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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한 달 만에 가족이 함께하니 넘 행복하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8. 5.

아침부터 푹푹 찐다.

오후에 딸들이 오니 장을 봐야겠다.... 싶기도 하고

이렇게 더운날 집에 있으면 만화 비디오를 하겸이가 많이 보니까 나가기로 했다.

 

인터스파로 가서 예약을 안 했는데 가능한지 물어보니 괜찮다고.

그래서 울 아들 유치원 개학 전에 이발도 하고.

안 울고 만화 비디오 보면서 좋아하는 빨강 빠방에 앉아서 이발을 했다.

 

오숑에 갔더니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배추가 있다.

그래서 배추를 있는 데로 사서 차에 싣고 옆에 이케아로 넘어와서

점심을 먹었다.

이것 참 좋다.

전에는 딸들 앉혀 놓고 혼자서 사서 나르느라 진땀을 뺐었는데.....

 

울 아들 취향대로 고르고.

그런데 많이 안먹었다.

이유는.....

 

이케아 실내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서.

한 시간 놀 수 있는데 저 조끼가 이상해 울고

안 들어가더니 이젠 너무 좋아한다.

 

형아랑 친구가 되어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땀 뻘뻘 흘리면서.

한 시간이 다 되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른 아이들도 시간이 되었는지 부모들이 데려가서

하겸이 다음에 다시 오자 약속하고

마지막 코스 데카틀론으로.

 

하겸아, 오늘 누나들이 오니까 한 시간만 자전거 타고 집에 가자, 약속.

응. 알았어. 약속.

그러더니 한시간 내내 정말 신나게 자전거를 탄다.

엄마 나 봐~~~~

해서 봤더니 두 손을 공중에 번쩍 든다.

핸들 안 잡고도 자전거 타는 것을 보여주는데 가슴이 철렁.....

사내 녀석이라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킨다.

시외가 40 도면 시내는 42도가 훌쩍 넘겠다.

 

집에 오자마자 배추 소금에 절이고, 김치 속 만들고,

쌀 씻어 예약하고, 뚝배기 불고기 만들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차 안에서 살짝 졸았던 하겸이 졸린데 안 자고 싶고....

그래서 또 고래상어 틀어주고.

선교사님도 오늘 미국에서 도착을 하셨기에

우편물 가져다 드리며 공항으로 출발.

다시 차 에어컨 틀고 출발하니 바로 잠이 든 울 아들.

 

선교사님 큰 며느리가 하겸이 장난감을 보내주었단다.

고마워라.... 건전지 넣어 줘야지.

멀리서 우리 아들 챙겨주니 그저 고맙다.

 

드디어 그리도 기다리던 누나들이 왔다.

터닝 메카드 모스톤은 아주 맘에 드는데....

우 씨..... 누나들.....

헬로 카봇 사 오랬더니만..... 너무 심했다....

그래도 울 하겸이 장난감을 가지고 너무 행복해한다.

 

아빠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뱀상어, 망치 상어, 쥐가오리, 바다 거북이....

 

너무너무 좋은 우리 아들 바로 목욕하고 싶다고.

하겸아 고래 상어야?

했더니

아니, 뱀상어, 물고기 중에서 제일 큰 물고기야~~~

헐~~~ 내 새끼........

 

아침에 눈뜨자마자 딸들이랑 하겸이랑 산책한 우리 태산이.

얼굴이 행복해요~~~~~ 말을 한다.

얼마나 좋을까. 울 태산이.

 

어젯밤에 집에 도착한 하빈이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태산이 한테 달려가니까

그걸 카시트에서 본 하검이,

엄마, 누나는 태산이를 정~~ 말~~ 좋아하는구나.

하겸이도 누나를 정말 좋아하는데.

하겸이 표현이 너무 이뻐서

그럼, 하겸이도 누나 정말 좋아하지?

엄마도 누나랑 하겸이 정말 좋아하지.

 

울 태산이 누나들 없는 동안 울 하겸이랑 놀아 주느라 고생했다.

덥다고 부채질해주는 하겸이가 귀찮고,

눈앞에서 뭔가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겁나고. 

그러다 빗자루 들고 쫓아다니는 하겸이 피해 도망 다니던 울 태산이.

누나들 오니 태산이도 말이 많다.

그동안 쌓인 것 이르러면 3박 4일은 걸릴 듯싶다.

 

 

누나가 사 온 미니 선풍기가 신기한 울 아들.

아침부터 누나들하고 뛰고 노느라 땀 흘리더니

미니 선풍기 틀고는 상어, 가오리 보고 싶다고.

 

 

늦둥이 막내둥이라 애교가 많고

표현도 자유롭고 거침이 없다.

아빠 선물 가오리, 상어.... 일렬로 놓고는 아빠 등위에서 노는 하겸이.

 

그렇게 기다리던 누나들이 와서 너무 좋았는데,

오자마자 누나들 때문에 운 하겸이.

드디어 시작이다.

누나들 장난이.

하겸아, 오늘은 누나가 엄마랑 침대에서 잘 거야.

아냐~~~ 내 자리야~~

아냐, 오늘은 누나가 여기서 엄마랑 아빠랑 잘 거야.

결국 서러운 폭풍 눈물.

누구야? 누가 우리 아들 울렸어? 누나들이지?

누나들 아니고 큰누나.

큰누나야?

응, 큰누나가.

그 소리에 큰누나 또 억울한 표정.

 

식탁에서 작은 누나한테 누나 옆에 있는 자기 장난감 달라했더니

밥 다 먹으면 줄게.

으... 응.... 장난감....

밥 먹으면 줄 거야. 먹어.

단호한 작은 누나 소리에

바로 눈물이 뚝! 뚝!

에휴~~~

야!!! 애기 장난감 빨리 줘!!!!

누나들은 하겸이 닭똥 같은 눈물이 재밌어 웃고.

괜스레 뭔진 모르지만 속은 듯,

억울한 듯 눈물 대롱대롱 달고 누나들 보는 울 아들.

 

딸들, 한 달 사이 너무 컸다며 놀란다.

말도 엄청 늘고,

표현도 다양해지고.

 

두 딸들이 오니 집안이 사람 사는 집 같다.

참 좋다.

그런데 하은이는 바로 시험 준비로 자기 집으로 가야 한다고.

어제 급히 김치 담가서 다행이고, 한국에서 가져온 젓갈이랑

반찬 나누어 담고. 쌀을 사다 줘야겠구나.....

개학하면 일주일에 한 번은 가서 청소해 준다 했다.

 

한국에서 한 달 지내고 오니 한국에서 대학 다니는 것이 심란해진 하빈이.

맘은 미국 뉴욕대학으로 가고 싶지만 장학금 2만 불 가지고는 어림도 없고.

내년 2월까지 할 일이 없으니 프랑스로 가서 언어 연수받고 싶다고.

알아보자 했다.

2~3달 만이라도 프랑스에서 배운 프랑스어

사용하며 배우면 빨리 늘기야 할 테지만

또 이것저것 걱정이 되어서.

같이 갈까?

농담 삼아 말해보고.

어쨌든 하은이는 남겨둔 시험 2개가 있으니 집중해야 할 테고,

정말 할 일이 없어진 우리 하빈이는 내년 2월까지

프랑스어에 시간을 투자하면 좋을 듯하고.

무서워서 운전은 못하겠다고.

헝가리에서 운전면허를 따면 좋으련만....

시간이 있으니 설득을 해보고.

 

좋다. 새끼들 품 안에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