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을 바꿨다.
우리가 쓰던 넓은 방이랑.
이제 딸들도 각자 책상이 필요하고 침대도 따로 분리해야겠다.... 싶어.
제일 먼저 책부터 정리를 시작을 했다.
사실 딸들은 초등학교 2학년까지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TV프로를 보여주지 않았었다.
내가 골라서 보여주는 비디오만 봤었다.
그러다 헝가리어를 위해 연결을 해서 시간을 정해서 보여주었는데,
첫날 헝가리 TV 만화프로를 본 하빈이는 문화충격을 받았었다.
하은이는 너무너무 신기해하고. 일주일이 넘게 작은 녀석
엄마, 다시 돌려서 보여주세요~~~
이건 비디오 테이프가 아니야.
그럼 어떻게 해?
내일 이 시간에 또 할 거야. 기다려야 해. ^ ^
또 딸들은 각자의 방이 없고 책상도 없었다.
모두가 식탁에서 이날까지 숙제도 하고 시험공부도 했었다.
그러다 아빠가 퇴근하시면 공부하던 책들 다 치우고 저녁을 먹었고,
시험 때는 알아서 내방이나 자기들 방중 서로 하나씩 골라 들어가 침대 위에서 공부를 했었다.
그래도 큰 불편 없었고, 집중하는데 어려움 없다 했으며
성적도 나름 나쁘지 않아 그냥 지내왔었는데,
이제 하은이가 12학년으로 본격적으로 의대 준비를 해야 하고,
하빈이도 10학년으로 천천히 대학 준비를 해야 하기에 집 공사를 한 것이다.
제일 큰 방인 내방으로 아이들이 옮겨와서 책상이랑 책꽂이,
옷장, 침대를 따로 분리해 주었다.
어찌나 좋아라 하던지.....
다 컸다. 딸들이 아빠랑 가구도 조립하고, 헌 가구 다 들어서 내려놓고.....
그래서 힘없는 에미는 책장 정리하고 자잘한 것들 치우고, 청소하고....
근데 책 정리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냥 옮겨서 꽂다가 어느 순간 하나하나 들춰보고, 안도 다시 훑어 보고. ^ ^
그러다가.... 아직까지 이 책이 있었네? 신기해하고.
딸들이 내가 읽었던 책을 나의 소개 없이 읽고 있을 때의 감동은 생각보다 컸다.
또 어느 날 갑자기 오래전 내가 읽었던 책의 제목을 대면서 어떤 책이었는지를
물어볼 때 나의 감정은 참... 뭐라 표현하기 어렵게 묘하게 좋고 흥분된다.
얼마 전 하빈이가 읽고서 나한테 물어 본책.
어? 어떻게 알아? 엄마도 읽었는데. 재밌지?
난 한국말로, 딸은 영어로.
그런데 읽으면서 받은 느낌이 같다는.
이런 것이 자식 키우는 기쁨이리라.
그리고 어느새 다 커서 나랑 같은 책을 읽고 나누는 딸들이 신기하다.
어? 진짜 오래된 한문 성경이네?
하면서 펼쳤더니만.....
돌아가신 할아버지 성함이 적혀있다.
어떻게 할아버지 성경책이 우리 집에 있지?
도대체 기억이 없다.
할아버지는 믿음이 좋으셨던 분도 아니셨고, 덕이 있는 분도 아니셨다.
참으로 맏며느리(친정엄마)를 힘들게 하고, 할머니 돌아가신 뒤에는
본인의 삶을 누리기 위해 이기적인 삶을 살다 돌아가셨다.
목사인 며느리랑 함께 살면서 보신 성경책이었나 보다.
할아버지가 보시던 성경책을 펼쳐보니... 아니나 다를까.....
안이 창세기만 몇 장 흔적이 있고 뒤는 아주~~~ 깨끗.
완전 아침 드라마 속의 이기적이고 이해불가인 그런 삶을 사신 분이시다.
내 성경책이 아닌데....? 이상하다....
펼쳐서 안을 보니...ㅎㅎㅎㅎ 에고~~~ 친정아빠 성경책.
진짜 신기하네.
내가 들고 온 것도 아니고 아빠가 들고 와서 놓고 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우리 집에 있지?
친정아빠가 보시던 성경책도 한문.
친정아빠도 할아버지처럼 신실하시지 못하시고, 믿음의 덕을 세우지 못하신 분.
