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깜깜.
아빠가 아직 안 오니 울 하겸이 낮잠도 안 자고 기다렸는데....
그러다 대문 열린다는 신호로 불이 켜지고,
하은이 하겸이 뛰어나가더니
진짜 아빠다, 진짜 아빠다.
울 아들 목청껏 외친다.
아빠 짐 미처 풀기도 전에 우리 아들 장난감부터.
하나하나 꺼내서 하겸이에게 보여주면 어쩜 그리 이름을 잘 아는지.
아빠가 가득 들고 온 선물, 반찬... 정리할 동안 하빈이가 하겸이 장난감
함께 풀어서 놀아주고.
잠들 때까지 놀다가 잠잘 때 머리맡에 놓고도 몇 번을 이름을 부르고,
잘 자~~ 잘 자~~~ 인사 몇 번을 하고서야 잠이 든 우리 아들.
일주일 전이 아빠 생신이었다.
한국에 계실 동안.
그때는 친정 식구들이 다 같이 모여서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우리 아가들하고도.
하은이는 펭귄, 하빈이는 판다, 우리 아들은 할로윈 거미 옷을 입고
아빠를 위해서 노래도 불러 드리고,
케이크로 상을 받았다는 유명한? 집에서 케이크도 사고.
저 조그만 것이 좀 많이 비싸더라는...
그래도 아빠 생신이니까.
아침에 눈 뜨자마자 머리맡에 두고 잔 장난감 들고,
폴리 비디오도 보고,
그러더니
혼자 저리 조립을 해본다.
역시나 사내 녀석은 다르네.....
참 신기하다.
한국에서 친구가 보내온 우리 하겸이 책이랑 옷들.
참 이쁘다.
더 많은데 귀여운 것만 몇 개....
너무 고마워라.
책들도.
울 신랑 일 때문에 가지만 항상 이삿짐 나르듯 그리 이고 지고 온다.
그래서 미안하다.
그런데도 또 짐이 많아 남겨두고 오면
엄마가 비행기로 보내주신다.
해외에 살다 보니 참.... 항상 이러고 산다.
내게 있는 돈 다 털어서 산 디지털카메라.
큰 카메라 목에 걸고 하겸이 안고....
그러다 보니 목도 아프지만
사진도 흐리고 초점도 안 맞고,
2주 동안 핸드폰으로 그냥 사진 찍다가 결심했다.
다니면서 헝가리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시작한 지 2년 여가 되기에
계속 찍으려면 작은 사진기가 필요해서.
울 신랑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하다가
알았어,
하고 착하게 사 왔다.
좀 비싸다.
그래도 가격이 신상품이 출시되면서 내린 거란다.
작아서 맘에 든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서.
아침에 눈을 뜨니 방명록에....
케냐 선교사님.....
그러니까 18년 전쯤? 우리가 부다페스트에서 살 때였다.
갑자기 모르시는 분에게서 연락이.
아이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남편이 유스호스텔에 가보니 케냐 선교사님이 3명의 자녀랑 휴가로 유럽에 왔다가
둘째가 열이 나고 아파서 물가가 싸다는 헝가리로 왔는데
아이가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고.
열이 40도를 넘나들고.
급히 앰뷸런스 불러 병원으로 옮기고 선교사님과 두 딸은 우리 집으로.
둘째는 말라리아로 밝혀지면서 격리되고 한 달여를 우리 집에 머물면서
둘째가 호전되어 케냐로 돌아갈 때까지 계셔야 했다.
그런데..... 막내가 이 번에 부다페스트에 학교 학생들과 잠시 들린다며
전화드리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그때 이야기를 하신다.
도대체 몇 년 전인데....
아직까지 기억을 하시고 이렇게 연락을 주시다니....
아침에 감사했다.
하나님 , 감사해요.
거의 기억도 못 하는 일을 오늘 아침 이렇게 반갑게 접하게 하시다니.
저에게 위로가 됩니다.
그때는 그랬었네요.
케냐..... 한
가보고 싶어 지네....
울 아들이랑....
기억하고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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