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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아빠, 향유고래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7. 8. 18.

인터스파에 장을 보러 갔다가,

하겸이가 톱상어, 고래 상어가 있는지 보고 싶단다.

그래~~~~ 있으면 엄마가 사줄게~~~~

하고 갔는데.....

없다. 오늘도.

없다, 하겸아. 가자~~~

했더니만,

엄마, 향유고래가 있잖아~~~

어? 무슨 고래?

향유고래.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하겸이가 손으로 집어서 보여준다.

어..... 이게 향유고래야?

응. 향유고래.

비싸면 못 사주고 싸면 사줄게.

네~~~~

대답은 진짜 잘한다.

그냥 봐도 다른 것보다 큰 것이 비싸 보이는데....

계산을 하는데 3천 포린트가 넘는다. 그러니까.... 만 5천 원 정도?

비싸서 안 되겠다.

했더니만,

얼굴이 금방 울 것처럼 안돼~~ 안돼~~~

에휴~~~

맘 약한 엄마 또 사주고 말았다.

하겸아, 아빠가 사무실에서 고생하면서 돈을 벌어서 하겸이 한테 사주는 거야.

아빠가 사주는 거야?

그럼,  엄마는 돈이 없고 아빠가 돈을 벌어서 하겸이 한테 사주는 거야.

이틀 전에 그랬었다.

그리고 아빠가 일이 생겨 새벽에 들어오느라 하겸이 아빠 얼굴 못 보고

어젯저녁 아빠가 퇴근해서 오자마자

달려가더니

울 아들.

아빠 향유고래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신랑은

뭐 샀어?

네, 아빠 향유고래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뭔지 모르지만 감사하다 인사하는 아들이 그저 이뻐서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우리 신랑.

하겸이가 감사합니다 인사하니까 너무너무 이쁘네.

칭찬해주고.

또 샀느냐고 타박이 없다 ^ ^

옆에서 지켜보는 나랑 하빈이는 그저 놀라서 어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어 대견하다.

이틀 전 일인데 어찌 기억하고 아빠 얼굴 보자마자 인사를 하는지.

이쁘고 대견한 하겸이.

 

새로 데려온 향유고래

 

향유고래는 겁쟁이라 범고래를 무서워한단다.

그래서 하겸이가 범고래한테 사이좋게 놀라고 말해야 한다고.

 

망치 상어인데 이 녀석은 먼저 온 망치 상어가 있어서 망치 상어 친구가 되었다.

그 이름이 너무 재밌어 밤마다 하빈이는 하겸이 한테 묻고 한다.

얘는 누구야?

망치 상어 친구야.

망치 상어잖아.

아냐, 망치 상어 친구야. 망치 상어 여기 있잖아.

하고 회색 망치 상어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 갈색 망치 상어는 망치 상어 친구가 되었다.

 

매일 저녁 목욕하러 들어가려면 의식이 있다.

이 모든 친구들을 욕조에 넣고 함께 목욕을 한다.

그래서 매일 목욕시간이 행복한 우리 아들.

그런데...

이제는 흑동 고래를 사달란다.

아마도 매장에 없을 듯.

그래서 다행. ^ ^

 

하빈이 데리러 가면서 하겸이 킥보드 타고 갔다.

유치원 끝나고.

온도는 38도지만 바람이 불어 괜찮은 날.

 

 

 

이제 저리 두발을 올리고 타는 연습을 한다.

 


 



누나 손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38개월 우리 아들 킥보드 타니 다들 귀여워서 쳐다본다.

집에 와서 이야기하니 신랑 왈,

애들은 다들 잘타. 엄마가 오버하는 거야.

한다.

아닌데.... 울 아들 진짜 잘 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