어느 날 은혜받으면 하늘을 날으시다가 곧바로 추락하셔서는
참으로 가족을 힘들게 하시는 친정아빠.
이젠 정신도 맑지 않으셔서 엄마가 너무나 힘드시다.
친정언니도, 남동생도.
그래서 오늘도 기도한다. 친정아빠를 위해서.
친정아빠를 위해 기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빠 때문에 너무나 힘든
친정엄마와 언니, 동생, 특히 형부와 올케 때문이다.
정말 깨어 기도할 일이다.
엄마는 그리 힘드시면서도 아빠 때문에 우리 모두 긴장하며 깨어 기도하며
사니 이것이 복이다.... 하신다.
맞는 말씀인데 현실은 너무 힘들기에.....
어느 날 정신줄 놓고 가족을 이리 힘들게 하면 어쩌나.....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다가 조용히 천국 가면 얼마나 축복일까.
어? 내 성경책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읽었던.
난 잃어버린 줄 알았었다.
결혼하면서 한국에 놓고 왔고 없어진 줄 알았었는데
이번에 책장 정리를 하면서 책 속 묻혀 있었다.
어찌나 반갑던지.
제일 아끼던 성경책을 찾아 무지무지 기뻤다.
아마 이 성경책으로는 이독을 했던 것 같다.
참 소중하게 아꼈던 성경책.
내가 고등학교 때도 저렇게 왼쪽에서 펼치고, 위에서 아래로 읽었구나.....
마스터 성경?
내 성경책은 아닌데......
신랑 거였구나......
대학원 입학하고 엄마가 사주신 성경책.
이때 처음 영어로 성경을 읽었다.
음...... 영어로만 읽은 것이 아니라 한글로 읽고 옆의 영어를 다시 읽고. ㅎㅎㅎㅎ
근데 진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지금도 한글과 영어로 성경 읽는 것이 좋다.
쉽게 번역을 한 성경을 처음 읽을 때
받은 느낌은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위한 성경책 같은 그런 느낌? ㅎㅎㅎ
그래도 표현이 달라 너무 재밌어 순식간에 일독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뒤에 다양한 번역의 성경이 궁금해서 산 책.
이 성경책도 가볍게 재밌게 읽고 가끔 궁금하면 다시 펼쳐보곤 한다.
아마도 제일 많이 읽은 성경책일 것이다.
왜냐하면 작아서 가방 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마다
꺼내서 읽어서 아주 손에 익숙해 너무나 편한 성경책이다.
아마 이 성경으로 제일 많이 다독을 했을 것이다.
4~5번 정도?
이젠 돋보기안경이 필요해서 읽기가 힘들어져 아쉽다.
사연이 있는 성경책.
하은이 임신해서 한국을 방문할 때 교회 집사님께서 부탁을 하셔서
한국에서 사 가지고 주일에 가지고 갔더니만 나 한국 간 사이에 다른 여집사님이랑
다투시고 다른 교회로 옮기신 뒤였다.
그래도 사 왔기에 전달하려 노력했는데 맘이 상해 교회를 옮기시고는
만나기기 쉽지 않아 결국 내가 가지게 된 성경 책.
요즘도 이 성경책으로 영문 필사를 한다.
요즘 내가 보고 있는 성경책.
너무 낡아 비닐을 포장을 했는데 그 비닐까지 찢어져서.....
조만간 새 성경책을 사야 할 듯싶다.
일주일째 정리 중인 우리 집.
마지막 정리로 베란다에 쏟아 놓은 쓰레기들을 정리하다가
허리 아파 고개를 드는 순간.
헉!!! 어느새..... 벌써?
세상에~~~~
무화과가 엄청 크게 많이 열렸다.
게다가 저리 잘 익어서는 떨어지기 일보 직전.
손 닿는 곳의 무화과를 따는 족족 입으로 가고,
베란다 정리하던 일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손이 닿을 듯 말 듯 하니 까치발에 버둥거리며 열심히 따서 먹는 내 모습에
내가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저 위의 무화과는 어쩌지? 아까워라.....
사다리 놓고 신랑이 올라가면 내가 베란다에서 말해줘야겠다.
위, 아냐 오른쪽~~~ 왼쪽~~ 하면서
어쩜 이리 달고 맛있는지.
올해는 무화과 잼도 만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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