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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집시 음악회를 다녀왔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4. 9. 30.

얼마전 분명히 들었었는데.....잊고 있었다.

음악회가 있다고.

학교에서 아이들 색종이 접기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계속 왔었다. 남편한테서.

끝나고 전화를 하니 음악회가 있다고. 7시에.

에고..... 정신없다 보니 잊고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하은이한테 열쇠를 주고 기차역에 내려 주었다.

기차타고 먼저 집에 가서 있다가 하빈이 데릴러 가라고.

하은이 내려주고 다시 프랑스 문화원에 가서 작은 녀석 태워서 지하철 역에 내려주면서 기차타고 먼저 집에 가라 이르고,

기차 탈때, 내릴때 꼭 연락하라 했건만....

어쨌든 하은이가 태산이를 데리고 (전혀 도움은 안되겠지만 일단 등치는 크니까) 수영장까지 하빈이를 데릴러 가고

집에 도착했다 음악회 중간에 연락이 와서 안심을 했다.

 

오늘 음악회는 헝가리와 헝가리 주변국에서 음악활동? 을 하는 집시들이 함께 모여서 집시 음악을 알리기 위해

연 음악회였다.

집시 음악회라 그랬나....관객들이 많지 않았다.

웬만한 음악회는 헝가리는 헝가리 사람들이 음악회를 아주 즐겨해서 꽉차는데...

의외였다. 반이 조금 넘었나? 빈자리가 많았다.

 

(카메라를 안가지고 가서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엉망이다.)

 

6나라에서 온 집시 악단들.

하지만 국적만 다를뿐 같은 민족인 것이다.

헝가리 국민이나 헝가리 민족은 아닌 집시들.

그들이 그들의 음악을 알리고자 모였다.

 

거창하게 소개를 했는데 나야 알수가 있나....?

부총리와 부다페스트 부시장? 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이분이 현재 집시 대표분이시라고.

언젠가 집시 왕을 사진으로 봤었다.

왕족이라고 해야하나? 금으로 된 왕관을 썼고 아들 결혼식 사진이었는데....

이분은 집시들을 대표해서 앞에 나서는 분이신가 보다.

집시들이 뭉치면 그 힘이 클텐데.... 일단 인구수가 많아서.

투표만 열심히 해도 절대로 정치권에서 얕볼수 없을 것인데 참으로 요상타.

언제나 무시당하고 멸시당하고, 또 그러려니 똑같이 미래가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

자신들의 조상으로 부터 내려온 집시 음악을 널리 알리고

예술로 승화 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다.

 

제일 감동적인 그룹.

실버팀이라고 할까...?

사실 집시 악단 대부분이 연세가 많으시다.

어쩌면 이세대가 지나가면 집시 음악도 점차 사라지는 것은 아닐런지....

그래서 이런 음악회도 계획한 것은 아닐런지.... 나혼자만의 추측이다.

연세가 60은 족히 넘으신 분들의 연주에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분은 꼭 베토벤같은 머리 스타일을 하시고

연주도 아주 터프하게 하시고.

 

 

 

 

 

 

 

나오다가 노래를 부르셨던 가수분이 계셔서 사진한장 찍었다.

(음악회 있는 줄도 몰랐기에 옷도, 화장도.....ㅠㅠ)

절대로 노래를 잘 부른 것은 아닌데

그냥.... 맘이 그랬다.

살도 많이 찌고 목도 많이 쉬고....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여주인공 같은 느낌이랄까.....

젊었을 때는 인기 많은 가수였지만 나이들어 살도 찌고

목도 가고 그래도 무대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는... 그런 느낌.

사진 찍고 싶다 하니 무지 좋아 하셨다.

그래서 사진 잘 안찍는 내가 기분좋았다는. ^ ^

 

경쾌하고 밝은 곡을 연주하는데도

왜그리 서글프더니.

집시 음악은 악보가 없다.

모두가 어려서 부터 듣고 따라서 연주하며 젖어드는 것이라서.

오늘도 악보하나 없이 지휘자도 없이,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가수의 박자에 맞추어 연주를 한다.

유명한 오케스트라와는 너무나 다른 음색과 박자로.

많이 거칠고, 요란하고 비트가 무지 빠르지만

절대로 신이나서 어께춤이 추어지거나 발이 박자를 따라 춤을 추지 않는다.

분명 정말 빠르게 신나게 춤을 추고 있지만 점점 슬퍼지는 참으로 요상한 음악이다.

그러다 나 혼자 생각을 한다.

저리 춤을 추다가 혹시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은 울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퇴근하면서는 웬만하면 안가고 싶었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