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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친절한 분들 덕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6. 2.

차가 이상했었다.

그래서  3일간 맡겨서 고쳤고, 하계 타이어로 바꾸고,

에어컨 가스 채우고. 이제 여름 준비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오래전에 해둔 약속이 있어서 부다페스트로 나가는데....

신호등에 서있는데 조수석에 앉은 하빈이가 깜짝 놀란다.

누군가가 와서 창문을 두드리더니 뒷바퀴에서 연기가 난다고...

급히 비상등 켜고 세워서 보니 진짜 오른쪽 뒷바퀴에서 연기가 나네.

좀 서있다가 하빈이 내려두고 약속장소로 미리 가서 오랜만에 지인 만나 담소 나누고,

기차 타고 오는 하빈이 태우러 기차역을 가는데....

차가 주저 앉았다.

말 그대로 운전석 쪽 앞바퀴 연결 쇠가 빠지면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라운드 어바웃 안에서.

나중에 감사했다.

지하차도 안이 아니고 좁은 외길이 아니라서.

게다가 너무나 친절한 분들의 도움으로 잘 해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살다 살다 어이없다......

상상도 못 했다.

저렇게 빠져서 차가 주저앉을 줄이야....

 

울 아들, 엄마 차가  고장 나니 걱정이다.

내 차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퇴근시간에 항상 밀리는 곳인데....

지나가던 문신한 근육질 총각이 도와주겠다며 와서는 남편하고 통화를 하고

견인차 회사에 전화해준다. 고마워라~~~~

 

그리고 낯선 여자분이 뛰어와서는 도와줄 거냐고 묻는다.

......???

하겸이 유치원 엄마란다.

아~~~~ 생각난다.

말은 안 했지만 얼굴이 생각났다.

고맙다고. 괜찮다고.

하겸이 안 놀랐는지 묻고 집에 데려다줄 건지 묻는다.

이런 고마울 데가....

고맙다고. 내 차 때문에 차들이 밀려서 미안하고 너무 당황스럽다고 했다.

참 고마운 사람들.

누구 하나 빵빵하지 않고 그냥 호기심에 바라보며들 지나간다.

 

경찰 아저씨가 와서는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주고,

경찰차를 빼서는 내 차 뒤로 주차해서 안전하게 해 주신다.

그리고 견인차가 올 때까지 함께 기다려 주셨다.

 

하겸이는 작은 누나가 사 온 도넛에 기분 엄청 좋아지고.

열쇠 받아서 걸어서 집으로 간 하빈이.

 

드디어 견인차가 도착을 하고.

비용이 걱정되어 물어보니 만 포린트란다.

차로 10분 거리지만 4만 원이면 비싸지 않아 다행.

하지만 수리비는.... 어마어마 나올 듯.

 

너무 고마운 경찰 아저씨.

고맙다고 인사하고.

요즘은 경찰 아저씨한테 고맙다고 적은 돈이라도 주면 안 되기에

그저 인사만 꾸벅했다.

 

차 수리하는 곳에 도착을 하고

신랑 심란한 얼굴인데....

울 아들은 아빠 차 타고 좋아서는 계속 노래를 부른다.

신이 난 우리 아들 덕에 신랑도 나도 웃음이 절로 나고.

 

이제 차 팔고 다른 차 사야 할 듯싶다.

오래 탔지....

고맙게 참 잘 탔는데.

학교 배구팀 싣고 다니고, 태산이 싣고 태산이 유치원, 학교 다니고,

스키장도 겨울에 잘 가고,

무엇보다 집시 아이들 10여 명씩 잘 태우고 다녔는데.

감사해라~~~

이제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 인가 보다.

 

차가 없으니 아침에는 아빠 차로 유치원에 가고,

지난번에 걸어서 하겸이 유치원에 가봤더니 1시간 20여분이 걸려서

이번에는 사촌 동생이 하겸이 유치원까지 함께 가줬다.

덕분에 우리 하겸이 또 신났다.

삼촌 차 타고 집에 오니 너무 좋단다.

 

 

 

 

꽃들이 이쁘다.

만발했다. 장미들이.

호두가 초록으로 영글어 간다.

 

테이블 보를 완성해서 빨았다.

이제 뜨개질 그만해야겠다.

눈이 아파서.

지금 뜨고 있는 작은 것만 완성하면 이젠 하지 말아야겠다.

 

 

 

꽃이 지고 잠시 한국 다녀온 사이 말라서 시들어 갔는데

다시 저리 이쁘게 회복했다.

그러더니 꽃망울이 마치 새초롬한 백조 머리 같다.

어찌 저리도 다소곳할까나.....

활짝 핀 꽃만 봤었는데.

꽃망울이 저렇구나.....

참 이쁘다.

 

저리 다소곳하면서 새초롬하다가

활짝 웃는 얼굴이 되어서는 함께 미소 짓게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무심히 꽃잎 털어버리는 그 비운 마음이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