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아주 특별하다.
아이들 집에 놔두고 남편하고 단 둘이 가는 일이 처음이다.
언제나 가족이 함께 거나 아니면 나랑 아이들이 함께 가는 경우였기에.
이제 딸들이 많이 커서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는 짐이 없이 간다는 것.
항상 짐 때문에 고생하고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우아하게
정말 TV드라마처럼 바바리 코드 입고 핸드백 하나 달랑 들고 비행기를 탔다.
게다가 보통 딸들이 쇼핑하고 싶어 해서 구경하다가 게이트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바로 VIP 비즈니스 라운지로 가서 간단한 샌드위치에 커피를 마셨다.
살다보니 이런일이 다 있네.
헬싱키에서도 구경할 것도 없고 바로 VIP라운지에서 편안한 쇼파에 앉아 커피마시며 쉬었다.
인터넷도 잘되서 딸들이랑 카톡도 하고, 시 이모님이랑 사진도 보내며 소식도 주고 받았다.
정말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
이번 비행기에는 어린 아가들이 많이 탔다.
자꾸만 시선이 아가들에게 간다.
하은이는 비행기 탈 때마다 참 많이 울었다.
화장실에서 6시간을 서 있었던 적도 있었다.
토하고 울고 그러다 지쳐 잠들어도 난 앉을 수가 없었다.
지쳐 잠든 하은이가 깰까봐서 계속 아이를 안고 서있었다.
옛날 이야기가 되었네.
그렇게 서울을 향해 3시간쯤 갔을 까…..
갑자기 기장이 양해를 구한다.
이시간에…웬….?
헐~~~~
3시간을 왔고 이제 5시간정도 더 가면 서울인데 기체 결함으로 헬싱키로 되돌아 간단다.
그럼….어쩌나…?
정말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네.
기장이 다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이해바란단다.
당연히 이해해야지 어쩌겠나.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갑자기 여행자 보험을 들었나? 우습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안전하다잖아.
헬싱키에 3시간을 되돌아가서 다시 비행기 갈아타고 서울에 가려면 도대체 언제 도착을 하는 건지.
어쨌든 도착하는데로 서울에 연락을 해야 겠다. 공항에 나오면 안 되니까.
새벽 1시에 다시 헬싱키에 도착을 하고 항공사에서 제공한
헐리데이 인 호텔에 도착을 하니 영하의 날씨에 줄이 호텔밖까지 길다.
어린 아가들이 고생이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울고 추운데 잠에서 깬 아가들이 칭얼거림이 안쓰럽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짐들을 모두 찾았기 때문에 공항버스에 사람보다 짐이 많아 오래기다려야 했고,
호텔에서도 갑자기밀려든 손님때문에 .....
호델방에 들어서니 새벽 3시다.
불안한 맘에 아침 일찍 일어나 컴퓨터 켜고 확인했는데 메일이 안 왔다.
아침식사하러 내려가니 다들 비행편때문에 불안한 표정들이다.
가지가지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메일을 받았단다.
4시 30분 비행편이란다.또 한총각도 메일이 왔다며 보여준다.....
왜 우린 안오는 건지.....
결국 신랑이 전화를 하고 오랜시간 실갱이(?) 끝에
우린 네델란드 암스텔담에서 대한항공편으로 가란다.
월요일 오후 3시경 도착이란다.
예정대로라면 일요일 오전 9시에 도착을 해서 일정을 했어야 했다.
속이 탄다.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들으니 우리보다 더하다.
아직도 비행기편을 못 받은 사람들이 많고,
방콕, 런던, 프라하, 청진, 상하이, 홍콩, 암스텔담......
대체 항공이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이 많은 숫자를 여기저기 흩어서 끼워 보내려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겪네.
어쨌든 월요일 오전에는 도착을 해야만 하는데 속이 답답하다.
오후 4시 30분 비행기로 암스텔담에 도착을 했다.
아주 오래전 이용하고는 10여년만에 간 암스텔담 공항.
이곳에서도 남편 카드로 비즈니스 라운지로 가서 넓은 쇼파에서 잠을 좀 잤다.
어제 추운데 밖에서 고생하고(신랑이 더 고생했지만) 3시간정도 밖에 못자서.....
남편이 와인하고 셀러드,과일을 가져다 주는데 와인만 조금 마셨다.
입이 모래씹듯 깔깔해서.
월요일 오후 3시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는데 짐이 하나 도착을 안했단다......
내참.....
옷가방만 오면 괜찮다고....다행히 옷가방이 왔다.
그렇게 2박3일에 걸쳐 핀란드, 네델란드 올라갔다 다시 내려 갔다....그렇게 한국에 왔다.
다행이다.
신랑하고 나랑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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