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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재봉틀 사고 첫 작품?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5. 2. 2.

재봉틀을 사놓고는 매일 구경만 했다.

바라보면서 만져보고, 훑어 보고, 지나가다 툭! 건드려 보고.

그러다 애들 뮤지컬 연습때문에 마침 승준어머니랑 통화를 하다가 재봉틀을 가르쳐 달라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좋으시다고.

그래서 토요일 아침, 애들 학교에 내려놓고 승준이네 집으로 슈~~웅~~

워낙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잘 만드시는 분이시라 이쁜 천을 주신다.

내가 가져간 천 말고. ^ ^

난 그냥 박는 연습이나 하려 했더니만 그럼 재미없다며 바늘 꽂이를 만들며 연습을 하자신다.

그래서 만든.

이쁜 바늘 꽂이.

 

나도 천 사러 한번 나가야 겠다.

재봉틀 돌려 보니 자꾸 이쁜 천이 아른아른 거리고....ㅎㅎㅎ

토요일 오전,

한가한 시간을 나에게 할애해 주셔서 감사하고,

애들 또 데릴러 가야해서 학교로 돌아가니,

 

뮤지컬 연습을 마치고 공연날 화장과 머리손질 연습들을 하고 있었다.

연습끝나고 맘모트가서 영화들 본다하더니 저리 화장하고는 못가겠단다.

아빠한테 데릴러 오라고들 전화들 하고.

서둘러 딸들 태워 또 이동.

친구 만난다는 하은이 내려주고 주일에 집시 아가들과 함께 할 준비물 사러.

선물도.

 

토요일 오후 늦게 들어와 저녁먹고 빨래 돌리고,

주일 준비하고......

드디어 나 혼자만의 시간이 허락되었다.

밤 12시 20분.

조용한 밤에 재봉틀 전기 꽂고 낮에 배운 것을 연습한다.

승준어머니가 그려준 앞치마를 꺼내서는

먼저 다림질로 줄을 잡고,

실 색을 초록색으로 바꾸고,

조심조심 돌려 보는데.....

자꾸만 옆으로 밀린다.

집중하면서 만들다 보니 재밌네.

잡생각 없이 집중하며 시간보내기에는 참 좋으네.

아주 간단한 폼이라며 잘라 주셨는데 정말 간단한데 좋다.

한시간만에 내 앞에 오래된 빛바랜 커튼이 앞치마가 되어 나타났다. ^ ^

재밌네.

정말 천사러 가야겠다.

헝가리에 사는 동안 뼛속까지 스미는 것은 사람조심, 말조심,

 없는 말까지 만들어 확실한 진실처럼 떠도는 말에 반응안하기

 미친개처럼 물듯이 아니 가끔은 물기도 하는 독한 혀에 조심하기.

그냥 나는 앞만보며 그리 뚜벅이처럼 가야 한다는 것.

재봉틀.

좋은 친구가 되겠다. 앞으로.

 

미련한 여인은

쉬지않고 말하지만,

 

현명한 여인은

침묵도

자신의 말만큼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Mamalee 님 블러그에서 맘에 담아 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