고 어찌 살 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