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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재봉틀, 렘브란트, 뉴욕카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5. 1. 18.

나에게 2박 3일의 휴가가 생겼다.

하은이는 클래스 트립으로 파리를 갔고,

하빈이는 베를린을 갔다.

진휘는 친구 만난다고 비엔나를 가고,

그래서 신랑하고 나만 집에 있어 밥도 안 하고 청소와 빨래만 하고 놀으니 너무 좋다. 

애들이 각각 프랑스로 독일로 떠난 금요일 저녁은 신랑이 사 온 켄터키 치킨으로 해결하고,

토요일 아침,

보통은 토요일도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8시까지 아침 걱정 없이 잤다.

그리고 아침은 간단히 토스트.

그리고 아침 묵상.

오늘은 내가 묵상한 말씀을 신랑한테 읽어 주니 너무 좋았다.

매일 이러길 바란다면 욕심이지....

그저 어쩌다 하루 이러니 감사하고 참 좋다.....하는게지.

 

그리고 12시 다되어 신랑이랑 나갔다.

마치 내 생일 같으다....

오늘은 신랑이 내가 가보고 싶다는 곳을 다 함께 가준다 하니 말이다.

첫 번째는 오페라 하우스 앞에 있는 커피캡슐 파는 곳으로 슈~~ 웅~~~~

그냥 큰 박스로 하나 사고,

다음에 또 이런 휴가가 생긴다면 오랜만에 오페라를 봐야겠다.

미리 표를 예매해야 해서....

그리고,

옥토곤에 있는 재봉틀 파는 곳으로 가서 재봉틀을 샀다.

신랑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재봉틀을 사라 돈을 주었는데 이제야 샀다.

언제부터 사고 싶어 했었지만 항상 막판에 망설였었는데....

신랑이 아예 현찰을 주니 이렇게 사게 되네.

그리고,

어느새 배가 고파 간 리스트 음대 옆 일본 국숫집.

몇 번을 갔었는데 갈 때마다 문을 닫았었다.

그런데 오늘은 열었네....

작은 식당인데도 아기자기 깨끗하게 잘 꾸며 놓았다.

자세히 보니 돈은 별로 안 들였네...

직원들이 일본어를 잘했다. 우리가 일본사람인줄 알았나 일본말로 주문을 받는다. 

음식은 좀 짰다. 

난 튀김 가락국수, 신랑은 라면정식, 둘이 낸 음식값이 5000 포린트(23000원 정도?)

그냥 점심에 가볍게 먹기 괜찮겠다.. 싶다.

그리고,

오늘 밖에 나온 진짜 이유.

렘브란트 전시회.

설레며 기다렸던 시간.

 

 

다음에는 건너편 현대미술관도 가봐야겠다.

진짜 저 현대미술관은 도대체 몇 년 전에 가보고 안 간 것이야....?

마지막 갔을 때는 돼지와 소시지......

헝가리는 항상 나이 드신 분들이 참 많이 찾으신다.

오페라도, 전시회도.

그리고 가족들이 정말 많이 온다. 아이들 손을 잡고.

주말이라 더 밀리나 보다.

표 파는 곳이 3곳인데도 줄이 다 길다.

깜박 잊었었다.

교사 카드를 보이자 무료입장이란다.

그래서 신랑만 3400 포린트를 주고 샀다. 

전에 딸들 데리고 모든 그림을 보러 저 위를 올라갔었는데,

나중에 다리가 아프다 징징거려서 다 돌아보지는 못했었다.

어찌나 그림이 많은지. 

오늘은 렘브란트만.

감동 감동 또 감동.

대학 때 미술사 시간에 보았던 그림들이 내 눈앞에 있었다.

렘브란트 자화상도.

렘브란트랑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가 되었는데

작품마다 너무나 멋졌다.

손이 어찌나 생생하던지 살짝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만지면 따뜻한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비단 드레스는 금방이라도 사각사각 소리를 낼 것만 같고,

머릿결이 손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빠져나갈 것 만 같았다.

렘브란트 그림 앞에서 넋이 나갔다.

빛이, 명암이, 그림자가....

촛불 앞에서 동전을 살피는 노파를 보면서

촛불의 온기가 마치 나에게도 전달이 되는 듯했다.

그렇게 인파에 밀려 밀려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밀려드는 사람들에 밀려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아쉬워라.....

딸들이랑 꼭 다시 와보고 싶다.]

렘브란트 그림은 3200 포린트인데 200 포린트를 더 내면

독일을 대표하는 임멘도르프 전시회도 함께 볼 수 있다 해서 표를 샀다.

그런데....

그림이 난 맘에 안 든다.

나 대학시절 1980년 때 너무나 많이 보았고 아팠던 그런 그림이라서.

어둡고 무섭고 잔인하고.....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이라고 할까나...

뉴욕카페.

오늘 울 신랑 진짜 착하네.

마누라 가자는 곳 모두 다 함께 가주니 말이다.

땡큐~~~

난 이 뉴욕 카페가 좋다.

1995년 처음 헝가리에 왔을 때 예배가 끝나면 집사님들과 이곳에 와서 커피를 마시곤 했었다.

그때는 이곳이 호텔이 아니라 카페만 운영되고 있었다.

커피값도 아주 저렴했고.

테이블이 바뀌었네....

내가 앉은 테이블은 유하스 페렌츠에 대해서네.....

이곳에서 방지일 목사님께서 하은이를 안고 사진을 찍은 셨었는데.

전에는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해주셨고, 한국 가요도 연주를 해주었는데.

지금은 전자피아노에서 자동으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 호텔이 연결되어 있다.

이 부분이 제일 낯설다......

 

점심은 둘이 5000 포린트였는데

신랑이랑 커피, 치즈케이크가 7500 포린트네.

오래전 우리 구역식구들이랑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성경을 읽었었는데.

난 이 뉴욕카페가 좋다.

좋은 분들과의 추억이 많아서.

집에 오는 길에 데카트론에 들렀다.

내일 집시 어린이 예배에 갈 때 가지고 갈 축구공을 사러.

아이들이 스티커를 10개 모으면 선물을 주는데 축구공을 제일 좋아해서

축구공이 다 떨어지면 바로바로 사서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또 열심히 하니까.

 

저녁은 신랑이 구워주는 고기로.

밥은 안 하기로. 

이제 연습할 일만 남았네.

열심히 연습해서 커튼도 만들고,

바지단도 줄이고, 의자 커버로 만들고 그래야지.

아무래도 강사선생님을 모셔야 할 듯.

오늘이 생일 같다.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해서.

딸들 하루 못 봤는데 궁금하고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