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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하겸아~~~ 산책 나가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6. 8. 11.

하겸이 콧물이 누런 콧물이 나서 외출도 안 하고

집에서 그림 그리고 자동차로 놀았다.

 

 

하겸이랑 눈높이 맞추어서 놀아주는 큰누나는 시험공부 때문에 부다페스트 아파트로 가고,

 

작은 누나가 스탬프랑 크레파스로 놀아주는데....

 

헐~~~

손이랑 입까지... 

 

그러다가 누나 사인펜 발견하고 신났다.

하빈이 영어캠프 프로그램 만들면서 사용하는 건데....

누나 거야, 뚜껑 닫아.

누나 꺼? 응, 누나 꺼.

열심히 그림 그리는 하겸이.

 

 

마침 황 사장님 사모님이 주신 스티커가 있어서 책에 동물 스티커 붙이고

하겸이 종이에 붙이면서 그리고....

 

그런데 울 아들,

뛰고 점프하고 그렇게 활동적으로 놀아야 하는데 밖에를 못 나가니 심심.

이젠 기차놀이를 식탁에서 한다.

다 차지하고,

하겸아~~~

하겸이 방 기찻길에서 하면 안 돼?

안돼!!

아주 단호하게 대답을 하면서

비키란다. 

 

엄마 성경 쓰는 것 방해하는 것이 쪼끔 미안했나

자기가 선을 들고 기차를 움직인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그래서 하겸이 놀라 하고 청소기 돌렸더니만.....

 

헐~~~~

다음 주에 할 집시 영어학교 프로그램 종이에

울 아들 그림 그리셨네....

하겸아, 작은 누나 알면 혼나는데.....

 

누나 어딨어?

방,

작은 누나 뭐해?

톡톡톡 해(화장)

누나 화장해?

응, 누나 눈에 톡톡톡 해.

 

외출 준비하느라 화장하는 누나 보고 와서 하는 말이다.

하빈이 친구 만난다 나가니 드디어 참았던 울음이.

에휴~~~~ 오늘은 바람도 불고 기온이 더 떨어져 18도인데....

할 수 없이 우는 하겸이 긴바지에 잠바 입혀 유모차에 태워 나가니

이번에는 태산이가 난리다.

자기도 나가고 싶다고.....

태산아~~~ 너까지는 내가 힘들다.

대신에 까까 사 올게.

그렇게 하겸이랑 바람 부는 날 산책을 했다.

대문을 나서는데 반대방향으로 가잔다.

하겸이가.

아마도 태산이랑 누나랑 항상 이쪽으로 산책을 했었나 보다.

 

 

사실 이쪽으로는 차로만 지나다녔다.

애들 기차역으로 데리러 오갈 때.

 

 

꽃집도 있었구나.....

항상 우리 집 앞 꽃집만 이용해서 몰랐다.

참 변함이 없다.

이르드는......

16년을 살았는데 큰 변화가 없다.

그 모습 그대로다.

 

 

수영장 생긴 것이 제일 큰 변화라고나 할까....

 

그리고 수영장 지으면서 이 성당도 새로 지었다.

옛날 성당 사진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난 옛날 성당이 더 좋았는데....

가끔 주말이면 이 작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재활용 분리수거함이 점점 사라진다.

헝가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

별로 쓰레기가 많이 안 나와서 그러는지....

그런데 집시들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곳에 마구 버리고,

불태우기도 하고 하니까 거의 사라지고 이곳 하나 남았는데 이곳도 조만간 사라질 것 같다.

그럼 우리 집 물병이랑 종이,박스들은 어디에 버리나..... 심란해진다.

 

우리집 담장 앞 호두나무다.

자꾸만 불안하다, 조만간 폭풍에 쓰러질 것 같아서.

속이 비어 가고 있는 나이 든 호두나무,

이르드 시청에 전화해서 자르라고 해야 하나?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우리 집 마당에 있던 4그루의 호두나무 중 한그루가 쓰러지고 나서야

안이 비어 있음을 알았었다.

그 뒤부터 나이 든 호두나무가 자꾸만 걱정이 된다.

이러다 길가로 쓰러지면 어쩌나... 담장이 망가지면 어쩌나....

그래도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짧은 산책이지만 코에 찬바람 쏘이고 들어오니 좋았나

낮잠 자는 아들.

내일은 큰누나 집에 빠방 타고 나가자,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