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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상어 박사 하겸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7. 20.

엄마~~ 고래 상어 보여주세요.

지난주부터 고래상어만 보는 하겸이.

처음에 고래와 상어를 붙여서 말을 하는 줄 알았다.

유튜브에 고래상어를 쓰니 나와서 틀어 주었는데 유치원에 갔다 오면

고래상어만 본다.

그래서 도대체 뭔가.... 싶어 봤더니만...

헐~~~ 상어 중에 고래 상어가 있다고.

고래 상어는 상어 중에서 제일 순해서 잠수부들과 함께 수영할 정도로 순한 상어 란다.

그런데....

울 하겸이 일주일 새 상어 박사가 되었네.

엄마 톱상어예요.

엄마 망치 상어예요.

엄마 뱀상어야.

엄마 범고래는 점프를 못해?

엄마 상어는 점프를 못하지~~~ 수영을 잘하지~~

 

그래서 또 찾아봤다.

맞네. 

어제부터 고래 상어를 사달란다.

그래서 유치원 끝나고 테스코 옆 제일 큰 장난감 가게에 갔는데.....

백상어와 망치 상어만 있다. 고래 상어가 없다. ㅠㅠ

하겸아 하나만 고르자.

했더니

범고래랑 망치 상어를 고른다.

두 개 사고 싶어?

응, 엄마 범고래랑 망치상어랑 사고 싶어.

그래서 샀다.

내참..... 딸들 키울 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뭔가 사고 싶어 하면 계획을 세우고 기다리게 한 뒤에 사줬었는데 늦둥이라 그리고

울 아들 자연 과학적인 사고에 기분 좋아진 에미가 그냥 바로 사주고 말았다.

딸들 키운 뒤라 그렇지 안 그랬다면 울 아들 천재라고 온 동네 소문냈을 것 같다. 

3살인데 범고래도 알고 고래 상어, 망치 상어, 뱀상어.....

줄줄 줄 말하는 울 아들.

엄마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거지요?

두더지는 땅속에 집이 있지요?

원숭이는 나무에서 날 수 있지?

 

정말 이러니 천재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 싶다. 

어째 다른 장난감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몇 년은 가지고 놀지 싶어 사줬다.

티라노 사우루스를 봤는데.... 헐....... 4만 원이다.

아주 잘 만들었기는 한데 그래도 4만 원.

들었다 놨다 몇 번 하다가 나중에 크리스마스 때

공룡 세트를 사 주든가..... 나중에......

이케아로 자리 옮겨 아이스크림에 핫도그 하나씩 먹고,

아빠가 오늘은 늦게 들어오시니까.

이케아 고기 한 봉지 사서 왔다. 하겸이가 잘 먹어서

 

집에 오자마자 목욕한다고.

 응, 엄마 하겸이 목욕할래. 고래랑 망치 상어랑.

초저녁에 목욕하며 신이 난 울 아들.

하겸이 모든 장난감에는 아빠가 만들어 주신 이름 스티커를 붙인다.

그리고 이름도 썼다.

이러면 하겸이가 안심을 한다.

하겸이가 개발한 새로운 놀이.

저녁이면 아빠랑 파리채로 풍선 터트리기를 한다.

어찌나 재밌어하는지.

아빠랑 하겸이 웃음 소리에 나도 웃게 된다.

지루하지 않은지 저녁마다 저리 논다.

 

나 멋지지? 엄마 하겸이 멋지지?
그럼~~~ 울 하겸이가 제일 멋지지. 

 

먼지 가득 얹고 있던 재봉틀을 꺼냈다.

다 잊어서 어떻게 밑실을 감는지도 가물가물.

하겸이 신기해서 덤빈다.

엄마~~ 이거 뭐야?

재봉틀.

.....

재봉틀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말을 연습 한다.

그리고는 재봉틀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눌러보고.

울 아들 기계에도 관심이 많고.

확실히 사내 녀석은 이과 쪽인가 보다.

뭘 봐도 그냥 건성으로 보는 법이 없다.

신기하네.

울 아들 관심을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다 신기한 에미다.

 

엄마 하겸이 말 타고 싶어요.

그러자, 말 타러 가자. 하겸이 4살 되면. 내년에.

엄마 하겸이 태권도 할수 있지~~~

그럼~~~ 하겸이 5살 되면 태권도 배우러 엄마랑 가자.

 

내년에는 말을 타고,

5살 되면 수영을 시작해야겠다. 태권도도

신랑에게 하겸이가 어떤 재능이 있는 지 모르니 7살쯤 되면

골프도 시켜보고 싶다 했다.

체스랑 바둑도 가르치고.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 보이면 더 깊이 있게 가르치고.

헝가리가 이런 것은 참 좋지 싶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