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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파란 하늘, 파란 커피잔, 시원시원 파란 마음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6. 9. 2.

생각지 못한 감사한 선물을 받았다.

미리 준비하면서 날, 아니 우리 가족을 생각했을 그 마음에 

정말 오랜만에 메말랐던 내 마음이 울컥하네.

가끔 이쁜 것을 보면 누군가에게 사서 선물하면 좋겠다....

생각하다가 혼자 웃는다.

그 이쁜 것이 너무 실용적이지 않아서.

 

러시아 왕실 커피잔이란다.

이쁘네~~~~

 

울 아들 때문에 우아한 브런치카페나 노천카페에서 못 만나고 

오숑 푸드코트안의 커피숖에서 약속을 했다.

벌써 14년전이네....

물론 헝가리에서 만난 것은 20 여전 전이지만 둘째가 나이가 같아 

가끔 만나서 아이들 노는 것을 보곤 했던 시원시원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어느새 50줄을 넘겨서 14년 만에 만났다.

어느새 3살 아가들이 이제 대입을 준비하는 18살이 되었고,

마주 앉아 그동안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이제 흰머리 감추느라 염색하는 우리가 되었음을 확인하고,

참 그 긴 시간이 무색하게 우린 반갑고 또 반갑고,

아이들이 이쁘게 잘 성장했음을 확인하며 감사하고,

살다 보면 이런 일들이 가끔 있다.

울 늦둥이 아들 때문에 우아한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안 되겠지만

자주자주 번개팅 하자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러시아 떠나오면서 준비했다는 선물을 준다.

이쁘네....

내가 좋아하는 파랑이다.

그런데....

울 아들 때문에 잠들었을 때 살짝살짝 커피 마셔야겠다.

내 덜렁대는 성격 잘 아는지라 식기세척기에 넣지 말고 

살살 닦으라고. ㅎㅎㅎ

전에 헤렌드 그 비싼 커피잔을 식기세척기에 넣고 돌린 적도 있기에.

준비해서 주신 선물도 감사하고,

무엇보다 이제 헝가리에서 허락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

귀한 선물을 받았다.

 

 

남편이 밤에 공항을 갔다 오더니 받아 온 선물들.

하겸이 책이다~~~~

특히나 똥책은 너무나 반가웠다.

유치원에 있을 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 책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울 아들,

이 똥책 바로 다음날 여러 번 보고 또 보고,

아빠 오자마자 똥책 펼쳐 들고 보여준다.

한국에서 바빴을 텐데....

게다가 내가 떡 소리 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사람인 것을 알았나

그 무거운 것을 비행기에 싣고 왔네.

그저 미안하고 미안해서....

아침부터 밥 대신 떡으로 먹으며 감사하면서 또 미안함.

딸들도 받은 선물에 감동.

이런.... 어쩌나....

 

 

말썽꾸러기 울 아들 9주 동안 사랑으로 봐주신 이모집에 놀러 갔다.

집 앞에 도착을 하자마자 2달이 지났는데 바로 기억하고는

형아, 누나.... 하는 하겸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우리 하겸이가 참 복이 많은 아들이다.

하나님이 미리 예비해 주시고,

사랑 많이 받게 하시고,

가끔씩 만나서 아이들 자라는 모습 사진으로 남기자 했다.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아까우니까.

 

엄마~~~ 엄마~~~

하겸이가 베란다에서 따온 고추들.

엄마한테 주는 선물이란다.

고마워~~~ 아들~~

네~~~

뛰어나가서 또 따오고,

고맙습니다.

네~~~

그리고 또 따오고. 

 

하늘이 파랗다.

이번 주 내내,

파란 하늘 보고

시원시원한 분들 만나 내 맘도 파란 하늘처럼 시원해지고,

저 쪽빛 바다 빛깔 닮은 찻잔에 커피 한잔 내려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