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케가 아프단다.
좀 이상해서 친정언니가 바로 들어 오라 야단하고,
병원 예약 미리 하고, 그리고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예상치 못한 청천벽력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믿고 싶지 않은, 아닐거야...아니겠지... 부정하고 싶은.
올케는 놓고 온 아이들 걱정에 검사 받고 그리 말렸건만
두바이로 돌아갔다.
올케 없이 천사 권사님 도움으로 친정언니가 수술 날자를 잡았다.
14일에 수술을 하고 11일 입원이라서 10일
남동생이 올케 데리고 한국으로 들어가고,
중2, 고1 두 조카만 남겨두고 가기 불안해서
오늘 하은이가 두바이로 갔다.
일단 수업은 친구들이 동영상 찍어서 보내주면 공부하기로 하고
두 사촌동생들 챙기고(사실 챙 길일도 없겠지만
아이들 맘이 너무 힘들 것이 분명해서 함께 있어주기 위해서)
무조건 긍정적 에너지 팍팍 전해주라는 사명을 갖고서.
그동안 손님이 계셔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 감사했다.
안 그랬으면 하루 종일 애들 생각에 울다 울다 했을 것을.
괜찮을 거라고, 요즘은 수술 경과도 좋으니까, 약도 좋은 약이 많으니까.
무조건 살아있어야 한다고.
어떤 후유증이 있더라도, 살아서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이제 8살인 늦둥이 막내 생각해서 버텨야 한다고.
정신 바짝 차리고 애들 생각해서 버티라고.
그리고 무조건 단 하루라도, 일 년이라도 아니 십 년은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또 말하고.
그러다
운전하면서 말하고, 허공에 말하고, 이렇게 되뇌는 소리 울 착한 올케가 듣고
분명 그리 할 거란 생각에 또 말한다.
무조건 애들 곁에 있어야 해.
에미니까 힘들어도 그리 해야 하는 거야.
몸이 불편해도 괜찮아, 뇌수술받고 말이 어눌해도 상관없고,
기억력이나 다른 이상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회복될 테니 그저 버텨주게나.
두바이에 갔을 때 올케에게 말했었다.
자기는 맏딸로 책임을 너무 많이 지고 살았어.
동생들 챙기고 아픈 친정엄마 보살피고, 아직 결혼 안 한 동생들 마음 한편
아직도 담고 있으면서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살아서
그래서 지금 우울증이 왔을 거야(그때는 그냥 우울증이려니 했었다.)
올케에게 미안한 것이 돌아가신 친정아빠를 모시고 다닌 것이다.
한국에서 친정엄마 힘들게 할까 봐서 말레이시아, 두바이 근무 때면
친정아빠를 모시고 가서 하루 세끼 식사 챙기면서 그리 살았다.
미안하고 고마운 우리 올케인데.
게다가 울 막내 조카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그래서 오늘도 또 하늘 보고 얘기한다.
10년은 버텨야 합니다. 그래 봐야 애가 18살이네요.
수술 잘 되고 치료 잘 받아 언젠가 우리 다 같이 모여 앉아서
이 날을 이야기하며 웃을 거야.
정말 그럴 거야.
그때 너무 정신없어 10일 있다 오는 하은이 두바이 티켓으르
2월 6일부터 4월 18일로 사서 비행기표를 버리고
새로 사야 했던 이야기를 하며 웃겠지.
다들 하은이 방학인가? 4월까지 있어도 되는 거야? 하며
놀랐었던 일들.
괜찮을 거야. 괜찮아야지.괜찮아야지.
그리고 앞으로도 저리 시어머니 며느리 두 손 꼭 잡고
오래오래 함께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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