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겸이 유치원에서 할로윈을 했다.
울 아들의 첫 할로윈데이.
집에서 과자를 가지고 오란다.
예전 같으면 할로윈에 맞게 구웠겠지만....
이젠 좀 귀찮아서....
나름 가을 분위기 나는 쿠키를 사서 보냈다.
하겸이,
엄마~~ 이 이빨 좀 봐~~~ 무섭겠다.
호박이라 괜찮아.
호박이라 괜찮아?
핼러윈 펌킨 처음 본 울 아들 신기한지 오가며 저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자기가 만든 호박도 저 안에 있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울 아들.
한복을 입혀 볼까.... 했는데 싫단다.
그래서 작년에 샀던 거미 옷을 입혀서 보냈다.
저 풍선이 선생님들 멘붕으로 빠트렸다는....
여자아이들에게 주었더니 풍선을 갖고 싶어 하는 사내 녀석들이 울기 시작.
결국 선생님이 풍선을 모두 가져다가 따로 놓으셨다는.
귀여워라....
좀 더 오래 있으면서 사진 찍고 싶었지만...
행여나 울 아들 울까 보아서...
숨어서 몇 장 찍다가 나왔다.
11월 1일 헝가리는 무덤을 찾는 날이다.
그래서 공휴일이다.
이날은 무덤 근처는 가지 말아야 한다. 차가 밀려서....
근데 우리나라 같지 않게 무덤이 항상 마을 한가운데에 있어서...
우린 마당에서 호두를 줍고 나뭇잎을 치웠는데....
호두까기는 쉽지 않아서...
결국 맷돌 위에서 망치로 깠다. 호두를.
울 하겸이도 한 손 보태고.
직은 통은 200g. 큰 통은 300g씩 담았다.
하루에 2kg를 깠다.
매일 밤마다 이리 까야하지 않을까.... 싶다.
떨어진 호두가 너무 많아서....
열심히 열심히 호두 까서 한국에 보내드리고.
호두 가격이 헝가리도 이젠 많이 올라서
1kg에 좋은 호두는 4천 포린트까지 하기에
이젠 열심히 까서 두고두고 먹어야겠다.
누나들도 없고,
울 아들 심심해~~~ 심심해~~~ 시위를 한다.
그래서 밀가루 반죽을 해주었더니만....
상어, 고래 만들어 달란다.
아빠한테 부탁해. 하겸아~~
아빠가 만들어 준 향유고래, 고래 상어....
아빠 진~~ 짜 잘한다.
하겸이 아빠 작품에 감탄해 주고.
밤에는 아빠랑 공룡 스티커 붙이기 놀이도 하고.
병이다. 병.
지난주에 포기김치 두 김치통 가득 담가 놓고도
배추가 좋아서 고민 고민하다가 또 배추를 사 왔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배추만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아까워~~ 이 배추 너무 좋잖아, 아까워서 어째~~~
쓰다듬다 결국 집에 가져오고야 마니.
그래서 또 김치 담아 놓고.
흐뭇해서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올해는 음력 신랑 생일이랑, 양력 조카 생일이랑 같은 날이었다.
10월 31일.
그러고 보니 핼러윈 데이에 태어났구나... 울 조카가....
하빈이 가 케이크를 구웠다.
아빠랑 오빠 생일 케이크.
먹어보니 어찌나 촉촉하고 맛나던지....
살은 엄청 찌겠지만.
하겸이 재밌으라고 산 꼬불꼬불 초가
자기 케이크랑 안 맞는 다고 투덜대던 울 하빈이.
우아하게 블루베리 얹어 만들었는데
초가 영~~~ 안 어울린다나?
좋기만 하고만.
매년 찾아오는 손님, 까마귀들.
오늘 아침부터 우리 마당은 30여 마리 까마귀들의
까~~~악, 까~~~ 악~~~ 시끄럽다.
전에는 태산이가 까마귀 쫒으며 뛰더니 이젠 귀찮은지 내버려 두네....
까마귀들 호두 까먹는 다고 뒷마당이 어수선하다.
지켜보던 울 신랑,
호두 저러다 다 먹겠다. 빨리 주어서 담아놔야겠다.
30여 마리 까마귀가 저리 먹어대면 다 없어지지.
음..... 나보고 하란 소린가?
그래서 못 들은 척.
그냥 내버려 두세요.
앞마당이랑 태산이 쪽 호두만 주워도 많으니까....
까마귀들이 주워 먹는 저 호두가 더 굵고 실하기는 하지만.
까마귀들도 잘 먹고 겨울 잘 나면 좋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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